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이이경 "이상형? 귀여운 곽정욱이 좋아" [인터뷰]

박진영 기자 2013. 2. 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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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박진영 기자] 교복 단추도 제대로 채워 본 적이 없고 늘 불량스럽게 책상이나 걷어차던 '문제아'. 공부에는 전혀 뜻이 없고 "쟤 뭐라냐?"라는 말로 시비만 거는 '뇌 백지남'. 그럼에도 친구들과의 우정은 끝까지 지켜나가고 싶어서 이리저리 고군분투하던 '의리남'.

그런데 실제로 만난 이이경(24)은 이렇게 예의 바를 수 없다 싶을 정도로 건실한 청년이었다. KBS2 월화드라마 '학교 2013(극본 이현주 고정원, 연출 이민홍 이응복)' 종영 후 딱 일주일 만에 만난 이이경은 온 몸 가득했던 불량기를 모두 지우고 순박하지만 열정 넘치는 신인 연기자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이이경은 드라마 종영 후 김창환, 이지훈, 김종현과 함께 김영춘의 부산 집에 놀라갔다 왔다고 근황을 전했다. 그는 "마지막 촬영을 하고 나서도 다음 날 촬영장에 가야 할 것 같았는데, 이제는 하루하루 끝났다는 실감이 나요"라고 아쉬운 마음을 털어놨다.

◆ 오정호, 이이경, 이지훈...우리는 오이지

이이경은 '학교 2013'에서 승리고등학교 2학년 2반 문제아 3인방 중 한 명인 이이경 역을 맡아 열연했다. 늘 오정호(곽정욱 분), 이지훈(이지훈 분)과 몰려다녀 '오이지'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실제로도 늘 촬영 현장에서 붙어 다녀 두 사람과 절친이 되었다던 이이경은 "학생 역이기 때문에 교실 촬영이 있으면 무조건 촬영장에 가야 해요. 그래서 50시간 동안 촬영도 없이 계속 기다리기만 한 적도 있었어요. 그래서 한 번은 정욱이가 화가 나서 '이게 뭐에요'라고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어요"라고 촬영하면서 힘들었던 부분을 털어놨다.

하지만 이이경이 '학교 2013'에 출연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이이경이라는 캐릭터가 정확하게 확립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이경은 "정호나 지훈이에겐 가정사가 있고, 지훈이는 개과천선 하면서 공부도 시작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캐릭터가 불분명해서 감독님마다 디렉션이 달랐어요. 어떤 감독님은 그냥 웃기라고 하고, 다른 감독님은 무조건 화를 내라고 하시니까 어제는 웃기고 오늘은 화를 내요. 저 또한 혼동이 많이 왔었어요"라고 아쉬움 가득한 목소리를 꺼내 놓았다.

이 때문인지 이지훈은 인터뷰 마다 이이경에게 미안했던 마음을 전하곤 했었다. 이 말을 꺼내자 이이경은 "저 혼자 곱씹고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자 지훈이가 그 모습을 보고 미안해한 것 같아요. 그 때마다 먼저 다가와 준 사람이 지훈이에요. 그래서 저도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같이 상의도 할 수 있었고, 그 일을 통해 지훈이와 더 가까워진 것 같아요.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라고 이지훈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이경은 인터뷰 내내 곽정욱에 대한 애정을 한껏 드러냈다. 오죽했으면 실제 이상형이 누구냐는 질문에 곽정욱이라고 대답했을까.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놀라하자 이이경은 "정욱이가 전 너무 좋아요"라고 방긋 웃음 지었다.

"정욱이가 저를 형이라고 부르면서 정말 잘 따르거든요. 극중에서 제가 정욱이를 계속 붙잡잖아요. 그러다보니 실제로도 잡고 싶어진 것 같아요. 정욱이가 촬영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항상 하는 말이 '연기하고 싶어요'거든요. 그 말을 할 때마다 저보다 훨씬 선배인데도 너무 귀여운 거예요. 또 정욱이는 저희가 춥다고 할 때 춥다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열이 많다고 하면서 옷도 더 안 입고, 정말 멋진 친구에요.(웃음)"

곽정욱 성대모사까지 하면서 귀엽다고 연신 칭찬을 하는 이이경을 보고 있자니 남자들의 우정이 이렇게 귀여워도 되나 싶어 웃음이 계속 터져 나왔다.

◆ 남경민과의 러브라인, 저도 아쉬워요.

러브라인을 그리지 않았던 '학교 2013' 속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든 한 커플이 바로 남경민(남경민 분)과 이이경이다. 공부라인 남경민과 문제라인 이이경은 서로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 싸우기 일쑤였다. 하지만 짝피구에서 유일하게 남녀 커플을 이뤄 묘한 분위기를 형성,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남경민은 인터뷰를 통해 "러브라인이 제일 아쉽습니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고백한 바 있다. 이는 이이경도 마찬가지다. 특히나 이이경은 자신의 캐릭터가 불명확해 고민을 하고 있던 차에 대본에 등장한 남경민과의 러브라인 조짐에 곧바로 남경민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경민 누나도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현장서 맞춰 보면서 서로 기대를 많이 했어요. 짝피구 후 핫도그 먹을 때도 서로 한 번 더 쳐다보기도 하고. 그런데 시간에 쫓기다 보니 많이 그려지지 못해 아쉽죠."

그러면서 이이경은 마지막 회에서 편집 됐던 반성문 쓰는 장면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줬다. 이이경에 따르면 반성문을 쓸 때도 이경이는 다른 애들의 반성문을 커닝하면서 훈수를 뒀다는 것.

"지훈이한테는 '너는 아예 자서전을 써라', 경민이한테는 '너는 좀 사실대로 써라. 이게 뭐냐'고 했어요. 그리고 저는 '더 나아지겠습니다'라고 써야 하는데 'ㅎ' 받침을 써서 '더 낳아지겠습니다'라고 쓴 거죠. 그걸 본 경민이가 뭐라고 하면 저는 또 '그럴 수도 있지. 말 좀 예쁘게 해라'고 한 거죠. 거기다 애드리브로 '곱상하게 생겨가지고'라는 말도 했어요. 그런데 시간 관계상 편집이 되는 바람에 많이 아쉬워요."

이렇게 열심히 합을 맞추고 깨알 같은 연기를 보여줬던 두 사람이기에 평소에도 서로를 향한 각별함이 있다. 특히 남경민은 "이경이는 동생인데 동생 같지 않은 성숙한 친구"라고 칭찬하며 이이경의 이상형이 궁금하다고 했었다.

이에 이이경에게 이상형을 질문하자 "'학교' 캐릭터 속 경민이가 좋은 것 같아요. 경민 누나는 실제로 수줍음도 많고 눈물도 많은데, 극 중 경민이는 당차잖아요. 물론 밉상이기도 했지만 길은혜가 치고 나오면서 정말 예뻐 보이더라고요"라고 농담까지 섞어가며 재치 있게 대답하는 여유를 보였다.

"멜로 연기를 한다면 '만추' 같은 영화를 한 번 해보고 싶어요. 로맨틱코미디도 좋은데, 좋은 거랑 하고 싶은 건 다른 것 같아요. 누구랑 연기하고 싶냐고요? 당연히 남경민이요. 경민 누나가 좋아하겠죠?(웃음)"

◆ '황해' 하정우 같은 밑바닥 인생 연기 하고 싶어요

중학교 때는 반에서 5등까지 한 모범생 타입이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진학 후 운동을 하면서 뒤에서 3등을 할 정도로 성적이 뚝 떨어졌다. 그러다 아버지의 권유로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패스한 뒤 체대에 들어갔다가 연기를 하기 위해 서울예대로 편입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이경에겐 고등학교 졸업장도 졸업앨범도 없다. 당시에는 하고 싶은 일을 빨리 할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것이 가슴 속 한으로 남았다고. 하지만 이번 '학교 2013'을 마치고 졸업장을 받아 무척이나 기뻤다고 한다.

"학창시절엔 조용한 변기덕이었어요. 일진 애들과도 아무렇지 않게 지냈고 왕따와도 친했어요. 도리어 '왜 괴롭히냐'고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까불거나 하진 않고 조용했어요."

보수적인 아버지가 TV 채널을 EBS와 KBS1 외에는 다 삭제 하는 바람에 드라마라고는 MBC '허준' 밖에 본 적이 없다던 이이경은 군대에 가서야 연기의 매력을 알게 됐다고 한다. 그 매력을 일깨워준 것이 바로 2009년 방송된 KBS2 '아이리스'다.

"당시 '아이리스' 인기가 폭발적이라서 군대에서도 그 드라마는 보게 했어요. 그래서 저도 봤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한 거죠. 그러다보니 '내가 직접 저 안에서 연기를 하면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생각과 '전역만 하면 나는 다 할 수 있다. 세상아, 기다려라'라는 마음이 더해져서 제대하자마자 바로 연기를 시작하게 됐어요."

그렇게 만나게 된 작품이 이송희일 감독의 퀴어영화 '백야'였다.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혀 집을 나와 노숙생활까지 하면서도 연기에 대한 열정을 놓지 못했던 이이경은 이 '백야'를 통해 처음으로 국제 영화제에 참석하게 되는 영광을 안게 됐다.

'백야'는 7일 개막하는 제6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비경쟁인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되어 퀴어영화 최고상인 '테디 어워드(TEDDY AWARD)'에 도전한다. 이이경은 이 영화제 참석을 위해 오는 10일 독일행 비행기에 오른다.

"준비를 하나도 안 해서 실감이 안 나요. 기분이 묘해요. 아마도 턱시도를 입고 레드카펫을 밟게 되면 실감이 나겠죠?"

이이경은 이후 곧바로 tvN 새 월화드라마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극본 송재정, 연출 김병수)' 촬영에 매진할 계획이다. 비중은 많지 않지만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에 열의를 불태울 생각이라고.

"제가 이 역할에 애착을 갖는 이유는 모범생 역할이기 때문이에요. 나중에 의사가 되는 모범생이거든요. 양아치부터 모범생까지 잘 해낸다면 연기적으로 스펙트럼이 더 넓어지고, 보는 시야도 달라질 테니까 기대가 커요."

이런 이이경이 가장 하고 싶은 역할은 영화 '황해'의 하정우가 맡았던 구남 같은 캐릭터다. 밑바닥 인생 연기를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실컷 두들겨 맞아도 배가 고프면 무엇이든 주워 먹듯이 본능에 충실한 밑바닥 인생을 제대로 한 번 해내보고 싶은 간절함이 이이경의 마음속엔 가득하다. 아직은 하정우, 이병헌이 너무나 멀게 느껴지고 "멋있다"는 말에도 수줍어 얼굴을 붉히는 신인 연기자지만 연기를 향한 패기와 열정은 그 누구보다 밝게 빛나고 있었다.

"알프스 산정의 하늘이 붉게 빛나는 것, 석양이 지기 전의 마지막 빛을 '알펜 글뤼엔(Alpen gluhen)'이라고 해요. 항상 이 말을 주기도문처럼 외우곤 하는데, 마지막까지 빛을 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대중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 제 목표에요."

[티브이데일리 박진영 기자 news@tvdaily.co.kr/사진=김한준 기자]

이이경| 학교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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