4일간 3번 사과..'아마추어 靑'

2013. 5. 13.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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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사과·대리사과.. 되레 역풍사태 심각성 판단 못한채 우왕좌왕홍보·정무라인 총체적 개편 시급

청와대가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해 나흘간 세 번이나 국민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남기 홍보수석의 어설픈 사과(10일), 허태열 비서실장(12일)의 대리사과, 박근혜 대통령(13일)의 대국민 사과가 잇따른 것이다. 한마디로 '아마추어 청와대'의 극치를 보여줬다는 평이다.

청와대는 수세국면 탈출을 위해 추가적인 인적쇄신보다는 홍보·정무라인 보강을 통해 위기관리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이 수석의 사표가 즉시 수리되지 않은 만큼 당장 추가 문책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성추행 사건 조사과정에서 귀책사유가 있는 관련자가 드러날 경우 경질 등 후속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청, 위기관리 총체적 난맥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한 청와대의 대응은 총체적 난맥상을 보였다. 여론의 심각성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해 대통령에 대한 늑장보고를 했고 현지나 귀국 비행기에서 대책회의도 없었다. 두 차례의 부실한 대리 사과와 한 타이밍이 늦은 사과도 화를 키웠다.

이 수석은 박 대통령이 귀국한 직후인 10일 밤 자신 명의의 사과 발표를 했다가 '셀프사과' 논란에 직면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허 실장이 12일 추가로 대국민사과를 했으나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판여론이 쏟아지자 결국 박 대통령이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직접 사과를 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렸다.

청와대 참모진이 처음부터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를 건의했다면 나흘간 3차례의 사과를 하지 않아도 됐다는 얘기가 나올 만하다. 하지만 현재 청와대에는 박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참모진이 한 명도 없고 오로지 대통령 심기를 보좌하는 참모만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비정상적인 의사결정구조가 부실한 위기관리시스템으로 연결된다는 분석이다.

◆홍보·정무라인 보강 시급

청와대는 일단 이 수석의 사의 표명을 계기로 홍보수석실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동안 잡음이 많았던 남녀 공동대변인 체제, 홍보수석과 대변인의 상하관계 등에 대한 교통정리를 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시스템도 문제지만 홍보 전문성을 갖추고 조직을 장악할 수 있는 인사가 홍보수석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남기 수석은 윤 전 대변인과 김행 대변인의 마찰을 제대로 중재하지 못했고 언론과의 접촉 빈도도 낮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의 의중을 꿰뚫고 홍보마인드도 있는 이정현 정무수석 같은 인사가 홍보수석을 맡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수석이 홍보수석으로 옮길 경우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시절 부실장을 역임해 정무감각이 뛰어난 김선동 정무비서관을 정무수석으로 승진시키고 정무비서관에 여의도 경험이 풍부한 인사를 배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특히 홀로 남은 김행 대변인과 손발을 맞출 대변인도 정무감각이 뛰어난 친박(친박근혜)계 전직 의원을 발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김 대변인이 혼자 국정 브리핑을 하기엔 무리가 있어 박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던 친박계 전직 의원급이 대변인을 맡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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