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안에서 집단성폭행당한 印 여성 끝내 사망

유세진 2012. 12. 2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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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AP/뉴시스】유세진 기자 = 뉴델리의 버스 안에서 집단 성폭행당하고 심하게 구타당한 뒤 길가에 버려졌던 인도 여성이 29일 끝내 사망했다.

이 여성은 뉴델리에서 열흘 간 치료를 받다 보다 나은 치료를 위해 27일 싱가포르로 이송됐었다.

이 여성의 집단 성폭행 피해는 인도에서 여성에 대한 성폭력 방지 요구 목소리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인도에서는 매일 수 천 명의 여성이 성폭력에 시달리고 있지만 대부분은 신고조차 되지 않고 있다.

그녀를 치료해온 마운트 엘리자베스 병원의 케빈 로 병원장은 "그녀는 가족들과 인도 대사관 관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 여성이 싱가포르로 이송됐을 때 이미 상태가 너무 악화돼 있었으며 신체와 뇌에 입은 심한 부상으로 장기들이 제 기능을 잃어 상태가 계속 나빠졌다며 의료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를 되돌릴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지난 16일 남자친구와 영화를 본 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에 탔다가 6명의 남성에게 버스 안에서 심한 구타와 함께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길가에 버려졌다. 범인들은 그녀를 성폭행한 뒤 쇠꼬챙이를 그녀의 몸에 쑤셔넣기까지 해 그녀의 장기들이 심하게 손상됐다.

이 같은 끔찍한 범행은 인도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여성들을 성폭력으로부터 보호하고 성폭행범들을 사형에 처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가 연일 이어졌다. 인도에서는 현재 성폭행범에 대해 최고 무기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아직도 성폭행을 당한 여성 자신이 피해에 책임이 있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가족들이 조롱거리가 된다는 이유로 피해 사실을 신고조차 하지 못하게 강요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용기를 내 경찰에 성폭행 피해 사실을 신고해도 경찰은 수사에 미온적으로 대응해 성폭행범을 체포하기까지는 수 년이 걸리는 게 보통이다. 26일에는 지난달 집단 성폭행을 당한 17살의 소녀가 경찰에 이를 신고했다가 고소를 취하하고 범인 가운데 한 명과 결혼하라는 경찰의 압력에 좌절해 독극물을 먹고 자살하는 사건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성폭행 사건이 큰 파장을 일으키자 그녀를 성폭행한 6명의 남성들은 즉각 체포됐다.

성폭행에 대한 인도 내 여론은 여성들에게 너무 비우호적이어서 정치인들이나 여론 주도층들마저 여성들이 밤에 외출해서는 안 되며 성욕을 자극하는 복장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할 정도이다.

dbtpwl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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