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른다" "안 갔다" "술은 안 먹어" 성접대 의혹 거론된 인사들 일제히 부인

김한솔·곽희양 기자 입력 2013. 3. 20. 22:22 수정 2013. 3. 21.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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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 등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건설업자 ㄱ씨(51)의 강원 원주시 별장을 방문한 것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의 인사들이 ㄱ씨를 알지 못한다거나, ㄱ씨를 알아도 별장에 가지 않았고 성접대는 더더욱 모르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별장에서 성접대나 도박 등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인사도 있다.

전직 경찰 간부는 20일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ㄱ씨는 내가 아는 사람들 중 한 명일 뿐"이라며 "나는 성접대 사건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와 한 식사모임에서 ㄱ씨를 만났다"면서 "하지만 성접대 소문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했다. 별장에 가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바쁘다"며 전화를 끊었다. 또 다른 전직 경찰 간부는 "ㄱ씨와 일면식도 없고 문제의 별장을 들어본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고향 등 ㄱ씨와 연결되는 게 전혀 없다"며 "내 이름이 거론되는 것은 음모"라고 말했다.

사정기관 고위 간부도 "ㄱ씨와 모르는 사이이고 만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 간부는 이번 성접대 의혹의 핵심 인물로 관련 동영상이 존재하고, ㄱ씨 측으로부터 협박까지 받았다는 '설'이 나도는 인사다. 이 인사는 이번 사건에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주변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정부 부처 간부는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ㄱ씨로부터 별장에 가자는 권유를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2000년대 초반부터 ㄱ씨를 알았다는 그는 "ㄱ씨가 '골프 안 쳐도 좋으니까 왔다 가시라고, 여기 오면 알 만한 사람들이 다 와서 교류하고 사회적인 저명인사들이니까 만나는 것도 괜찮지 않겠냐'고 권했다"고 했다. 하지만 별장에는 가지 않았다고 했다. ㄱ씨가 꼬투리를 잡아 돈을 요구한 적이 있고, 끈질기게 별장 초대를 해서 뭔가 꺼림칙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 병원장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ㄱ씨 별장에 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성접대 의혹은 완강히 부인했다. 그는 "ㄱ씨와는 몇 년 전 모임에서 처음 알게 됐다"며 "별장에 구경 오라고 해 토요일 밤에 간 적은 있지만 저녁 먹고 바로 올라왔다"며 "술도 안 마시고 골프도 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ㄱ씨의 별장 모임에 몇 차례 간 적이 있다는 한 인사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ㄱ씨가 친구부터 이권에 얽혀 접대할 인사들까지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주말마다 초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ㄱ씨가 통상 금요일에 지인 6~12명을 초청해 인근 골프장에서 내기 골프를 친 뒤 식사를 하고, 별장 내에서 당구나 포커 게임을 즐겼다고 전했다.

그는 또 "남자 혼자 따로 온 사람들은 별채 3채로 나눠 들어가 성접대를 받는 것 같았다"면서 "여성들은 대부분 유흥업 종사자로 보였고 이들을 공급해주는 사람도 따로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접대 동영상이 있다는 사실도 전해 들었다고 했다. 이어 "50대 여성 사업가가 ㄱ씨를 고소한 이후 경찰이 압수수색 등 본격 수사하는 데 상당한 시차가 있어 증거가 인멸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 김한솔·곽희양 기자 hansol@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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