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들, 윤창중 성추문·경질 비중있게 보도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경질…정계 폭탄될 수도"
(베이징·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김효정 기자 = "한국 대통령, 성추문 의혹 빚은 대변인 파면(sack)하다"
주요 외국 언론들은 10일 박근혜 대통령을 수행해 미국을 방문중이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인턴 성추행 사건과 박 대통령의 전격 경질 사실을 비중있는 뉴스로 잇따라 보도했다.
특히 일부 언론들은 이번 사건이 한국 정치권의 `폭탄'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AFP통신은 이날 오전 주요 외신 가운데 가장 먼저 윤 전 대변인의 경질 사실을 전했다.
통신은 연합뉴스를 인용해 박 대통령이 방미 기간 '불미스러운' 행동을 들어 윤 전 대변인을 경질했다고 보도했다.
또 윤 전 대변인이 지난 8일 방미 일정의 마지막 행선지인 로스앤젤레스로 박 대통령과 동행하지 않고 워싱턴에서 서울로 돌아왔다며 돌연 귀국한 배경을 놓고 궁금증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AP통신도 서울발 기사를 통해 청와대의 경질 발표 사실을 전했다. AP통신은 또 경찰이 확인을 요청하는 이메일에 아직 답변을 하지 않은 상태라며 윤 전 대변인과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외에 미국 CNN 방송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도 윤 전 대변인의 경질 사실을 신속하게 전했다.
데일리메일은 `한국 대통령 미국 순방중 인턴의 엉덩이를 움켜쥔 혐의를 받고 있는 자신의 공보비서를 해고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이 (그에 대한) 외교관 면책특권을 제기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 남아있다"고 전했다.
또 윤 전 대변인의 브리핑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박 대통령이 방미중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대화를 하는 사진 등을 여러장 게재하기도 했다.
일본의 교도통신도 윤 전 대변인이 방미 수행 기간에 주미대사관이 채용한 20대 초반 여성을 성희롱했다는 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퍼졌다고 보도했다.
그웬돌린 크럼프 워싱턴DC 경찰국 공보국장이 '한국 공직자 윤창중의 성범죄'와 관련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성추행 범죄 신고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확인한 사실도 함께 거론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아직 미국에 체류중인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경질을 발표한 것은 놀라운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덧붙였다.
중국 언론도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을 비중 있게 보도하면서 관심을 보였다.
텅쉰(騰迅)을 비롯한 주류 포털 뉴스 페이지와 주요 언론사 인터넷 홈페이지들은 이날 윤 전 대변인의 사건을 일제히 주요 뉴스로 올렸다.
외신들은 윤 전 대변인의 과거 칼럼을 둘러싼 논란 등 이력을 함께 소개하며 이번 사건이 향후 정국에 미칠 파장을 전망하기도 했다.
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는 뉴욕발 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 중인 9일 성 추문이 터져 각계를 매우 놀라게 했다"며 "이번 사건이 한국 정계에 '폭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신문사는 한국의 보수 논객이던 윤 전 대변인이 과거 박 대통령의 대선 경쟁 상대이던 문재인 후보를 '반(反)대한민국 세력'으로 비난해 논란을 빚기도 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언론인 출신의 보수 인사인 윤 전 대변인이 이전에 썼던 칼럼 내용으로 임명 당시 야권의 반발을 샀다고 전했다.
WSJ는 윤 전 대변인의 경질 사태로 인해 `호평'을 받았던 박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에 그림자를 드리웠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취임 이후 주요 공직자의 잇따른 낙마 사태를 겪은 박 대통령에게 이번 일이 또 한 번의 타격이 됐다고 분석했다.
cha@yna.co.kr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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