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오보'에 물러난 BBC 사장

2012. 11. 1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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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전 앵커 성폭행 은폐 이어 정치인 성학대 오보…엔트위슬, 54일`만에

영국 공영방송 <비비시>(BBC)의 조지 엔트위슬(49) 사장이 역사상 최악의 '신뢰성 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취임 54일 만에 사임했다. 고 지미 새빌의 아동성폭행 은폐 의혹을 받았던 간판 시사프로그램 '뉴스나이트'가 이번엔 보수당 거물 정치인을 아동성추행범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방송을 내보낸 게 화근이었다.

그는 10일(현지시각) 사임 성명에서 "사장은 모든 콘텐츠에 최종적인 책임을 지는 편집권자라는 점과, 뉴스나이트가 11월2일 언론의 기준으로서 용납할 수 없는 필름을 방송했다는 점을 고려해 내가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명예로운 일이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뉴스나이트는 2일 1980년대 웨일스 북부의 한 아동보호시설에서 보수당 정치인에 의해 지속적으로 성적 학대를 당했다는 한 남성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방송에서 이 정치인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온라인상에서는 가해자가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측근이었던 알리스테어 맥알파인이라는 추측이 확산됐다. 그러나 피해 남성은 맥알파인의 사진을 확인해보니 내가 아는 가해자가 아니었다며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1990년대 초반 어떤 경찰관이 가해자가 맥알파인이라고 잘못 알려줬다는 주장이었다. 엔트위슬 사장은 대형 오보를 접한 뒤 "비비시 방송이 신뢰의 위기에 직면했다"며 방송 전까지 관련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마리아 밀러 영국 문화장관은 "유감스럽지만 옳은 결정이다. 이처럼 중요한 국가기관에 신뢰성과 대중의 믿음을 회복하는 일은 필수적이다"라고 밝혔다. 일부에선 보수당 내각이 사임압력을 넣었다는 주장도 있지만, 위기의 심각성에 비춰 책임 있는 결정이라는 평가가 방송국 내부에선 많다.

엔트위슬은 1989년 보조 PD로 비비시에 입사했다. 뉴스나이트 등 시사·과학 프로그램의 PD와 편집책임자 등을 지냈고, 비전 담당 이사였던 9월17일 사장으로 선임됐다. 그러나 취임 2주만에 새빌 스캔들이 터졌고, 곧이어 맥알파인 오보 사건으로 전세계적으로 망신을 당했다. 23년 '비비시맨' 경력은 결국 방송국 역사상 '최단명' 사장이라는 불명예로 끝이 났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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