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사병 "힘들다" 3개월간 호소했지만 軍 무시.. 끝내

2013. 1. 16.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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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부대에서 성 정체성 문제로 고민하던 병사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살 전 해당 병사는 국방부 등 상급기관에 여러 차례 고민을 호소하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시민단체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지난 7일 육군 모 부대 A(24) 일병이 야간근무를 마친 뒤 지하 보일러실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현장에는 자신의 동성애 성향과 이로 인한 부대 적응 문제를 고민하는 내용의 A4 용지 16장 분량의 메모가 놓여 있었다.

문제는 A 일병이 최소 열흘 전부터 여러 차례 자살 징후를 드러냈고 이런 사실이 소속 지휘관에게 보고됐지만, 자살을 막을 만한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는 점이다.

A 일병은 지난해 12월 정기휴가 때 복귀일보다 하루 늦은 27일 부모와 함께 귀대했다. 조사 과정에서 A 일병은 "26일 집에서 나와 집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자살하려다 포기했다"면서 "17살 때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 2~3차례 자살을 시도한 적도 있다"고 진술했다.

이에 앞서 A 일병은 지난해 11~12월 5차례에 걸쳐 국방부 '생명의 전화'에 인터넷과 전화 상담을 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30일에는 실명을 밝히며 "부대 복귀 직전 자살 시도를 했다고 부대에 이야기했지만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상담관은 해당 내용을 바로 소속 대대장에게 알렸다. 이후 대대장과의 면담에서 A 일병은 "부모님이 모르니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고, 대대장은 이를 받아들여 부모에게 알리지 않았다.

국방부 부대관리훈령에 따르면 자살 우려자로 분류된 병사는 정신과 군의관 상담 및 진료를 받도록 돼 있다. 자해 등 심각한 위협이 있다고 판단되면 군 병원에 입원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A 일병은 정신과 군의관 등을 만날 기회가 없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군 자살예방 종합시스템이 마련돼 있지만 실제 긴급 상황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면서 "부대 내 자살예방 전문가 확충 및 즉각적인 군 병원 호송 등이 가능하도록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종민 인제대 서울백병원 정신과 교수는 "자살 시도는 가장 명백하고 위험한 자살 징후"라면서 "해당 병사에게 전문가 투입 등 즉각적인 조치가 취해졌어야 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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