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도·최율미 아나운서, 용인세트장으로 좌천

2012. 12. 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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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부장급 인사 대거 승진…파업 참가자들, 교육 연장 및 타부서로 전보 조치

[미디어오늘 이재진 기자]

MBC 경영진이 국장 부장급 인사를 대거 승진시키고, 파업 참가자들에 대해서는 타 부서로 전보 조치하거나 교육명령을 연장시키는 인사를 단행했다.

김재철 사장 충성파는 보은인사

MBC는 7일로 인사발령을 내면서 국장 부장급 인사 85명을 보직 및 전보 시키고 교육명령을 받은 인사 32명을 전보 조치했다. 특히 한학수 PD 등 이미 3개월 교육명령을 마친 34명에 대해서는 오는 2월 9일까지 교육명령을 연장시켰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충성파 인사에 대해서는 승진이라는 상을 주고 파업 참가자들에 대해서는 원직에 복직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보복성 징계를 조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국장-부장급 인사는 김지은 아나운서를 기획국 정책협력부장에서 기획국장으로 승진했다. 이현숙 시사제작국 시사제작4부장과 김도인 글로벌사업국 부국장도 특보로 승진했다.

자동 정보 수집 프로그램 설치로 사찰 논란을 일으켰던 '트로이컷' 프로그램 책임자였던 차재실 정보콘텐츠실장도 경영지원국 부국장으로 승진했다.

윤길용 편성국장을 포함한 14명의 인사들이 'CEO 준비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경영지원국 인사부로 발령이 난 것도 MBC임원에 앉히기 위한 예비 단계로 풀이된다. CEO 준비교육은 MBC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신설한 것인데 교육을 마친 인사들은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MBC 관계회사의 임원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

노조 관계자는 "CEO 준비교육이라는 허울 좋은 가짜교육을 만들어 자리를 만들어 준 다음 보직자들의 사리사욕을 이용해 충성경쟁을 시키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라디오제작국장으로 발령 받은 김동효 기획국장의 발령소식에 라디오 PD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국장은 10여년 전 라디오제작부서에서 회사경영파트로 직종을 변경한 뒤에 초고속 승진을 하고 지난해는 특히 논란이 일었던 '소셜테이너 출연 금지' 조항을 만든 인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일부 라디오 PD들은 MBC 경영진이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손보기 위해 김 국장을 라디오 제작 부서로 보냈다며 제작자율성이 위축될 것이고 우려하고 있다.

▲ 김재철 MBC 사장©연합뉴스

반면 신권철 라디오제작국장은 감사국으로 전보 조치됐다. 신 국장은 파업 당시 조합원들과 소통을 중시하면서 조직 안정화에 노력을 기울였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번 인사에서 좌천된 것으로 해석된다.

김현종 시사제작국장과 김철진 교육제작국장이 서로 자리를 바꿔 인사 이동을 한 것도 눈에 띈다.

MBC노조의 한 관계자는 국장 부장급 인사에 대해 "파업에 참가하지 않았던 90년대 젊은 충성파 인사들을 전진배치시키고, 보직자들 중에서도 충성도를 가려서 한 인사 조치"라고 분석했다.

파업 참가자는 "교육 더 받아라"

반면 파업 참가자들은 타부서로 전보 조치를 당하거나 3개월 교육연장 조치를 받았다.

전보 조치 인사 32명 중 최현정 아나운서는 사회공헌실로, 김범도, 최율미 아나운서도 용인 드라미아 세트장으로 전보됐다. 박소희 기자는 서울경인지사 제작사업부로 전보 조치됐다.

손미경, 김봉근 스포츠 PD의 경우 부당전보소송을 제기하자 MBC 경영진은 교육명령 조치를 내렸는데 이번에 또 다시 타부서인 용인드라미아개발단으로 전보 조치시켰다.

김범도 MBC아나운서(왼쪽) 최율미 MBC아나운서(오른쪽)

특히 3개월간 교육명령을 받은 인사 34명을 또다시 3개월 교육명령을 내려 이들은 6개월간 원직에 복귀하지 못하게 됐다. 교육명령 연장을 받은 인사로는 한학수, 이우환, 오동운 PD, 김희웅, 이세옥, 이호찬, 장준성, 이남호 기자, 김정근 아나운서 등이다.

3개월 연장 교육 명령 조치를 당한 한학수 PD는 "저 같은 경우 대기발령 3개월, 교육발령 3개월 또다시 3개월 교육명령을 받은 것"이라고 전했다.

한학수 PD는 "신천 교육대는 한국 언론사상 처음있는 일로 기록될 만한 사건인데 또다시 연장을 시켰다"면서 "신천 교육대는 재교육이라던지 경영상의 이유와는 전혀 무관하게 순전히 제작일선에서 PD와 기자, 아나운서를 고립시키고 배제시키려는 조치이다. 이번 교육명령 연장 조치는 이번 대선에 결합시키지 못하도록 정치적 의도가 담긴 조치라는 것을 실토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학수 PD는 국장 부장급 승진 인사에 대해 "김재철 사장을 향한 충성그룹 인사에 대해서는 CEO 준비교육을 시키는 등 전체적으로 충성파에 대한 보은 인사"라면서 "김재철 사장이 대선이 끝나고 수명이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최대한 시혜를 베푸는 '떨이' 인사"라고 비난했다.

MBC 홍보국 김태형 정책홍보부장은 이번 인사에 대해 "MBC 경쟁력 회복을 위한 인사 조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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