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수석들 책임져야"..'이남기 경질' 선에서 매듭 분위기

입력 2013. 5. 13. 20:20 수정 2013. 10. 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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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창중 성추행 파문 - 박대통령 사과로 파문 잦아들까

새누리당 일부 의원조차"국민들에 대한 미안함보다참모에 대한 실망 부각"이 수석 거취 직접 언급안해여론추이 살피며 조처할 듯"전광삼·문화원장 피해자 찾아가"조직적 무마·은폐 의혹 확산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혐의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사과했지만, 파문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태의 근원인 '잘못된 인선'에 대한 성찰이 없고, 허태열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들도 '기강 확립'을 복창하기에 급급한 탓이다.

박 대통령은 한 점 의혹 없는 사실관계 확인, 미국 경찰의 수사에 대한 적극 협조, 비서실의 기강 바로세우기를 역설했다. 하지만 야당은 물론 여당과 측근들까지 한사코 만류했던 '윤창중 대변인 기용'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두고선 입을 굳게 닫았다. 대신 청와대 참모들을 질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새누리당 안에서도 "국민에 대한 미안함보다 참모들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더 강하게 표출된 것 같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치권에선 박 대통령의 사과 발언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 책임론 등 논란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윤 전 대변인의 입국, 대통령에 대한 보고, 윤 전 대변인과 청와대의 지저분한 진실 공방이 결국 박 대통령의 '나홀로 인선'에 따른 자업자득이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에선 이른바 '수첩인사'로 상징되는 박 대통령의 용인술에 따라 대부분의 청와대 참모가 위계구조와 무관하게 박 대통령과 일대일의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사태가 더욱 악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청와대 참모들은 박 대통령의 '심기 보좌'에 더 집중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대통령의 방미 성과가 한 직원의 잘못된 행동으로 퇴색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깝기 그지없고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심정뿐"이라는, 허태열 비서실장이 청와대 직원들에게 보낸 당부의 글에서 이런 기류가 일부 드러난다.

이번 사태의 책임을 누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지느냐는 논란의 진화 여부를 판가름할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사의를 표명한 지 나흘째가 된 이남기 홍보수석의 거취 문제를 결정하지 않은 채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면 관련 수석들도 모두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김행 대변인은 "인사와 관련해 아무것도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이 수석의 거취를 언급하지 않은 데는 여론의 추이를 좀더 지켜본 뒤 그를 경질하는 선에서 사태를 마무리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 같다는 해석도 나왔다. 실제로 청와대 핵심 참모들은 윤 전 대변인의 상급자인 이 수석의 경질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들은 다만 "오늘(13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허태열 비서실장과 수석들의 전원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는 민주당은 당분간 인책론을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의 요청으로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있을 박 대통령과 황 대표의 월례회동에서도 성추행 사건에 대한 여권의 수습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변인의 귀국 결정·지시 과정, 박 대통령 보고 과정, 여대생 지원요원 성추행 발생 이후 청와대와 미국대사관·한국문화원 등의 대응, 방미 기간 동안 수행원 전반의 일정 점검 결과 등에 따라 파문은 좀더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윤 전 대변인이 성추행 당일 호텔 바에서 술을 마신 뒤 숙소로 돌아와 4~5차례 피해 지원요원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과 함께, 워싱턴디시 한국문화원장이 전광삼 청와대 홍보수석실 선임행정관과 함께 피해 여성의 숙소로 찾아갔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면서 조직적인 무마·은폐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가 민정수석실의 세세한 조사 결과까지 언론에 공개해가며 미국에서 조사를 받으라고 압박하고 나선 데 대한 법리적 논란도 커지고 있다. 청와대 참모들이 시시각각 달라지는 해명으로 거짓말 논란을 일으키며 참모들끼리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상황에서 언제 어디서든 의외의 변수가 돌출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윤창중 성추행'과 박근혜 독선 인사 [한겨레캐스트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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