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봉됐던 인격 드러났다" '윤창중 사건' 비난 봇물

이진우 2013. 5. 1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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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인이 대통령과 정권의 수준이라더니"

[이데일리 유선준 최선 이진우 기자] 성추행 연루 의혹으로 미국 현지에서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사건과 관련 각계 각층에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주로 윤창중 개인에 대한 비난이지만 청와대의 인사 검증 시스템이나 사건 은폐 의혹에 대한 비판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강희용 민주통합당 시의원은 "윤 대변인은 과거 자신이 참여정부를 비판할 때 청와대의 대변인은 정권의 수준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스스로 그 우를 범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또 청와대가 지난 8일 일어난 사건을 오늘 경질 처리한 것은 사건을 은폐한 것"이라며 청와대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진녕 대한변협 대변인도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직위를 망각한 행동이라는 점에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 최 대변인은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을 대변하는 입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대변하는 입이 방미 수행중 몰래 빠져나와 술을 마시는데 쓰인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의 엉덩이를 만진 것에 대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세정 KBS 아나운서도 "나라를 대표해서 방미단으로 간 사람이 일은 하지 않고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것 자체가 국민의 한사람으로 창피하다"고 밝혔다.

이화영 한국여성의전화 소장은 "윤창중씨가 강간만 성범죄로 인식한 것 같다"면서 "이번 사건을 통해 성추행도 성범죄라는 걸 확실히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그러면서 "성추행을 별 것 아닌 일로 인식하는 한국보다는 미국에서 윤씨가 법적 처벌을 받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과 관련 여성가족부는 매우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정부에 대한) 국민 감정이 안 좋아질텐데 후폭풍이 두렵다"며 "고위 공직자라고 (성범죄에 대한) 가중처벌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이번 경우에는 일반인보다 훨씬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의 비판 여론도 뜨겁다. 대통령 방미의 효과가 이번 성추행 사태로 덮이게 됐다며 안타깝다는 반응도 많았다. 회사원 이영주(28·여)씨는 "다 된 밥에 코 빠뜨린 격이다"며 "예전부터 밀봉 인사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었는데 이제야 밀봉됐던 인격이 드러나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과거 윤 대변인이 쓴 책이나 칼럼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출간된 '국민이 정치를 망친다'라는 책의 포털 사이트 리뷰에는 네티즌들의 비난이 쇄도했다. 한 네티즌은 "국민이 정치를 망치는 게 아니고 당신이 나라를 망친다"며 "당신은 정치적 인격적 불량품"이라고 했다.

윤 대변인이 지난 2006년 쓴 한 언론사 칼럼에서 '(대변인은) 대통령의 말을 단순히 옮기는 입이 아니라, 대통령과 정권의 수준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얼굴이고 분신이기 때문이다'라고 한 것이 특히 도마에 올랐다. 한 네티즌은 "당신의 행동하나로 칼럼은 쓰레기가 됐고, 대통령 얼굴에 먹칠을 하고 우리나라 국격이 의심스러워졌다"고 비판했다.

청와대가 윤창중의 도피를 방조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지적도 있었다.한 트위터리안은 "윤창중 귀국은 범죄인 도피다. 청와대가 범죄자를 도피시킨 것이다. 앞으로 법치주의 떠들기만 해봐라"고 했다.

한 시민은 "주한미군이 범죄를 저지른 후 제대로 조사도 받지 않고 미군 영내로 들어가거나 미국으로 도피하는 행위에 대해 우리가 앞으로는 아무 말 못하게 되지 않겠냐"고 했다.

많은 네티즌들은 윤창중 전 대변인 사건에 대해 과거 사건들을 함께 거론하면서 우리 사회 보수층들의 성윤리 문제가 드러난 단면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한 시민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원주 성접대와 국회에서 모바일 나체를 보던 심재철 의원 등 수꼴들 본질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또 다른 시민은 트위터에서 "댓글 달던 국정원 여직원의 인권을 심히 걱정했던 그 마음 씀씀이, 윤창중에게 몹쓸 짓 당했던 그 대사관 인턴 여직원에게는 어떻게 하실 지 참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사건 당사자인 여성에 대한 동정 여론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 "21살 한참 명랑한 교포학생이 고국에서 대통령이 온다고 인턴도 지원하고 했나본데 그런 험한 일을 당했으니…"라고 글을 올렸다.

일부에서는 윤창중 전 대변인에 대한 동정론이나 신중론도 제기됐다. 한 네티즌은 "미국인 얘기에만 일희일비하지말고 우선 좀 사건추이를 지켜보자"고 글을 올렸다.

그러나 사건의 전말에 대해 정확히 파악부터 하자는 의견들이나 억울하다는 윤창중 전 대변인의 입장은 오히려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현지에서 조사를 받지 않고 급히 도망했다는 점이 이미 사건의 전말을 암시하고 있다는 해석에서다.한 네티즌은 청와대 조사 과정에서 윤 전 대변인이 억울하다고 항변했다는 기사를 전하며 "그러면 미국으로 다시 가서 무죄를 입증하고 오면 되지 구차하게 변명을 한다"고 댓들을 달았다.

이진우 (voic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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