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대변인 '나홀로 귀국' 전말..어디로 갔나

2013. 5. 1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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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윤창중 전 대변인의 미국 워싱턴 '성추행 의혹' 사건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방미에 동행했던 청와대 관계자들이 사건 현장인 윌러드호텔에서 윤 전 대변인이 벌인 행각과 갑작스런 '나홀로' 귀국 과정에 대해 조금씩 입을 열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상태다.

박근혜 대통령 방미 기간 중 성추행 의혹으로 전격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3월6일 수석비서관회의 결과에 대해 기자들에 설명하고 있다.세계일보 자료사진

◆부적절한 술자리…박근혜 대통령 "경질하세요"

10일 청와대와 워싱턴 경찰국의 얘기를 종합하면 사건은 7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9시30분부터 10시까지 30분 사이에 일어났다. 윌러드호텔은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백악관과 박근혜 대통령 숙소인 블레어하우스(영빈관)와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지만 기자단이 머문 숙소까지는 10∼15분 정도 떨어진 곳이다.

사건 발생 당일 박 대통령은 오후 1시30분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부터 오후 6시 한미동맹 60주년 기념만찬까지 4개 일정을 소화했다. 사건 발생 시간을 볼 때 윤 전 대변인은 기념만찬에 참석한 뒤 윌러드호텔 바에서 자신을 수행한 주미 대사관 소속 인턴 여성 A씨(21)와 조우해 추태를 부린 것으로 추정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윤 전 대변인은 7일 저녁 호텔 바에서 A씨와 만나 이튿날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며 "이 자리에서 윤 전 대변인이 A씨에게 한두 차례 성추행을 했다"고 밝혔다. 만취한 윤 대변인은 8일 새벽 5∼7시쯤 자신의 숙소인 페어팩스호텔로 A씨를 호출했고 주저하는 A씨에게 욕설을 퍼부었다고 한다. 당시 윤 전 대변인은 샤워를 마치고 민망한 차림으로 A씨를 맞았고 당황한 A씨는 방을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호텔 방에 도착했을 때 알몸 차림이었다"고 주장했으나 윤 전 대변인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조사에 "샤워를 하고 나와 속옷을 입었을 뿐"이라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친구의 적극적인 설득에 8일 오전 8시쯤 윤 전 대변인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경찰국 보고서에는 전화 신고접수 시각이 '1230'으로 표기돼 있으나, 정황상 A씨는 사건 종료 후 2, 3시간 만에 경찰에 전화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신고를 받고 호텔에 출동했으나 윤 전 대변인의 '외교사절 신분'을 감안해 주미 한국대사관 등과 연락을 취한 후 직접 조사나 연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청와대 이남기 홍보수석은 "주미대사관을 통해 미국 국무부가 (사건접수 사실을) 알려왔다"고 설명했다. 국무부가 주미대사관에 통보하는 과정을 거치는 바람에 신고접수 시간이 '1230'으로 기록됐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이 수석이 9일 로스앤젤레스에서 박 대통령에게 윤 전 대변인 관련 의혹을 보고했을 때 박 대통령은 "이런 문제는 철저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경질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아리송한 '나홀로 귀국'…청와대 몰랐나

윤 전 대변인의 귀국 과정에도 석연치 않은 점은 많다. 그는 머물던 호텔에 개인 짐을 모두 놔둔 채 황급히 빠져나와 덜레스 공항으로 향했다. 이어 자신의 신용카드를 이용해 400여만원에 달하는 비즈니스석 항공권을 구입해 귀국길에 올랐다. 윤 전 대변인은 8일 낮 12시30분 비행기로 한국으로 출국하기 전 박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갑자기 집안에 급한 일이 생겨 급거 귀국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이 사경을 헤매고 있다"고 둘러댔다는 전언도 나온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현지 조사와 귀국 후 조사 등에 관해 정보를 파악한 후 윤 전 대변인이 독자적으로 (귀국을) 결정한 것 같다"고 전했다. 윤 전 대변인의 귀국 결정을 청와대가 어느 선까지 관여한 것인지 불분명하지만 '도피 방조' 의혹은 말끔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김재홍 기자 h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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