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화학적거세' 명령에 찬반논란 다시 불붙어

2013. 1. 3. 16:4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효과 뚜렷..적극 적용해야" vs. "인권침해 심각..효과도 의심스러워"

"효과 뚜렷…적극 적용해야" vs. "인권침해 심각…효과도 의심스러워"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김지헌 기자 = 법원이 3일 미성년자 성폭행범에게 성충동 약물치료(화학적 거세)를 처음으로 명령하면서 화학적 거세를 둘러싼 논란이 되살아나고 있다.

찬성하는 쪽에서는 성범죄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하지만, 시민단체와 법조·의학계 일부에서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준비도 충분치 않다며 우려하고 있다.

화학적 거세 찬성론자들은 성욕을 낮춰 성범죄를 줄일 수 있다는 '실효성' 측면을 주로 강조한다.

임명호 단국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성욕과잉 환자 3명에게 약물을 적용한 결과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윤리적 문제와 비용의 문제만 극복한다면 성범죄 근절 차원에서 화학적 거세를 적극적으로 적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우종민 인제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화학적 거세는 심각한 성폭력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회적 대안"이라며 "충분히 시도할 가치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화학적 거세가 성범죄의 만병통치약처럼 여겨지는 것을 우려하는 이도 있다.

이웅혁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화학적 거세가 유일한 성범죄 방지대책인 것처럼 접근하는 방식은 경계해야 한다"며 "화학적 거세는 다른 정책과 같이 시행돼야만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외국의 경우처럼 성범죄자의 양형을 평균 징역 30년 정도로 하면서 화학적 거세를 수용하는 수형자에게 징역의 75%를 감형해주는 방안도 고려해봄직 하다"고 제안했다.

화학적 거세가 전자발찌 부착, 인터넷 신상정보 공개 등 다른 성범죄 재발 방지책과 중복적으로 적용되면 인권을 지나치게 제한하게 된다는 주장도 있다.

이경환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세 가지를 모두 시행하는 나라는 미국의 몇개 주를 제외하면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이날 표씨에게 선고된 징역 15년, 성충동 약물치료 3년, 전자발찌 부착 20년, 정보공개 10년은 사회 복귀를 포기하게 만들 만큼 어마어마한 형벌"이라고 우려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김덕진 사무국장은 "과도한 인권침해"라며 "성범죄를 억제하지 못하면서 보여주기에 지나지 않는 제도"라고 혹평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수단에 국가가 재정을 투여해 국민의 신체자유를 건드리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이번 판결로 화학적 거세 선고가 남발될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성욕이 성범죄의 유일한 원인이 아닌 만큼 단순히 성욕을 저하하는 화학적 거세는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김미순 천주교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상습적인 성범죄자는 성적 충동만으로 성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거의 습관성"이라고 지적했다.

박주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변호사는 "성범죄는 여성을 하나의 수단으로 취급하는 성문화와 신고를 주저하게 하는 사회적 분위기 등이 주원인이지 특정인의 성욕은 주된 원인이 아니다"고 말했다.

사이버 공간에서도 화학적 거세 명령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법원의 화학적 거세 첫 명령 소식은 단숨에 주요 포털사이트 많이 본 뉴스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고, 트위터에서도 트윗과 리트윗이 이어지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look****는 "인권? 성폭행범 인권이랑 강간당한 피해자 인권 중 어떤 게 더 소중하지?"라고 썼고, jumi****는 "오늘 소식이 상습 성폭행범에게 전달돼 범죄 예방에 기여하기를 기대해본다"고 적었다.

반면 "죄 지었다고 거세하고 사형시키고... 너무 가혹한 거 아닌가"라는 누리꾼(pegy****)도 있었다.

ksw08@yna.co.kr

jk@yna.co.kr

올해 공무원 보수 총액기준 2.8% 인상

황신혜·심혜진 등, MBC '배우들' 공동 MC

국정원 여직원, 진보성향 웹사이트 글에 '찬반 표시'

< 프로농구 > KCC, 김효범 영입 효과 톡톡

올해 공무원 보수 총액기준 2.8% 인상(종합)

< 연합뉴스 모바일앱 다운받기 >

< 포토 매거진 >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