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직접 성접대했다' 여성 등장

강철원기자 2013. 3. 22.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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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의 차관 6일 만에 불명예 퇴진"윤씨와 일면식 없다" 부인하다 실명까지 거론되자 못 버텨

김학의(57) 법무부 차관이 21일 오후 전격적으로 사표를 제출한 것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에서 일부 언론에 실명까지 거론되자 더 이상 공직을 맡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 차관은 지난 13일 정부의 차관 인사 발표 당시 예상을 깨고 법무부 차관으로 발탁됐다. 검찰총장 후보 3명에 들지 못해 레이스에서 밀려난데다, 사법연수원 기수도 총장 후보 채동욱 서울고검장과 같아 법무부 차관 입성은 관례상 맞지 않는 일로 받아들여졌다. 그런데도 '깜짝인사' 대상이 되자 김 차관은 박근혜 정부가 밀어주는 '실세 차관'으로 불리며 차기 법무부 장관 1순위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차관 입성은 결과적으로 그에게 독이 되고 말았다. 올해 초부터 떠돌던 출처불명의 '성 접대' 의혹이 그의 법무부 차관 취임 후 점점 구체화됐기 때문이다. 취임 이튿날부터 건설업자 윤모(52)씨가 강원 원주시의 호화 별장에서 사회지도층 인사들을 대상으로 성 접대를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김 차관 연루 의혹도 자연스럽게 수면 위로 떠올랐다.

언론의 의혹 제기에 구체적 해명을 내놓지 않던 김 차관은 18일 기자들에게 "건설업자 윤씨하고는 일면식도 없다. 윤씨가 나를 팔고 다녔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며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윤씨 주변 인물들도 "윤씨와 김 차관이 매우 오랜 기간 친분이 있었다"고 전하는 등 두 사람의 관계가 예사롭지 않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자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김 차관은 19일 "직급을 유추할 수 있는 기사를 안 써줬으면 좋겠다. 개인의 명예와 한 가족, 조직의 위상이 다 걸린 문제다"라며 거듭 결백을 주장했지만, 오히려 그의 이런 입장과 상반되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특히 경찰이 "윤씨의 강원 원주시 별장에서 김 차관을 성 접대했다"는 여성의 진술을 확보한 데 이어, 또 다른 여성도 "김 차관이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진술한 점은 사실 여부를 떠나 김 차관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급기야 20일 밤 실명을 적시한 언론 보도까지 나오자 김 차관은 "즉각 법적 대응"을 천명하며 반발했지만, 이튿날까지 의혹이 쏟아지자 결국 공직을 떠나기로 결심한 것이다.

김 차관의 불명예 퇴진은 스스로 초래한 측면도 없지 않다. 고위 공직자가 호화 별장에서 여성들과 어울려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 자체만으로도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그는 성의있는 해명 대신 하고 싶은 말만 짧게 전하며 언론 취재에 일체 응하지 않았다. 전직 검찰 고위 관계자는 "사실과 전혀 다르거나 과장된 주장에 대해서는 억울하다고 밝히고, 잘못된 행동이 있었다면 합당한 책임을 지면 될 일"이라며 "계속되는 의혹 제기에도 김 차관이 침묵으로 일관했기 때문에 오히려 추악한 성 스캔들을 사실처럼 인정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날 사직의 변에서 "자연인으로 돌아가 반드시 진실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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