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날 여의도서 게릴라 단체미팅 '솔로대첩'에 경찰 긴장

배민욱 입력 2012. 12. 23. 05:01 수정 2012. 12. 2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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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솔로'들의 게릴라 단체미팅이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대규모로 벌어질 예정인 가운데 경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규모 인원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성추행과 소매치기 등 각종 범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솔로대첩의 열풍은 이렇게 시작됐다. '님이연애를시작하셨습니다(님연시)'라는 누리꾼은 지난달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솔로대첩'을 알리는 글이 올렸다.

이 글은 곧 누리꾼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인터넷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참가신청이 폭주하자 당초 광화문광장에서 열리기로 했던 행사 장소가 여의도 공원으로 변경되기도 했다.

참가 방법은 간단하다. 24일 오후 3시 남자는 흰색, 여자는 빨간 옷을 입고 여의도공원에 모인다. 이후 줄을 맞춰선 남녀가 따로 모여 있다가 사회자의 지시에 따라 서로 교차하면서 짝을 선택한다.

이날 손이 잡히면 '짝'이 되는 것이 원칙이다. 거절할 수도 있으나 여성이 먼저 손을 잡았을 경우에는 예외없이 '짝'이 돼야한다.

'솔로대첩'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뜨겁다. 20대 대학생과 30대 직장인들은 이번 기회에 솔로의 외로움을 달래겠다며 너도 나도 참여하겠다는 의욕을 불태웠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등 전국 15개소에서 4만3000여명이 솔로대첩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60만명이 관련 내용을 조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순탄할 것만 같았던 솔로대첩이 위기를 맞았다. 바로 행사장인 여의도공원측이 행사를 허락하지 않은 탓이다.

이유는 이랬다. 여의도공원 자체가 시민을 위한 공간이라는 점 때문이다. 과도한 기업 후원이나 홍보성 행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점도 솔로대첩을 가로막았다.

그러나 행사 최초 제안자인 누리꾼 '님연시'가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솔로대첩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행사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솔로대첩이 개최됨에 따라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바로 경찰이다. 인파가 한꺼번에 몰릴 가능성이 높아지자 각종 범죄와 안전사고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 탓이다.

특히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겨울방학을 맞은 중고교 학생들도 참여할 것으로 보여 행사가 자칫 탈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찰은 솔로대첩 행사로 인해 엄청나게 많은 인원이 동시에 모인다면 각종 범죄를 사전에 방지할 대책을 세우기가 마땅치 않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행사장에서는 어김없이 크고작은 각종범죄와 사고가 기승을 부렸다. 월드컵 거리응원전을 비롯해 국가적인 대규모 행사에서 경찰은 언제나 범죄·사고와의 전쟁을 벌였다. 하지만 생각만큼 뿌리를 뽑기에는 역부족인 것이 사실이다.

일단 경찰은 솔로대첩과 관련해 범죄예방과 청소년 선도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행사장주변에 경찰병력을 배치시켜 범죄를 사전에 차단시키고 순찰차를 분산 배치해 신고 접수시 신속히 출동시킬 방침이다.

또 행사전에 청소년 계도활동으로 비행을 예방하고 완전 해산시까지 배치된 경철병력을 활용해 청소년 운집지역 등을 지속적으로 순찰할 계획이다.

음주·흡연 등 불량행위 소년에 대한 적극적인 계도와 가출청소년 발견시 보호자 인계나 청소년 쉼터 등과도 연계해 선도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여의도공원에서 솔로대첩이 열릴 것으로 보고 성추행과 소매치기 등에 대비해 순찰조를 운영하고 형사들을 배치해 범죄를 예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엄청나게 많은 인원이 동시에 모인다면 각종 범죄를 사전에 방지할 대책을 세우기가 마땅치 않아 어려움이 있다"며 "매우 고민스럽다"고 털어놨다.

mkba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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