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온도', 사랑 그 냉정과 열정 사이(리뷰)

김지혜 기자 입력 2013. 3. 23. 11:58 수정 2013. 3. 2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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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영국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말했다.

"Love is merely madness(사랑은 그저 미친 짓이에요)"라고.

하지만 사랑이라는 신비로운 감정을 거역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알고도 속고, 속고도 또 당하는 게 사랑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땀 냄새 비릿한 거친 남자들의 전성시대였던 극장가에 핑크빛 바이러스가 퍼질 전망이다. "현실 연애의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 야심에 찬 선언을 한 '연애의 온도'(감독 노덕)가 개봉해 청춘 남녀들의 가슴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고 있다.

'연애의 온도'는 직장동료인 '동희'(이민기)와 '영'(김민희)이 헤어진 후 다시 만나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는 만나고 헤어지고, 헤어지고 만나고를 반복하는 연애의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줌으로써 '보통의 연애'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사랑의 판타지에 길든 관객들에게 현실 연애를 직시하라고 조언한다.

이별한 여자 '영'의 인터뷰로 시작하는 영화의 초반부는 상당히 흥미롭다. 3인칭 관찰자의 눈으로 지켜보는 실연녀의 모습은 때로는 조울증 환자 같고, 때로는 신경쇠약 직전의 정신 이상자처럼 보인다. 이어 영화는 이 여자가 행복하게 연애했던 아름다운 순간들을 빠르고 짧게 보여준다.

'연애의 온도'는 '사랑'이라는 감정의 본질보다 '연애'라는 현실적 행동을 보여주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별에 이르는 과정에서 남녀가 보이는 상반된 행동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이별 후 남녀가 생채기를 극복해 가는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 '연애를 경험해 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무릎을 치며 공감할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내 연애사의 한 페이지를 본 것 같은 아릿한 느낌마저 든다.

"헤어진 연인이 다시 만날 확률은 82%, 그 연인들이 또 헤어질 확률은 97%. 결국, 다시 만난 연인이 잘될 확률은 3%밖에 되지 않아"

'영'(김민희 분)은 동희(이민기 분)의 재결합 제안에 이런 말을 던지며 머뭇거린다. 하지만 머리로는 안된다고 해도 가슴으로는 흔들리는 것 바로 불가항력 한 감정의 힘이다. 결국 영은 "싸운 건 기억나는데 왜 싸웠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망각의 힘으로 재결합을 선택한다.

이 작품은 종전의 로맨스 영화에서 봐 왔던 말랑말랑한 판타지를 거부한다. 대신 남녀가 이별한 후 보일 수 있는 찌질하고 치사한 행동, 감정 변화로 가득 채웠다. 또 사내 연애라는 특수한 상황을 적극 활용해 다채로운 에피소드를 담아낸 점도 흥미롭다.

노덕 감독은 인터뷰 형식을 활용해 영과 동희 커플을 안과 밖에서 관찰하며 인물들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또 핸드헬드 촬영, 자연광 조명 사용으로 사실감 넘치는 영상을 완성했다.

감독의 직설적이고 과감한 연출은 배우의 열연으로 날개를 달았다. '화차' 이후 연기에 한층 물이 오른 김민희는 재결합 후 가지는 불안한 심리를 섬세하게 연기해 여성 관객들의 공감을 끌어낸다. 특히 후반부 놀이 공원 데이트에서 보여준 연기는 영화가 끝나도 쉽게 잊혀지지 않을 명장면이다.

또 '동희' 역의 이민기 역시 돌진과 회피를 오가는 남자들의 스타일을 사실적으로 연기해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별점 ★★★.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 타임 112분.

ebada@sbs.co.kr

( http://etv.sb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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