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성매매 무조건 반대.. 현실 보니 180도 바뀌더라"
"자발적으로 성매매에 나선 여성들은 성적 자기 결정권을 행사한 겁니다. 성인이 된 여성이 스스로 결정한 행위를 법으로 처벌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김강자 (68· 사진) 한남대 경찰행정학과 객원교수는 자발적 성매매에 나선 여성을 처벌하는 것이 위헌 소지가 있다는 법원 판단에 "환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교수는 서울 종암경찰서장으로 재직하던 2000년 관내에 있던 속칭 '미아리 텍사스' 단속에 나섰었다. 당시 경찰서장이 직접 집창촌을 돌며 단속 활동을 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김 교수는 "내가 나선 것은 미성년자 성매매와 성매매 여성에 대한 감금과 폭행 등 인권유린 때문"이라며 "성매매하는 여성을 처벌한 것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속 결과 성매매 여성이 부당한 대우나 폭력을 당하지 않게 됐다"며 "당시 미아리 텍사스는 성매매 여성이 성적 자기 결정권을 사용하고, 관(官)에서 이를 관리하는 일종의 공창제 시행 구역과 같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나도 처음엔 성매매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무조건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집창촌 등의 현장을 보고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14세 고아가 돼 낯선 남자에게 끌려가 나이 20세에 세 아이의 엄마가 된 여자가 있었어요. 남편은 도망갔지요. 그 여성이 어떤 일로 세 아이를 먹여 살릴 수 있겠어요?" 김 교수는 "그 여성이 생계를 위해 스스로 선택한 일이 성매매일 뿐"이라며 "그것을 법으로 막는 것은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고, 생계유지를 법으로 막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성매매를 인권 문제와 연관시키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를 명확히 했다. 김 교수는 "인권을 중시하는 대표적인 나라 프랑스에서 성매매의 호객과 알선 행위는 불법이지만, 성을 파는 여성을 처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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