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 소년 지대한, 한국의 '빌리 엘리어트' 되다

2013. 5. 10.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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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12살 소년 지대한이 한국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백상예술대상 49년 역사에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배우로는 최초 수상자가 됐다. 신인상 수상자로도 최연소다. 초등학교 6학년인 지대한은 스리랑카·한국인 가정의 2세다. 데뷔작이자 출세작이 된 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에서 영화의 주인공인 필리핀 혼혈 소년을 맡았다. 영화는 비록 누적 관객수 18만여명에 그쳤지만, 백상을 품에 안으며 다문화 가정의 '리틀 히어로'가 됐다.

지대한은 이날 시상식에서 "엄마·아빠 감사하다. 영화 감독님 감사하다"고 어렵게 말을 꺼냈다. 자신을 비추는 환한 스포트라이트가 믿기지 않는 듯,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말도 잘 잇지 못했다. 하지만 그에게 보내는 박수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감동적이었다.

지대한의 성공 스토리는 한국 사회에 깊은 울림을 줬다. 통계청에 따르면 다문화가정 출생아는 국내 전체 출생아의 4.7%다. 2050년이면 출생아 3명 중 1명이 다문화가정 출신일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하지만 고등학교 진학률이 불과 26.5%로 다문화 가정에 대한 사회적인 배려나 법적인 보호망은 허약하다. 언어소통 문제, 부모의 이혼과 따돌림 등으로 학업탈락률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지대한의 성공 스토리 역시 쉽지 않았다. 영화 캐스팅부터 백상예술대상 수상까지 치열하고 드라마틱했다. 지대한은 영화 사전조사를 위해 다문화 센터를 찾은 김성훈 감독의 눈에 들었다. 이후 800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영화에 캐스팅됐다. 하지만 연기 경험은 물론 노래와 춤 실력도 전무했던 상태. 출연 결정 이후 6개월 동안 전문가들로부터 집중적인 훈련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영국 영화 '빌리 엘리어트'가 큰 도움이 됐다. '빌리 엘리어트'는 1980년대 발레를 좋아한 탄광촌 소년이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런던의 로열발레단에 입학하기까지의 내용을 그렸다. 지대한 역시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나 영화의 주인공으로, 백상예술대상의 위너로 등극하며 '빌리 엘리어트' 스토리를 현실에서 재현했다.

시상식 참가 역시 쉽지 않았다. 사실 시상식에서 입을 슈트를 구하는 것도 어려웠다. 영화사 관계자는 "대한이가 이런 행사를 처음해 봤다. 워낙 부끄러움을 잘 타는 성격이라 레드카펫도 시키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래도 대한이가 꼭 참가하고 싶어했다. 옷을 다문화 센터에서 빌려 입으려다가, 영화사 측에서 구해줬다. 대한이가 아주 마음에 들어해하더라"며 감격했다.

예전 인터뷰에서 "우주 비행사가 되겠다"고 꿈을 밝혔던 지대한은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품에 안은 후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수줍게 말했다. 지대한의 꿈이 주렁주렁 영글어갈 수 있도록 한국 사회가 묵묵한 응원을 보낼 때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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