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드' 보다 '처월드' 탓 이혼고민 더!

박민철기자 2012. 11. 1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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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상담자 분석.. '처가와 갈등 탓 결별 고심' 전년比 3배↑

회사원 박모씨는 결혼하며 아내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처가 근처에 신혼집을 얻었다. 그러나 매일 시도 때도 없이 집에 와서 밥 먹고 가라고 부르거나, 주말이면 외손자와 놀아주겠다며 처가 식구들이 찾아오는 통에 쉴 틈이 없다. 특히 장모의 끊임없는 잔소리에 박씨는 최근 '처월드(처가 사람의 세상)'의 고충을 실감하고 있다. 그는 금연·금주하라는 말로 시작해 뚱뚱한 몸을 관리하라는 장모의 핀잔에 주눅이 든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한테는 귀한 자식이었지만 결혼후 장모한테는 딸 괴롭히는 천덕꾸러기가 됐다.

최근 '시월드(시댁 사람의 세상)'나 '처월드'에 휘둘리며 배우자 직계가족과의 갈등으로 이혼을 고심하는 사례가 느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월드'는 결혼한 여성의 입장에서 '시댁 식구','처월드'는 결혼한 남성의 입장에서 '처가 식구'를 가리켜 부르는 말이다.

14일 법률구조법인 대한가정법률복지상담원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상담원이 실시한 이혼 및 부부상담 354건을 분석한 결과 내담자의 18.82%(80건, 복수응답)가 이혼사유로 '배우자 또는 직계존속에게 심하게 부당한 대우를 받아서'를 꼽았다. 이는 전년도 비율(10.08%, 40건)보다 8%포인트 이상 증가한 수치다.

성별로는 여성(19.87%, 63건)이 남성(15.74%, 17건)보다 많았지만 증가율은 남성이 더 컸다. 처가와의 갈등으로 이혼을 고심하는 남성은 전년도 5.61%(6명)에서 15.74%(17명)로 3배 가까이 급증한 데 반해 여성의 경우에는 11.72%(34명)에서 19.87%(63명)로 두 배 정도 늘었다.

상담원 관계자는 "고부 갈등 때문에 이혼을 결심하는 여성뿐만 아니라 처가 왕래가 잦은 사위와 장인·장모 사이의 갈등이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잡코리아 설문조사에서 기혼 남성들은 처갓집에서 듣기 싫은 말 1위로 '다른 집 사위는 아들 같다던데'(25.3%)를 꼽았고, '결혼했으면 독립된 딸의 가정을 인정하기'(15.7%)를 원했다. 게다가 기혼 남성 26.5%는 '원래 남자에게 처가는 부담스러운 존재'라고 했으며, 21.7%는 '처가의 경제적·시간적 요구가 지나쳐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상담원 관계자는 "가족의 핵심은 부부이며 둘이 결정하고 책임질 고유한 영역이 있는데, 친정이든 시집이든 여기에 자꾸 끼어들면 병든 가족이 된다"며 "부모에 맞서 배우자 편을 들 수 없다면 시집도 친정도 당분간 가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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