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위 "한국, 살인로봇 개발 중단을"

오애리기자 2013. 5. 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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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생산·사용 중단해야" 29일 '금지 국제협약' 논의

"미국, 영국, 이스라엘, 한국, 일본이 전자동 또는 반자동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정해질 때까지 살인로봇에 대한 실험, 생산, 조립, 사용이 일절 금지돼야 한다."

유엔인권위원회가 일명 '살인로봇'의 개발 및 사용을 금지하는 국제협약을 추진한다. 2일 AP통신은 유엔인권위 보고서를 인용해 오는 29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살인로봇에 대한 모라토리엄(중지)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대인지뢰금지운동으로 지난 1997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조디 윌리엄스가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와 손잡고 '스톱 킬러 로봇' 캠페인을 개시하는 등 인간의 개입 없이 독자적으로 판단해 목표물을 파괴 또는 살해하는 전자동 로봇무기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 가열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자동 또는 반자동 킬러로봇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이스라엘, 영국, 일본 등지에서 개발됐거나 실제 전투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현재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에 투입된 드론(무인기)은 지상기지에 있는 군인들이 무선조종한다는 점에서 반자동 로봇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의 전투현장에 이미 '하피(Harpy)'란 이름의 전자동 선제공격용 무인기를 배치한 상태이다. 이 무인기는 데이터베이스에 '아군'으로 입력되지 않은 레이더 신호를 감지하는 순간 자동으로 선제 공격을 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 이스라엘 공군은 '하피'를 업그레이드한 '하로프(Harop)'를 개발 중이다.

특히 보고서는 한국의 경우 삼성테크원이 개발한 정찰용 로봇을 비무장지대에 투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원거리에서 사람이 작동하도록 돼 있지만, '자동모드' 성능을 갖춘 모델이란 것.

이 밖에 미국은 이지스급 순양함에 탑재할 수 있는 전자동 공격용 무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영국이 개발 중인 타라니스(Taranis) 무인기는 적의 전투기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미국 노스럽 그루먼사가 개발한 X-47B 무인공격기 역시 현재의 반자동에서 전자동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지난해 말 하버드대 법대와 공동발표한 보고서에서 SF영화에서나 봤던 전자동 살인로봇이 20년 내 실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로봇기술의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시간문제'란 주장도 많다. 지지자들은 전쟁터에 살인로봇을 투입함으로써 인적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론자들은 '인간성 말살'로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살인로봇이 실용화될 때 전쟁 개념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란 데에는 양측 모두 의견일치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미래무기 전문가인 피터 싱어 박사는 BBC와 인터뷰에서 "살인로봇이 미래 전쟁의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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