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해명]미국 '성추문 의혹' 사건의 재구성
【서울=뉴시스】추인영 기자 =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도중 발생한 성추행 의혹 사건을 전면 부인했다.
다음은 윤창중 전 대변인이 이날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밝힌 기자회견 내용에 따라 사건을 재구성한 내용이다.
윤 전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유엔 본부 환담과 한국 참전용사 기념비 헌화일정을 마친 뒤 프레스센터에서 환담 내용을 브리핑하기로 했다. 영빈관 앞에서 40여분을 기다린 끝에 운전기사와 사건의 당사자인 인턴직원을 만났다. 이들의 '첫 만남'이었다.
그는 인턴과의 첫 만남에서 40분이나 늦은 인턴을 혼냈고, 이후에도 인턴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자 "도대체 누가 가이드냐"며 여러 차례 질책했다.
윤 전 대변인은 7일 한미동맹 60주년 기념만찬에 참석한 뒤 오후 9시10분께 프레스센터로 출발하려 했으나 인턴이 또 늦게 도착해 다시 혼을 냈다.
그는 그러나 프레스센터에 가던 도중 '교포를 상대로 심하게 꾸짖었는가'라는 생각에 운전기사와 인턴직원에게 "여기서 프레스센터까지는 얼마나 걸리느냐"라며 "우리가 워싱턴에서 마지막이니 내가 위로하는 뜻에서 술 한 잔을 사겠다"고 말해 워싱턴 호텔 지하 1층에 있는 바에서 30여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술자리를 마친 뒤 인턴직원의 허리를 툭 한 차례 치면서 "앞으로 잘해. 미국에서 열심히 살고 성공해"라고 말하며 바를 나왔다. 그리고 숙소에 돌아가는 길에 인턴직원에게 "내일 일정(한국 경제인 수행단과의 조찬)이 너무 중요하니까 아침에 모닝콜을 잊지 말고 넣어 달라"고 말했다.
다음날인 8일 아침 윤 전 대변인은 노크소리를 듣고 '아, 무슨 긴급하게 브리핑을 해야 하는 자료를 갖다주는 거구나'라는 생각에 황급하게 속옷 차림으로 "누구세요"하면서 문을 열었고, 인턴직원이 문 앞에 서있자 "여기 왜 왔어. 빨리 가"라면서 문을 닫았다.
(미국 경찰보고서에 따르면, 경찰이 사건을 접수한 시간은 8일 낮 12시30분이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7시30분~8시 인턴직원이 '성추행 당했다'며 회의실에서 울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고, 윤 전 대변인은 청와대의 사실확인에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남기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9일 오전 9시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이 사실을 접수한지 25시간이나 지난 후였다.)
윤 전 대변인은 이날 조찬 행사를 마치고 수행원 차량을 타고 이동하던 중 이남기 홍보수석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영빈관에서 만났다. 이 수석은 그에게 "재수가 없게 됐다. 성 희롱에 대해서는 변명을 해봐야 납득이 되지 않으니 빨리 워싱턴을 떠나서 한국으로 돌아가야 되겠다"고 말했다.
윤 전 대변인은 이 수석에게 "제가 잘못이 없는데, 왜 제가 일정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입니까. 제가 해명을 해도 이 자리에서 하겠습니다"라고 말했지만, 이 수석은 "1시30분 비행기를 예약해놨으니 핸드캐리 짐을 찾아서 내가 머물고 있는 윌러드 호텔에서 가방을 받아서 나가라"고 지시했다.
그는 9일(한국시간) 오후 4시55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숙소로 이동하던 중 민정수석실로부터 "조사를 받아야겠다"는 전화를 받고 청와대를 방문해 사건을 진술했다.
iinyou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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