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비엔제이, 더이상 '얼굴없는 가수' 아니랍니다(인터뷰)

김예나 2012. 11. 2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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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예나 기자] '얼굴없는 가수'였다. 가창력으로 승부를 띄우겠다는 전략이었다. 의도는 전달됐으나, 대중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방송활동을 자제하니 노래만 유명해졌다. 여성그룹에게 아무렇지 않게 '못생긴 가수'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그룹 가비엔제이(Gavy NJ)를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다.

2005년 데뷔한 가비엔제이는 꾸준히 앨범을 발표했다. 목소리가 담긴 노래만 100곡이 넘는다. 데뷔 당시 막내였던 멤버 노시현은 2012년, 활동 8년차가 되면서 리더를 맡았다. 올해 초 제니와 건지를 새 멤버로 영입하며 가비엔제이는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 새 단장 마치고 '이쁘네요'

"팀원이 교체된 지 1년이 안됐지만, 다행히 호흡이 잘 맞는다. 그룹 활동을 하다보면, 사이가 안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우리 셋은 성격이 다르다보니 서로에 대한 배려로 다툴 일이 없다. 여자끼리는 시기 질투가 있을 수 있는데, 우리는 천만 다행이다."

합류한 멤버 제니와 건지는 "예쁘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하지만, 걱정도 된다. 워낙 외모가 출중한 걸그룹이 많아서 그들을 보면 '우리는 노래를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건 노래야'라고 최면을 건다. 순간 반성도 하게 된다"며 수줍게 웃었다.

가비엔제이의 변신한 이미지를 대변하듯 신곡 제목이 '이쁘네요'다. 정작 노래는 슬프다. 우연히 길을 걷다가 헤어진 남자친구와 마주쳤다. 하필 그의 곁에는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 듯 보이는 여자친구가 있다. 자신보다 그 여자가 '이쁘네요'라고 혼잣말을 내뱉는 상황이다.

"녹음을 앞두고 노래 연습할 때 가사에 집중하다보니 문득 서러워졌다. 연습을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슬펐다. 하루종일 우울한 기분으로 지냈던 적도 있었다. 내 얘기는 아니었지만, 그 순간 몰입됐다. 무대 위에 올라서도 눈물이 날 것 같아 걱정이다. 여자의 마음은 다 비슷하지 않을까."

◆ 사랑도 추억도 '이쁘네요'

사랑과 이별의 경험을 차례로 겪은 가비엔제이 멤버들에게도 '이쁘네요'라고 말했던, 비슷한 상황이 있었던 것일까.

노시현은 "헤어진 남자친구와 정면에서 마주쳤다. 돌아갈 수도 없었다. 그 자리에 멈춰서서 펑펑 울었다. 지나쳤던 남자친구가 다시 돌아와 나를 달래줬다. 그렇게 사랑을 다시 시작했던 적도 있다"며 빙그레 웃었다.

제니는 "직접 마주친 적은 없었다. 헤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친구의 미니홈피를 찾아 본 적이 있다. '이쁘네요' 가사처럼 예쁘고 어린 여자친구가 생겨서 깜짝 놀랐다. 나 때문에 힘들어할 줄 알았는데 괘씸했다"고 섭섭했던 기억을 꺼냈다.

건지는 "길을 걷다가 우연히 식당에서 맛있게 고기를 먹고 있는 전 남자친구를 목격했다. 순간 기분이 나빴다. 당시에는 연락을 못하고, 나중에 전화해서 '고기가 그렇게 맛있냐?'고 따졌다. 그러자 '엄청 맛있다'고 했다"며 허탈해 했다.

◆ 가비엔제이도 '이쁘네요'

가비엔제이는 그룹 결성 당시부터 노래와 가창력을 우선시했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그 부분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노시현은 "얼굴없는 가수로 이미지가 굳혀졌고 그대로 따르게 됐다. 전 멤버 언니들이 예뻤지만, 일부러 외모를 가꾸지 않았다. 사진도 제일 못나온 것들로 선택했다. 못생겼을 때 노래를 더 잘 할거라는 기대를 갖는다는 선입견대로 움직였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어느덧 가비엔제이가 데뷔 8년차를 맞았다. 하지만 발표한 곡 수에 비해 대외적인 활동은 많지 않았고, 멤버의 개별 인지도도 높지 않다. 새 앨범을 낼 때 마다 "얼굴을 더 알리자"는 목표로 항상 신인의 마음가짐을 갖고 있단다.

"우리다운 노래를 우리만의 소화력으로 보여주고 싶다. 가비엔제이라는 브랜드 자체를 믿을 수 있는 가수가 되려고 한다. 더 이상 '얼굴없는 가수' 가비엔제이는 없다. 대중 곁에서 슬픔과 기쁨을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표현하는 가비엔제이로 마음껏 얼굴을 공개하겠다.(웃음)"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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