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도 '야자 안하면 밥 안주는 학교'

2013. 3. 2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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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야자: <야간자율학습>

고교서 야자·식사 연계 논란학교 "면학분위기 안 해치려""반인권적…사실상 강제" 비판

전북 전주의 한 인문계 고교에서 야간자율학습(야자)을 하지 않으면 저녁식사를 제공하지 않아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주동암고와 학부모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이 학교는 이달 초 가정통신문을 통해 야자에 참여하지 않으면 저녁급식을 먹을 수 없다고 알렸다. 또 최근 부모를 초청해 개최한 학교방문의 날 행사에서도 학생들이 가급적 자율학습에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학교는 "오후 6시10분이면 보충수업까지 끝나고 1시간 동안 저녁식사를 한다. 식사 뒤 야자를 하지 않는 학생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면학 분위기를 해친다. 교사들과 회의를 거쳐 어렵게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 학교 교장은 "저녁식사를 한 학생 상당수가 학교를 파한 뒤 바로 귀가하지 않고 게임방에 있는 등 생활지도의 어려움도 작용했다. 학기 초여서 기준을 강화한 것이며, 부모가 맞벌이인 경우 등 특수상황이면 상담을 거쳐 식사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를 찬성하는 쪽은 "야자도 수업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는데, 공부도 하지 않으면서 밥만 먹겠다는 태도는 학교를 식당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반대하는 쪽은 "급식을 자율학습과 연계하는 것은 반인권적 처사로, 야자를 강제하는 수단으로 악용할 여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전교조 전북지부 오동선 대변인은 "전주지역 인문계 고교 16곳 중에서 이 학교만 그러는 것으로 파악됐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에서 할 행태는 아닌 것 같다. 밥을 가지고 너무 야박하고 야자 선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북도교육청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전주의 한 사립고에서 이런 일이 있어 시끄러웠다. 학교급식법에 점심은 주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저녁은 수익자 부담 원칙이기 때문에 학교의 판단을 존중하고 있으며 교육청에서 강제할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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