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봉 성탄트리 점등마라"..군사충돌 무서워

김정환 입력 2012. 12. 21. 17:54 수정 2012. 12. 2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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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국방부가 서부전선 최전방인 경기 김포시 애기봉에서 성탄트리 등탑 점등 행사를 열기로 했다. "서울 영등포교회에서 7일 애기봉 등탑 점등행사를 요청해 왔다. 장병들의 종교 활동 보장 차원에서 22일 등탑 점등식을 개최하고 내년 1월2일까지 점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지역, 종교, 사회단체들이 21일 서울 용산 국방부 앞에서 반대의사를 주장하고 나섰다.

앞서 지난 10월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 역시 애기봉 등탑 점등을 군 당국에 신청했으나 북한 도발을 우려하는 지역 주민들과 남북갈등을 조장한다고 반발하는 시민단체들을 감안, 취소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이날 오후 김영주 총무와 화해통일위 조헌정 위원장 명의로 성명을 발표하고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애기봉 성탄 트리 점등 행사를 국방부가 허락했다는 보도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애기봉은 군사분계선으로부터 1㎞도 안 되는 최전선 군사지역으로서 그곳에 설치하는 대형 성탄 트리는 북한 지역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설치를 요청한 교회는 성탄의 은총이 북녘 동포들에게도 함께 하시기를 원하는 마음을 담았겠으나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받아들이는 쪽에서 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선하게 전달될 수 없다는 점을 숙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회협은 "올해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을 하지 않는 것으로 이미 언론에 보도됐는데 대선 직후, 성탄절을 며칠 앞두고 갑자기 국방부가 또 다른 교회의 신청을 받아들여 점등식을 하기로 한 것은 매우 의아스러운 결정이다"며 "대선 이후 평화적 남북 관계를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갈등의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특히 "애기봉 성탄 트리 점등이 남한에서 보면 그리스도의 탄생을 알리는 축복의 행사가 될 수 있다하더라도 북한이 이것을 심리적 전술로 간주하고 군사적 타격을 하겠다고 밝힌 상황임에도 국방부가 성탄 트리 점등을 허용하는 것은 북한과 군사적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것과 같다"고 해석했다.

교회협은 "성탄 트리 점등을 신청한 모 교회는 이를 즉시 철회해야 하고, 그러지 않을 경우 한반도 평화와 지역 주민의 안전을 도모해야하는 책임을 지닌 국방부는 남북간 군사적 충돌을 유발시킬 수 있는 위험한 사안임을 분명히 인지하고 이를 즉각 취소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a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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