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권 "'아이언맨3'에 이런 얘기 없을걸요?"(인터뷰)

김현록 기자 2013. 4. 2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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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현록 기자]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다음달 1일 개봉하는 영화 '전국노래자랑'(감독 이종필)은 제목 그대로 33년 역사의 최장수 음악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에 바치는 헌사다. 영화 속 '전국노래자랑'은 엉성해서 더 사랑스러운, 평범한 사람들의 꿈의 무대다. 김인권(35)이 맡은 못말리는 가수지망생 남편 봉남에게는 더더욱 그랬다.

'전국노래자랑' 무대를 계기로 이미 물 건너간 가수의 꿈을 다시 꾸는 이 철없는 사내는 속터지게 한심한 작자다. 그러나 그런 봉남이 단순한 문제남편이 아니라 꿈을 놓지 않는 낭만파로 공감을 얻는 데는 김인권이란 배우의 매력이 한 몫을 했다. 그는 구성지게 트로트 '황진이'를 한 곡조 뽑는가하면, 싸이 못잖은 파워댄스를 추면서 보는 이의 입을 떡 벌리게도 한다. 베테랑 개그맨 출신 영화제작자 이경규와의 시너지도 훌륭하다.

영화 '전국노래자랑'은 진짜 '전국노래자랑'을 제대로 끌어안았다. 친숙하지만 그저 뻔하지 않고, 따뜻하지만 억지스럽지 않다. 제 영화를 보다 그렇게 펑펑 운 게 처음이라는 김인권은 때를 놓치지 않고 "혼자보기 아까운 영화"라고 한 술을 더 보탰다.

-영화 잘 봤다. 반응이 좋더라.

▶시사회날 밤 뒷풀이가 새벽 3~4시까지 이어졌다. 다들 좋다고 하고 잘 보셨다니 어리둥절할 정도다. '해운대'나 '광해'보다 분위기는 더 좋다. 영화가 어떻고 저떻고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여튼 좋다는데, 예능 프로그램을 본 것도 아니고 이래도 되나 싶고. 보신 분들이 행복해하니 덩달아 좋다.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본인은 어떻게 봤나.

▶너무 울었다. 시나리오를 보면서는 못 느꼈던 부분이 많아서 '내가 왜 이걸 못 느꼈지' 하고 반성했을 정도다. '아, 사는 게 저런 거지, 나도 나이 들면 저렇겠지…'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복남이도 저런 거지''', 하고 보는데 제가 웃기려고 하면 '아이고 저 느낌이 아닌데 혼자 웃기고 있네' 하기도 하고.

-김인권 물올랐다는 소리도 나오더라.

▶저는 항상 물이 올라 있었다.(웃음) 사실 제가 한 것도 없다. 어쨌든 고만고만하게 길게 가고 싶다.(웃음)

-사람들이 못 알아보는 건 작품마다 변화 폭이 커서이기도 하다.

▶제가 막내 연출부 하면서 배우를 겸했던 '송어' 박종원 감독님이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이시다. '7번방의 선물' 이환경 감독님이 당시 연출부 써드였고. 그 셋이 최근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는데 박 감독님이 그랬다. 예전엔 카리스마 있는 배우에 맞춰 대본이 쓰여졌다면 요즘엔 텍스트에 맞게 스스로를 변주시키는 배우들이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그 이야기를 들으며 '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에 맞춰 기능적으로 변하는 카멜레온 같은 배우가 되길 바란다는 말씀이었는데, 정말 그런 표본이 되고 싶다.

-이경규와의 조합이 상당히 좋다. 동국대 선후배 사이라고.

▶이번 작품 하기 전에는 따로 인연이 없었다. 그런데 워낙 선후배 사이에 기강이 있다. 워낙 학교 다니면서 말씀을 듣기도 했고. 기운이 세시지 않나.

-시나리오를 받고 자신을 위한 역이라고 실감했나.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내 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차태현 임창정 조승우처럼 노래 되고 춤 되는 사람이 있지 않나. 연기하는 가수들도 있고. 나는 춤이며 노래를 다 처음부터 배워야 하는데 왜 날 주셨나 했다. 시나리오 받으러 간 자리에 최민식(동국대 연영과 81학번, 이경규는 79학번) 선배가 계셨다. 이경규 선배님한테 '얘가 놀게끔 하면 될 것 같아요' 하시는데 '아니 어떻게 놀라는 거야' 속으로 그랬다. 그런데 촬영할 때 진짜 놀게 해주셨다. 춤 마음대로 추고 노래 마음대로 부르고 애드리브도 마음대로 치게끔. 노래 선곡도 하게 해주시고.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개그맨 출신 이경규는 충무로 정통 제작자가 아니며 제작 방식도 다르다. 그간 시스템에 적응돼 있던 상태에서 색다른 작업 방식 자체가 낯설기도 했을 텐데.

▶이게 영화인지 버라이어티인지, 영화사인지 매니지먼트 기획사인지, 정신이 없었다. 다 찍었더니 뮤직비디오도 찍고, 예능 나오라고 하고, 이러다가 '전국노래자랑'에도 출연해야 할 것 같고. 이게 맘껏 놀게 하라는 그 이야기구나 했다. 엄숙주의에서 벗어난 자연스러움이 있더라. 권위를 허물고 자유로워지는 것도 문화적 성숙도의 기준 중 하나라면 그런 발전이 버라이어티쇼에서 시작되고 있는 것 같다. 다음에 예전처럼 경직된 분위기에서 영화를 찍으면 힘들 수도 있겠다 싶다.

-실제 영화에서도 이경규의 영향이 많이 느껴진다.

▶문화의 최선봉에 있는 버라이어티쇼를 이미 수년째 이끌고 있는 분이 영화를 만든 게 아닌가. 이경규 선배님은 영화를 작품이자 예술로 본다기보다 기본적으로 재미있고 본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힐링' 시켜주어야 한다고 보신다. 그런 생각이 '전국노래자랑'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왜 김인권을 주인공으로 캐스팅했다 하던가.

▶실제로 아주 직관적인 부분이 있으시다. 저한테는 왜 캐스팅했는지 이런 말이 따로 없으셨다. 그저 '얼굴이 '전국노래자랑'이야, 그냥 느낌이 그랬어' 하셨을 뿐. '제가 주인공해도 돼요?'하고 물어보면 잠시 생각하다가 '음, 해도 돼' 하는 식이다.

사실 캐스팅되던 시점이 '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 개봉 직전이었다. 잘 안될 게 자명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제작자 입장에서는 여러 카드가 있지 않겠나. 저 스스로는 돈이 깎이는 건 물론이고, 영화를 못하게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경규 선배님은 '빨리 들어와서 도장찍어' 이러시는 거다. 게런티도 그대로에, 런닝게런티 제안까지 하셨다.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패러다임으로 움직이는 분이더라.

-이경규의 영향이 큰 작품이긴 하지만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하거나 너무 겸손한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 주연배우라고는 하지만 저한테 지분이 없다고 생각한다. 런닝게런티도 없다. 그런 것 계산하는 것보다 책임을 지고 연기만 열심히 하는 게 저랑 맞는 것 같고. 이번 '전국노래자랑'을 하며 느낀 게 많았다. 어쩌면 영화의 매너리즘에 빠져있었던 것 같다. '배우는 이래야 한다' 그런 게 어딨나.

-요새 김인권이 점점 잘생겨진다는 사람도 많다.

▶점점 잘생겨지면 좋지. 예전에 '용의주도 미스신' 끝나고 한예슬씨가 그랬다. '오빠는 나이 들면서 멋있어질거야.' 그 말이 얼마나 위안이 되던지.(웃음)

-흥행욕심이 간절할 텐데. 어떤가. '아이언맨3'과 한 주 차이로 붙는다.

▶간절한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보신 분들이 행복해하는 모습 보니 좋고, 저도 이 영화를 보며 너무 좋아서 큰 욕심이 없다. 그냥 한 3000만이 들었으면 좋겠다. (웃음) 혼자 보기 아깝지 않나. '아이언맨3'이 오지만 거기에 이런 인간 이야기가 있지는 않을 거다. 그걸 보며 눈물 흘리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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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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