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성추행 사건, 美 수사 쟁점은?

입력 2013. 5. 12. 20:29 수정 2013. 5. 1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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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주장으로 범죄 입증 곤란CCTV·종업원 진술이 관건동석운전사 "못봤다"면 난항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미국에서의 성추행 사건을 전면 부인하는 내용의 회견을 하면서 정확한 진상은 미국 경찰 수사에 의해 드러날 전망이다.

미국 경찰 수사에서 핵심은 크게 두 부분이다. 호텔 바에서 성추행을 했는지와 호텔 방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다. 양측 진술이 워낙 엇갈리고 있다. 미 경찰은 진술만이 아니라 증거를 통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곽상도 청와대 민정수석은 12일 기자들과 만나 "(진실은) 수사 과정에서 드러날 것으로 본다"며 "(미국 사법당국으로부터) 범죄인 인도요청이 오면 적극적으로 응하겠다. 인도 요청서에 체포 요청도 같이 명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 CCTV, 종업원 진술 등 증거확보 주력

11일(현지시간) 주미 대사관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전 대변인이 문제의 워싱턴(W)호텔 바에서 여성 인턴(21)과 술자리를 갖던 자리에 운전기사가 동석했다. 문제의 장소가 다수에게 공개된 곳이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미 경찰 사건 보고서에는 윤 전 대변인이 지난 7일 오후 9시30분∼10시 호텔 바에서 피해자 엉덩이를 움켜쥐었다고 적혀 있다. 대사관 관계자는 "3명이 그 장소에 간 것은 맞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있었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 "중간에 운전사가 드나드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운전사도 현장에서 일어난 모든 상황을 알지 못하고 특히 순식간에 이뤄진 '문제의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미 경찰은 피해자와 A렌트회사 운전사 진술을 조사하고 호텔 바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확인과 종업원들 조사를 통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운전사가 현장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이 확인된다면 두 사람 진술만으로 진상을 파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윤 전 대변인이 8일 오전 자기가 머무는 호텔 방으로 인턴을 불렀는지도 쟁점이다. 윤 전 대변인은 누구인지 모르고 노크가 들려 얼떨결에 속옷 차림으로 나갔다고 했으나 피해 여성 측은 욕설을 하면서 자료를 달라고 해서 갔더니 알몸 상태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진술만으로는 범죄성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다.

이번 사건이 현재 '경범죄'로 분류된 것으로 알려져 범죄인 인도요청 대상이 될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곽 수석은 "미국에서 어느 죄명으로 할지는 아직 좀 확인해야 한다고 들었다"며 "그쪽에서 조사하는 데 한참 걸리며 사안별로 (범죄인 인도 요청 여부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 여성과의 접촉 여부를 묻자 "미국 시민권자여서 미국 정부의 자국민보호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언급을 피했다.

◆ "한·미 외교적 파장 없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윤 전 대변인 사건과 관련, "기본적으로 외교적인 문제라기보다는 미국 경찰 당국에서 수사를 진행 중인 문제"라면서 한·미 간 외교적 파장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장관은 이날 KBS 1TV '일요진단'에 출연해 "외교부가 (이번 사건 진상 파악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한 것은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 10일 이번 사건에 대해 "미국 정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미국 경찰 수사와 별개로 이번 사건이 윤 전 대변인과 청와대 간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면서 우리 정부 측의 현지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변인의 한국행 비행기 예약, 비행기표 전달 등 귀국 과정에 미 문화원 관계자 등 현지 인사의 개입 경위가 우선적으로 밝혀져야 하기 때문이다.

김재홍 기자,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july1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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