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안민석 의원, 시의원들에게 막말 파문

허자경 기자 2013. 3. 2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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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안민석 의원(경기 오산)이 시의원들을 꾸짖으며 모욕을 주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모욕을 받은 이들은 "2014년도 지방선거 때 공천을 못 받을까봐 참고 견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의원, 군의원까지 정당의 공천으로 줄세우기한 결과, 효율성보다 부작용이 더 많이 불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 17일 방영된 MBC 시사매거진 2580 '우리는 머슴입니다' 편에선 공천이라는 족쇄에 묶여 국회의원의 모욕적인 말을 참아내고, 부당한 지시도 따르는 시의원들의 실상이 보도됐다. 이 영상에는 3선인 안 의원이 오산 시의원들을 상대로 호통치는 장면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2011년 12월 11일 전당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산을 출발해 서울로 가는 고속버스 안에서 촬영된 영상. 이 영상에서 안 의원은 마이크를 잡고 "문제의식도 없고 소명감도 없고 능력도 없고, 아니 능력 없으면 부지런하기라도 해야죠. 부지런하지도 않고 동네 정치도 안 하고 뭐 하러 시의원 합니까. 월급 300만원 타먹으려고 시의원 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호통을 쳤다.

이어 안 의원은 "시의원 된 거 아직 잉크 도장도 안 마른 시기입니다. 앞으로 이런 분들이 시의원 더 오래 하면 진짜 나 끔찍합니다. 지금도 지역 국회의원 얘기 안 듣는데…"라며 "지역의 국회의원이 얘기하는 게 동네 선후배가 이야기 하는 거 아닙니다. 동네 개가 지나가면서 짖는 소리가 아니예요"라고 시의원들을 꾸짖었다.

전당대회를 마치고 오산으로 돌아오는 길, 버스 안에서 안 의원은 다시 마이크를 잡고 "이런 식으로 하면 공천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대들이 잘나서 시의원 된 거 아니라고 이렇게 명심하시기 바라겠어요. 신당에서 잘 하겠다는 각오 담은 서약서 준비하십시오"라고 다그쳤다.

이날 안 의원이 화를 낸 까닭은 며칠 전 끝난 오산지역 보육연합회 회장 선거에서 새누리당 시의원의 아버지가 선출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의원들은 안 의원이 "(새누리당 시의원의 아버지가) 당선되는 걸 막으라"고 지시했는데, 뜻대로 안 되자 화를 낸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버스에서 안 의원은 "내가 그날 그렇게 화요일날 이거 막아야 된다, 당신들이 막아라! 그 세 분한테 묻고 싶어요. 그 며칠 동안에 이거 막기 위해서 무슨 노력을 했는지, 능력이 안 됐을 겁니다. 보육연합회 회장, 한나라당(새누리당) 쪽에서 보면 뭐라 그러겠습니까. 뭐라 그러겠어요. 아유! 병신들! 네? 우리 병신들이에요"라고도 말했다.

이날 버스에 타고 있던 최웅수 오산시 의장은 "정말 모멸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최 의장은 지난 2008년 안 의원의 재선을 도왔고, 그 공로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안 의원의 도움으로 민주당 공천을 받아 시의원이 됐다고 한다. 그 후 2년간 경기도 기초 의원 중 가장 많은 28개 조례안을 발의하며 초선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시의장까지 올랐다. 하지만 최근 민주당으로부터 당원 자격정지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최 의장의 징계를 주도한 건 안 의원이었다. 최 의장은 "(안 의원이) 시의원이면 시의원답게 해라, 체육회 행사 따라다니고 경로당을 찾아다녀라, 그런 말을 했다"며 안 의원의 지시를 충실히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이가 틀어졌다고 했다. 안 의원은 '시청 안에 도의원 사무실을 만들어 달라' '(최 의장이 밝혀낸) 버스회사의 비리 문제를 당분간 제기하지 말라'는 등 납득하기 힘든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왜 시의원들이 모욕적인 말도 참고 부당한 지시를 따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최 의장은 "반론을 하려면 2014년도 지방선거 때 공천을 못 받는다, 그런 생각을 하고 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안 의원 측은 "버스에서 내가 한 발언들은 편집된 부분만 잘라 들으면 오해를 할 수 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수반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안 의원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에서 경찰에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말 벌금 300만원을 확정선고 받은 바 있다. 시위 당시 안 의원은 해산작전을 진행하던 서울지방경찰청 제2기동대 소속 전경과 부대장, 경비계장 등 3명에게 폭력을 행사해 전치 2~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이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안민석 의원 광우병 폭동 때도 경찰 패고 다니더니…" "완전 조폭이다" "안민석이는 깡패두목이나 다름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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