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밤 10시 호텔방서 잠들었다던 윤창중, 8일 새벽 2시·4시 두 차례 만취 상태 목격

안홍욱 기자 2013. 5. 12.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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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행적, 또다른 의혹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의 두번째 미국 방문지인 워싱턴에서 여성 인턴을 성추행한 것으로 파악된 지난 7일 밤(현지시간)부터 이튿날 새벽까지의 행적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가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내용과 청와대가 파악한 행적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윤 전 대변인이 밤새 술을 마신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나타나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11일 기자회견에서 7일 밤 W호텔 지하 1층 바에서 30분 정도 여성 인턴과 술자리를 한 뒤 곧바로 자신의 숙소인 페어팩스 호텔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미국 경찰 보고서에는 이날 오후 9시30분부터 10시 사이 호텔바에서 성추행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기록돼 있다. W호텔은 방미단 공식 수행원들이 여장을 푼 윌러드 호텔과 인접한 곳이다.

윤 전 대변인은 회견에서 "워싱턴 호텔에서 술을 마시고 제가 숙소(페어팩스 호텔)로 돌아올 때 내일 일정(오전 8시 수행경제인 조찬간담회)이 너무너무 중요하니까 아침에 잊지 말고 모닝콜을 넣어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그래서 아침에 일어났는데 노크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자신은 7일 밤 10시부터 여성 인턴이 페어팩스 호텔방으로 찾아온 이튿날 아침까지 방 안에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 전 대변인의 이 같은 주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는 8일 오전 1시30분쯤 페어팩스 호텔 내에 있는 청와대 상황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청와대 관계자는 "윤 전 대변인이 이곳에서 직원들과 잠시 술자리를 한 뒤 2시 넘어 상황실 밖으로 나갔다"고 말했다. 기자들도 윤 전 대변인과 마주쳐 대화까지 나눴다.

윤 전 대변인은 그로부터 2시간가량 지난 오전 4~5시 사이에 페어팩스 호텔 앞에서 다시 목격됐다. 윤 전 대변인을 본 기자들은 "윤 전 대변인이 몸을 비틀거릴 정도로 상당히 술에 취한 상태로 보였다"고 말했다. 호텔 앞에서 피해 여성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며 "들어갔더니 술 냄새가 진동하고 내가 나이도 많고 해서 참으려 했는데…" 등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는 시간도 이즈음이다.

윤 전 대변인이 방에서 조용히 잠을 잔 것이 아니라 밤새 술을 마셨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런 추론이 사실이라면 성추행뿐 아니라 대통령의 해외 방문을 수행한 대변인으로서 직무를 방기했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게 된다.

<안홍욱 기자 a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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