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째 '윤창중 침묵' 朴 대통령, 첫 대국민 사과 수순?
[쿠키 정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으로 취임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은 박근혜 대통령이 내릴 최종 결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을 경질했고, 이남기 홍보수석과 허태열 비서실장이 이틀 걸러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여론은 더욱 악화되는 양상이다.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하는 형국으로 내몰리고 있다.
당장 허 실장의 사과 이후 절차로는 이 수석의 사퇴가 불가피해 보인다. 사의표명을 받아들이는 형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이 사건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의지를 알리기 위한 차원이다. '이 수석의 사표를 수리했다'는 수준으로는 박 대통령이 여전히 사태에서 한 발 물러서 있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이 수석이 대통령을 사과 대상에 포함시키자 비난 여론이 들끓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수석의 직속상관인 허 실장의 책임론도 거론되지만 청와대 주변에서는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 실장은 박 대통령의 방미 기간 국내에 체류하고 있었고 사건은 미국에서 발생해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 오히려 허 실장은 국내에 남은 청와대 직원들의 기강을 성공적으로 관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건에 대해서도 방미 일정이 끝난 뒤 귀국하고 있던 이 수석으로부터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책임론의 화살은 박 대통령을 향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윤 전 대변인을 직접 임명한 인사권자인 데다 그를 낙점한 당사자도 박 대통령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이 임기 첫 대국민 사과에 나설지 주목된다. 이제 막 방미 일정을 마치고 온 박 대통령의 입장을 고려해 허 실장이 박 대통령의 사과를 대신 전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대독 사과' 논란이 재현되면서 박 대통령의 진정성이 의심받을 위험이 크다.
문제는 박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 직접 사과에 나선다 해도 사태가 수습될지 미지수라는 점이다.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꾸준히 비판이 모아질 경우 후폭풍이 상당 기간 지속되면서 정부 출범 초반처럼 국정운영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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