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이야기]전체 여성인구의 1%가 성매매 종사?

입력 2013. 1. 23. 11:41 수정 2013. 1. 2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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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의 성매매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 수는 약 27만명이다. 전체 여성인구(통계청 2013년 장래인구추계 기준 2508만7000여명)의 약 1.07%가 성매매에 종사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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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만명'의 출처는 2007년 여성부의 성매매 실태조사다. 당시 여성부는 전업형 성매매 업소(집결지)에서 일하는 숫자를 3644명, 겸업형 성매매 업소(단란주점 등)에 있는 여성을 약 14만7000명으로, 인터넷 성매매나 기타 방식의 성매매를 하는 여성을 약 11만8000명으로 추산했다. 3년이 지난 2010년 성매매 실태조사에서 여성부는 성매매여성 수를 약 14만2000명으로 추산했지만, 이 조사에는 인터넷 성매매, 변종 성매매, 해외 성매매 여성 숫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어떨까. 성매매 합법화 추세가 강한 유럽에서는 비교적 상세한 통계자료를 구할 수 있다. 성매매 이주여성의 건강권을 옹호하는 단체이자 유럽연합(EU)의 지원을 받는 TAMPEP는 2009년 EU 유럽 주요 국가의 성매매 종사자 수를 발표한 바 있다. 한국의 여성부가 '성매매 여성'을 집계한 것과 달리 TAMPEP의 조사에는 남성, 트랜스젠더도 포함됐다.

실제로는 더 많을 수도

이 조사에 따르면, 유럽에서 성매매 종사자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독일이었다. 독일에서는 약 40만명이 성매매에 종사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인구 대비 0.49%에 해당한다. 성매매 집결지를 금지한 대신 개인적 성매매를 합법화한 영국·이탈리아·프랑스의 성매매 종사자 규모는 인구 대비 비율로 0.045~0.127%였다. 성구매자에 한해서만 불법화한 스웨덴과 노르웨이의 성매매 종사자 비율은 약 0.007~0.066%로 나타났다.

성매매 연구자들과 반성매매단체 활동가들은 '27만명'이라는 숫자 역시 정확한 것은 아닐 수 있으며, 실제로는 이보다 더 큰 규모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은 법적으로 성매매 업소를 등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태조사도 완벽한 자료로 보긴 어렵다. 실제로는 더 많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나영 교수는 한국의 근현대사 과정에서 성매매를 당연시하는 문화가 생겨났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근대적 성매매는 일본이 만들어놓은 공창제에서 시작됐고, 이것이 미군 기지촌으로 이어졌다. 군사정권 때는 국가가 기생관광을 묵인하는 등 사실상 포주 역할을 했고, 기업에서의 성접대 문화가 정착됐다"며 "이런 과정에서 남성의 성적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 여성의 몸은 언제나 접근가능하다는 인식이 뿌리내렸다"고 말했다.

신상숙 서울대 여성연구소 교수는 폭력과 빈곤에 놓인 여성들이 성매매에 유입되기 쉽다며,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정책이 없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특단의 해결책을 생각해내기보다 성매매의 문턱에 와 있는 여성들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지속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 백철 기자 pudmaker@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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