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디펜딩 챔피언 마이애미, 그 이유는?

이동환 객원 기자 2012. 12. 9.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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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을 앞두고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팀은 단연 디펜딩 챔피언 마이애미 히트였다. 비시즌동안 레이 알렌, 라샤드 루이스를 영입하며 전력을 더욱 공고히 한 마이애미에게 많은 전문가들이 표를 던졌다. 하지만 시즌 개막 40여일이 지난 현재, 마이애미는 예상외의 부침을 겪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현재 마이애미는 12승 5패를 기록하고 있다. 뉴욕 닉스에 한 경기 반 뒤진 동부지구 2위. 이것만 보면 그리 나쁘지는 않다. 지난 시즌 첫 17경기에서도 마이애미는 12승 5패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안을 자세히 보면 지난 시즌과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경기 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얘기다. 가장 달라진 점은 수비다. 지난 시즌 마이애미는 경기당 평균 92.5점을 실점했는데, 리그 30개 팀 중 4번째로 적은 수치였다. 르브론 제임스, 셰인 베티에, 드웨인 웨이드, 마리오 차머스 등 뛰어난 수비력을 지닌 선수들의 압박 능력이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효과를 발휘했고, 덕분에 마이애미는 2005년 이후 7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되찾을 수 있었다. 스몰라인업에서 나오는 스피드와 활동량,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수비 농구는 지난 시즌 마이애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헌데 우승을 차지한지 단 6개월 만에 마이애미의 그 수비력이 실종됐다. 현재 마이애미는 경기당 평균 100.6점을 실점하며, 이 부문에서 리그 30개 팀 중 25위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 시즌에 비해 무려 경기당 8.1점을 더 내주고 있는 셈이다.

무너진 수비는 시즌 초반부터 마이애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시즌 개막 두 번째 경기인 뉴욕 원정 경기에서 20점 차 대패를 당하며 디펜딩 챔피언의 체면을 구기는가 하면, 지난달 12일 멤피스 원정에서도 18점 차로 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30일 샌안토니오와의 홈경기에서는 팀 던컨, 마누 지노빌리, 토니 파커, 대니 그린, 카와이 레너드가 결장한 샌안토니오에게 경기 막판까지 끌려 다니다가 힘겹게 역전승을 거뒀다. 이달 5일에는 리그 최하위 워싱턴에게 시즌 2승을 선물해줬고, 7일에는 카멜로 앤써니가 결장한 뉴욕에게 홈에서 20점 차 완패를 당했다. 지금 언급한 5경기에서 마이애미는 모두 100점 이상을 실점했다.

그렇다면 올시즌 마이애미의 수비가 무너진 원인은 무엇일까?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무한 스위치 수비가 통하지 않고 있고, 로테이션 수비가 엉망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마이애미는 무한 스위치 수비로 큰 재미를 봤었다. 대인방어 시에 상대팀이 스크린을 통한 2대2 게임을 시도하면, 예외 없이 스위치를 해버렸고, 스몰라인업에서 4번으로 뛰는 르브론 제임스, 셰인 베티에가 상대 가드들을 봉쇄해버렸다.

마이애미의 무한 스위치 수비는 파이널에서 더욱 큰 효과를 봤다. 러셀 웨스트브룩, 제임스 하든, 케빈 듀란트의 공격력에 의존하는 오클라호마시티는 매 경기 마이애미의 무한 스위치 수비와 앞선 압박에 시달려야 했다. 결국 이는 시리즈를 좌우하는 요소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올시즌은 상황이 달라졌다. 마이애미의 무한 스위치 수비를 상대팀들이 역으로 이용하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일에 열렸던 마이애미와 뉴욕의 경기가 대표적인 예이다. 이날 뉴욕은 크리스 보쉬와 유도니스 하슬렘이 르브론 제임스, 셰인 베티에에 비해 가로 수비가 약하다는 점을 이용했다. 2대2 게임으로 마이애미 선수들이 스위치 수비를 하도록 유도한 후, 의도적으로 보쉬와 하슬렘이 펠튼을 막도록 했다.

뉴욕의 이 전략은 완벽히 적중했다. 이날 펠튼은 3점슛 6개 포함 무려 27점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하슬렘과 보쉬를 앞에 두고 스피드를 이용해 돌파를 해버리거나 기습적으로 슛을 던져 올린 득점이 대부분이었다. 펠튼이 마이애미 수비진을 휘젓고 다니자 마이애미는 르브론 제임스를 펠튼에게 붙였다. 하지만 이에 뉴욕은 곧바로 2대2 게임을 시도해 마이애미가 스위치를 통해 제임스 대신 빅맨이 펠튼을 막도록 유도했다.그리고 펠튼은 마이애미 빅맨들을 가볍게 농락하며 활약을 이어갔다. 마이애미의 에릭 스포엘스트라 감독은 경기 끝까지 이러한 무한 스위치 수비만을 고집하다가 결국 후반에는 별다른 힘도 못 쓰고 홈에서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로테이션 수비도 문제다. 여기에는 새로 영입한 선수들의 영향이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 시즌 마이애미는 마이크 밀러를 제외하고는 로테이션 수비가 느린 선수가 없었다. 하지만 올시즌에 영입한 레이 알렌과 라샤드 루이스는 노장에다가 발이 느려 로테이션 수비에서 자주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물론 알렌은 공격에서 르브론 제임스와 최고의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알렌은 올시즌에만 클러치 3점슛을 몇 차례나 터트렸다. 하지만 수비에서 그만큼 손해 보는 것도 사실이다. 볼 흐름이 좋은 팀에게는 조금만 발이 느려도 무너지는 것이 로테이션 수비인데, 올시즌 마이애미의 벤치에는 발 느린 선수들이 많아 수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공격은 관중을 부르지만 수비는 승리를 부른다(Offense sells tickets, defense wins championships)' 스포츠 팬이라면 누구나 아는 명언이다. 지난 시즌 마이애미는 분명 승리를 부를 수 있는 팀이었다. 하지만 올시즌 마이애미는 현재까지만 보면 승리를 부를 수 있는 수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마이애미의 수비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 사진 - 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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