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탁 "'나가수'로 가수인생 총정리..다시 시작이죠"
4년 만에 신곡 발표
(서울=연합뉴스) 이연정 기자 = 1999년 나온 가수 서문탁(본명 이수진·35)의 1집 '아수라(Asura)'는 록 마니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날것'의 느낌마저 드는 허스키한 음색, 풍부한 성량으로 폭풍처럼 몰아치는 샤우팅 창법을 구사하는 여성 로커의 등장이 신선했던 것.
도입부부터 고음을 쏟아내는 타이틀 곡 '사랑, 결코 시들지 않는…'이 특히 화제였다. 이 곡은 대중적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으며 서문탁이라는 이름을 알리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그 후 13년이 흐른 지난해 여름, 서문탁이라는 이름은 다시 한번 화제가 됐다. MBC TV '나는 가수다 2'에 첫 출연해 부른 레드제플린의 '블랙 독(Black Dog)' 무대 때문.
2009년 '빅토리아(Victoria)' 앨범을 끝으로 활동을 중단한 지 3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그는 '블랙 독'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고 결국 연말 가왕전(歌王戰)까지 진출했다.
서문탁이 오는 3월 새 싱글 앨범을 내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한다. 2010년 미국 버클리 음대에 입학해 학사 과정이 1년가량 남았지만, 가수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해보자는 생각에 학업을 잠시 미뤘단다.
최근 을지로에서 만난 서문탁은 "'나가수'는 가수 인생을 총정리하는 계기가 됐다. 내가 왜 가수를 하는지, 내게 음악이란 또 대중이란 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본 시간"이라고 했다.
"가장 기초적인 질문들이지만 한번도 제대로 고민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가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노래하는 데만 치중했던 거죠. '나가수' 출연 기간 한 주 한 주 치열하게 무대를 준비하며 내가 하고자 하는 음악과 대중이 듣고자 하는 음악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봤죠. 앞으로 어떤 가수로 남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요."
그래서, 답은 얻었을까.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답은 아닌 것 같아요. 앞으로 계속 고민해봐야겠죠. 하지만 고민을 '시작'했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웃음)"
'나가수'를 하며 가수로서의 욕심이 살아났다는 그는 지난해 12월 2일 전파를 탄 '가왕전' 6강전에서 탈락한 후 방송 스케줄 몇 개를 더 소화하고서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휴학계를 내고 이삿짐을 쌌다.
현지에서 소개받은 유명 음악 프로듀서와 앨범 작업을 하고 돌아올까도 생각했지만, 어머니 건강이 악화됐다는 소식에 미련을 버렸다. 그렇게 해서 다시 한국에 들어와 앨범 작업을 시작한 게 이달 초다.
새 앨범에는 2-3곡이 담길 예정이다. 서문탁은 "한 곡은 조금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록발라드 계열, 다른 한 곡은 공연 때 신나게 부를 수 있는 '센' 곡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버클리 음대에서의 전공(뮤직 프로듀싱 & 엔지니어링)을 살려 앨범 프로듀싱에도 참여했다.
"이론 공부를 끝내고 막 실습에 들어가려고 할 때 휴학을 해서 아직 믿을 만한 실력은 아니고요.(웃음) 같이 일하는 작곡가 오빠들과 상의해 앨범을 완성하려고 합니다. 차차 자작곡 비중을 늘리는 게 목표에요."
그는 원래 앨범 발매와 동시에 '컴백 콘서트'를 할 예정이었다. 3월 1일을 '디데이'로 잡고 대관도 했지만 티켓 오픈한 지 일주일도 안 돼 취소 결정을 내렸다. 공연 준비 과정에서 제대로 진행이 안 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란다.
"일정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어요. 기획을 맡은 쪽에도 나름대로 사정이 있겠지만 이러다가는 준비에 신경쓰느라 정작 공연을 망치지 않을까 싶었죠. 기다려준 팬들한테는 너무 죄송하지만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서문탁은 "앨범 내고 가능한 한 빨리 다시 공연 준비를 하려고 한다"면서 "이르면 3월 안에, 또는 4월 초에 공연장에서 인사드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짐을 챙겨 돌아오면서 다짐했어요. 앞으로 10년,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 한 번 승부를 걸어보자고 했죠. 올해가 그 시작이에요. 3월에 내는 싱글 앨범을 시작으로 6월, 9월, 12월에 하나씩 계절 음반 개념으로 싱글을 발표하려고 해요. 공연도 두 번 이상은 할 생각입니다."
고교 시절 밴드 활동을 하며 가수의 꿈을 키우던 서문탁은 고려대 사회학과에 재학 중이던 1999년 1집을 내고 데뷔, '사랑, 결코 시들지 않는…'을 비롯해 '사슬' '사미인곡' 등의 히트곡을 냈다.
3집을 낸 뒤 훌쩍 일본 유학을 떠나기도 했던 그는 데뷔 10년차를 맞은 2009년 다시 유학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매너리즘을 극복하고 시야를 넓히기 위한 결정이었다.
"'내가 너무 록에 집착을 하고 있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야를 넓혀볼 필요가 있겠다 싶었죠. 버클리에 가서 다양한 음악을 시도해보고 '내 음악'을 하나 찾아와야겠다는 생각이었어요."
2년 반의 유학 생활은 기초 이론부터 시작해 록, 재즈, 라틴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남미 음악에 욕심이 많이 생겼어요. 알면 알수록 매력적이어서요. 근데 재밌는 건, 그래도 전 결국 록이더라고요. 하하."
서문탁은 "예전에는 고지식한 면이 좀 있었는데 유학 생활을 하며 '오픈 마인드'가 됐다"며 "앞으로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앞으로의 목표는 뭘까.
"스물한 살 때 데뷔를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땐 멋모르고 노래한 것 같아요. 지금부터가 가장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는 시기가 아닐까 합니다. 한국의 여성 로커로 오래오래 기억되고 싶어요. 나아가 전 세계를 누비며 한국 록을 알리는 게 꿈입니다."
rainmak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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