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MB와 친분 태아건설, 4대강 공사 특혜로 비자금 의혹
이명박 전 대통령과 고려대 동기이자 현대건설에서 함께 근무했던 김태원씨가 운영하는 태아건설이 4대강 사업 공사에 참여해 원도급자의 낙찰금액보다 높은 수준의 공사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건설사는 이명박 정권 시절 매출액이 70% 이상 급성장했다. 대통령과 친분을 가진 특정 업체에 물량 몰아주기와 과도한 공사비 산정으로 특혜를 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부풀려진 공사비가 비자금 조성에 사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경향신문이 14일 이미경 민주통합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태아건설의 4대강 하도급 내역을 보면, 6건의 공사에서 모두 1414억원을 받았으며 평균 하도급률은 104%에 이른다. 하도급률은 원도급업체가 낙찰받은 공사비 중 하도급업체에 지급하는 금액의 비율이다.
4대강 사업이 진행되던 2010년 6월 낙동강 20공구인 경남 합천군 청덕면 합천보 공사 현장. | 경향신문 자료사진
건설산업기본법은 적정한 하도급률을 82% 정도로 삼고 있다. 하도급률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원도급자가 발주처와 계약한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하도급업체에 지불했다는 이야기다.
태아건설은 2009년 현대건설로부터 낙동강 22공구 토목공사와 다기능보 하도급 공사를 수주했다. 이 공사의 하도급률은 각각 114%, 124.4%로 나타났다. 삼성물산도 지난해 낙동강 하굿둑 배수문 증설공사와 안동-임하댐 연결공사를 각각 100.9%, 94.2%의 하도급률로 태아건설에 맡겼다. 태아건설은 또 SK건설로부터 2009년 경인아라뱃길 굴착공사를 188억원에 수행하기로 계약했으나 공사 진행 과정에서 62억원을 더 받았다. 이 공사의 최종 하도급률은 177%나 됐다.
전문건설업계 관계자는 "하도급률은 대부분 90% 미만이며 100%를 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태아건설과 하도급계약을 맺었던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일반적인 경우보다 태아건설에 공사비를 많이 준 것은 맞다"면서 "애초에 발주처와 계약한 공사비가 거의 이윤을 남기기 어려울 정도로 낮았고, 하도급 공종별 특성에 따라 많이 줄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경 의원은 "태아건설이 보이지 않는 정권의 후원 아래 공사비를 부풀리고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이 짙으며 이에 대한 규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박철응 기자 hero@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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