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방' 박원상, "달수 형은 펑펑 울고 전 울컥했죠" [인터뷰]

2013. 2. 2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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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최나영 기자] 영화 '7번방의 선물'(이환경 감독)에 출연하는 배우 박원상을 보면 그의 팬들에게는 왠지 모를 안도감(?)이 생길 법 하다. 전작 '남영동 1985'를 하며 신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그가 이번 영화에서는 웃기도 하고 농담도 하며 여유를 부리기 때문이다. 그런 모습이 반갑다. 얼마 전 촬영 겸 여행차 네팔을 다녀왔다는 그는 "'7번방의 선물'과 여행을 통해 힐링을 하고 왔다"라며 웃어보였다.

'남영동 1985'를 마치고 바로 '7번방의 선물'에 참여할 자신이 없던 그에게 하지만 이 영화는 진짜로 '힐링'이 됐다. '남영동 1985' 때는 주로 혼자 있었던 그가 류승룡, 오달수, 김기천, 정만식, 김정태 등 동료 배우들과 수다도 떨고 함께 술자리도 가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처음에는 어울리는 게 어색해서 민폐 아닌 민폐를 끼쳤는데, 잘 해 준 멤버들이 정말 고맙죠"라고 '7번방의 선물' 배우들에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에게 이렇게 힐링이 된 영화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더욱 큰 기쁨을 누리게 됐다. 네팔에 있을 때는 와이파이가 터지는 곳에서 직접 개봉 흥행 성적도 확인했다고. "흥행이 잘 돼서 '야, 좋다좋다' 했는데, 무대인사를 하면서 가는 곳마다 관객분들이 꽉꽉 차니 감동적이었습니다."

작품은 제 팔자가 있다는 그이지만, 이번 영화의 흥행은 직감하기도 했다고. "사람이 기운이 모일 때가 있는데 (류)승룡이를 보면 물이 올라 있는 게 느껴져요. 동료 배우로서나 친구로서나 바라보면 정말 매력이 있으니까요. 승룡이는 물이 잘 오른 배우에요. 연기가 너무 좋아요. 연기력이 좋아졌다기보다 사람의 기운이 좋을 때가 있는데, 그런 시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가 돼요."

둘은 류승룡이 난타 초연 멤버이고, 박원상이 차이무 극단에서 연극을 시작했을 때 술 자리를 통해 알게 된 친구 사이다. "승룡이는 당시에도 연기에 대한 갈망이 굉장히 컸어요. 그 갈증이 지금 만개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서로 연기에 대해 말은 안 하는데 ,용구라는 캐릭터가 배우에게나 관객에게나 선입견이 많을 수 있죠. 알게 모르게 너무 익숙한 캐릭터이니까요. 그런 심리적인 부담이 굉장히 컸을 거에요. 하지만 승룡이가 외형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영화로 잘 들어와줬어요. 사람들이 용구 캐릭터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영화에 집중할 수 있게 하죠. 그게 쉬운 과정은 절대 아닙니다"라며 이번 영화의 주연 류승룡을 치켜세웠다.

그렇다면 직접 참여한 배우로서 생각하는 '7번방의 선물' 흥행 요인은 무엇일까? "제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7번방의 선물'이 사람들 마음속에 팍팍한 것을 풀어내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해요. 제가 스스로 '7번방의 선물'을 통해 '남영동'의 힘들었던 부분을 풀어낸 것처럼요. 관객들 역시 그런 힐링의 시간들을 가진 게 아닐까요?"

'7번방의 선물'은 류승룡 뿐 아니라 조연 배우들의 역할이 굉장히 큰 작품. 배우들은 대본을 갖고 즐기며 놀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에 그는 "다 몹 신(mob scene)인데 배우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자기 자리에 갈 수 있었던 현장이었어요. 작품의 깊이나 퀄리티를 떠나서 관객들이 이 영화를 편하게 보실 수 있는 이유가 누구하나 모나거나 튀지 않고 자연스럽기 때문일 거에요. 여백을 메우는 각자의 포지션 속에 배우들의 에너지가 샘솟았죠"라고 설명했다.

또 하나 궁금했다. 남자들, 특히 자식이 있는 중년 남성들을 그렇게 울린다는 이 영화를 보고 그 역시 울었는지. "저도 울컥했는데 옆에 앉은 달수 형이 펑펑 울고 있어서 참았어요. 저는 의외로 담담하게 봤습니다. 달수 형은 시나리오 볼 때부터 울었대요. 남자가 나이 먹으면 여성 호르몬이 많아진다고 하잖아요. 하하."

인터뷰를 하면서 어린 예승 역 아역배우 갈소원에 대한 애정도 담뿍 드러냈다. 실제로는 아들만 둘이지만 딸이 있었다면 분명 '딸바보'가 됐을 것이란 예감이 강하게 스친다. "소원이랑 노는 게 정말 재미있었어요!얼마나 이쁘던지요. 소원이가 자의든 타의든 이 쪽(연기)에 발을 들였으니 잘 컸으면 좋겠어요. 이 쪽 일을 하다보면 분명 상처받을 일이 있을거에요. 아역배우 출신이 힘든 점도 많아요. 소원이를 찾는 어른들이 잘 케어해줬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점차 관객들을 기대케 만드는 배우가 되고 있는 박원상은 '남영동 1985'와 같은 묵직한 메시지가 담긴 영화와 천만 상업영화를 둘 다 필모그래피에 남긴 배우가 됐다. 이에 대해 그는 "'7번방의 선물'도, '남영동 1985'와 같은 영화도 반드시 필요해요. 늘 한 장르의 영화가 있으면 안 되죠. 중간 중간에 쓴 약 같은 역할을 하는 영화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기가 재미있을 때까지 배우를 할 거라는 그는 올 봄 말랑말랑 멜로영화 '진영이'의 개봉도 앞두고 있다.

nyc@osen.co.kr

< 사진 > 곽영래 기자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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