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 때리지만 말아다오"..눈물겨운 접대

김종원 기자 2013. 5. 12.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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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폭력 피해자에 대한 보호책. 중요하지만 너무나 미흡합니다. 신고해도 뾰족한 수가 없다 보니 피해학생의 부모가 가해 학생들에게 선물을 사주며 애원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김종원 기자의 생생리포트입니다.

<기자>

네티즌을 공분케 한 글입니다.

엄청난 길이의 영수증 사진까지 첨부된 이 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올린 겁니다.

한 편의점에서 계산된 영수증입니다.

지금 여기 찍혀있는 물품이 99개, 이 영수증의 길이만 40cm가 넘습니다.

정말 어마어마하게 물건을 많이 샀는데요, 알고 보니 학교폭력을 당하던 학생의 아버지가 제발 우리 아들 좀 때리지 말라고 가해자 친구들에게 부탁하며 사준 물건들이었습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음성 대역 : 남자애(고등학생)들 6명하고 여자애들 3명하고 아저씨가 들어왔어요.]

고등학생들을 우르르 데리고 편의점에 들어왔다는 중년 남성, 아이들에게 물건을 사줬다고 합니다.

['여기(편의점) 내가 다 살 거니까 너희 먹고 싶은거 다 골라라.'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때 영수증 보니까 한 삼십몇만 원 정도 나왔더라고요..]

알고 보니 아이들은 친구를 때린 가해자, 중년 남성은 맞은 아이의 아버지였습니다.

['이제 우리 아들 괴롭히지 마라.'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는 거 보고 학교폭력 관련된 건지 알게 됐어요. 걔네가 반성했다면 그렇게 많이 안 샀겠죠.]

아들을 때린 가해학생들에게 40만 원 가까이 물건을 사들려 보내는 아버지의 모습에 화가 나 글을 올렸다고 말했습니다.

[신고해 봤자 아들만 또 상황 난처해지잖아요. 그 아버지도 어쩔 수 없이 그랬던 거 같고…]

[SBS 8뉴스 中/지난달 21일]

한 시간 반의 폭행 끝에 얼굴 뼈가 무너진 여중생.

다시 이 학생을 찾았습니다.

사건 발생 한 달, 지난 주에야 퇴원한 김 모 양은 여전히 학교에 못 나가고 있었습니다.

보도 이후 가해 학생들이 다른 학교로 강제 전학 됐지만 여전히 동네를 활보하면서 보복 협박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피해자 김 양 어머니 : 나는 그런적 없다. 네가 맞기로 한 부분 아니냐. 내가 언제 때렸느냐. 이번엔 껌딱지를 만들어 버릴거라고 (문자를 남겼더라고요.)]

김 양의 심리상태를 검사해 봤습니다.

[피해자 김 모 양 심리검사 : (요즘 어떤 생각들을 주로 많이 해?) 걔네 들이 저 때리는 그런 꿈도 꾸고. (어떤 점이 걱정되는 거야?) (전학 가도) 다시 찾아올까 봐?]

[오지희/임상심리전문가 : 그때 그 일이 이 학생한테는 매우 큰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이고요.]

학교폭력을 신고만하면 모든 일이 잘 풀릴 줄 알았던 김 양 부모는 한 달 넘도록 바뀌지 않는 현실에 분통이 터집니다.

[피해자 김 양 어머니 : 걔네 들(가해자들)은 대안학교도 갈 수 있고, 일반 학교도 갈 수 있어요. 우리 애는 피하자인데, 우리 애가 막상 전학을 가려고 보니까 걔네 들 만큼도 (갈 수 있는 곳이) 없더라고요.]

(영상취재 : 설치환·김세경, 영상편집 : 우기정, VJ : 김종갑)김종원 기자 terryabl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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