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했더니 빚 500만 원" 기증자 쓴소리

입력 2012. 11. 15. 12:07 수정 2012. 11. 1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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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본부 "빚 500만 원 이해안돼..규정대로 지원했다"

장기기증본부 "빚 500만 원 이해안돼…규정대로 지원했다"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장기 기증하는 데 본인 돈까지 들여야 한다면 누가 기증하려 하겠어요? 결국 피해자는 신장 투석환자들이에요."

이영남(54·여)씨는 15일 "좋은 일 하려고 신장을 기증했는데 돌아온 것은 500만원 가량의 빚뿐이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씨는 올해 초 평소 안타깝게 생각하던 신장병 환자들을 위해 신장기증을 하기로 했다.

목포에 거주하는 이씨는 대가 없이 장기기증을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서울과 광주를 오가며 수차례의 검진과 검사를 받았다.

이씨는 지난 10월 17일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자신의 신장 한 쪽을 떼어 신장병환자에게 기증하고 10일 후에 퇴원했다.

그 사이에 이씨의 보호자는 생업과 간병을 위해 수차례 목포와 서울을 오갔다.

좋은 일을 했다는 뿌듯함도 있었지만 배를 10cm가량 째는 수술은 50대인 이씨에게 무리를 줬다.

결국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측의 제안으로 제주도에 있는 라파의 집이란 요양소에서 몸을 회복하기로 했다.

본부 측은 이씨와 보호자의 제주도 왕복 비행티켓을 제공했다.

그러나 제주공항에 내린 이씨는 아직 회복되지 않은 몸을 이끌고 요양소 근처까지 직접 오라는 말을 듣고 화가 났다.

울분은 요양소 생활 내내 계속됐다.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혈액순환을 위해 따뜻한 물로 샤워를 자주 해야 하는데 요양소는 오전에 잠깐만 온수가 공급돼 도저히 목욕을 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결국 이씨와 이씨의 보호자는 사비를 털어 택시를 타고 제주도에서 목욕탕을 찾아다녔다.

목포에서 조그마한 마트를 운영하는 이씨는 수술에서 회복까지 약 보름 동안 일하지 못하고 대신 가게를 봐줄 사람을 고용하기도 했다.

이씨는 그렇게 들어간 차비, 식비, 여행경비, 가게 운영비 등을 합치면 약 500만 원가량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이씨에게 지급한 돈은 수술을 위해 서울과 목포를 오간 차비 29만 9천 원과 한 달 생활비 150만 원이 전부였다.

추가로 들어간 보호자 차비와 식비 등은 모두 이씨 자신이 부담해야 했다.

이씨는 "보름만 투석을 안 하면 생명에 위협을 받는 투석환자들이 안타까워 신장을 기증했지만 장기기증운동본부의 행태에 화가 난다"며 "그런 식으로 기증한 사람에게 알아서 하라고 하면 누가 장기를 기증하려 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측의 한 관계자는 "교통비를 실비로 지급하고 제주도행 항공료와 생활비 그리고 전문 간병인까지 장기기증 본부에서 지원했다"며 "이는 본부 내부의 기금 운영 원칙에 의해서 집행된 것이다"고 밝혔다.

장기기증운동본부 측은 "어떻게 해서 기증자의 사비가 500만 원이나 들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규정 외에 추가로 기금 지급을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최근 광주지역 사랑의 장기기증본부에 일하다 퇴직한 한 관계자는 "이씨의 건과 관련해 서울 본부에 몇 차례 건의했지만 '장기기증자가 자원한 일이니까 모든 추가 비용을 그분들이 부담하게 하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 "내가 주선해 장기기증에 성공한 이씨를 병 문안 가는 것조차 (본부에서) 탐탁지 않아 했다"며 "수술을 했으니 가보는 게 사람의 도리인데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홍보를 위해 인터뷰해라, 본사로 데려와 축하케이크를 받게 하라는 등 회복이 덜 된 이씨에게 무리한 요구를 했다"며 "최대한 공감대가 이뤄져야 장기기증운동이 활발해질 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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