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기 "보면 기분 좋은 배우로 남는 게 꿈"

2012. 11. 4.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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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침' 진행 10주년.."난 복이 많은 사람"

(고양=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연기 경력 30년. 예능 경력 18년.

'원조 탈개맨(탤런트+개그맨)' 조형기(54)의 프로필은 이렇게 요약된다.

1982년 MBC 공채 15기 탤런트로 방송가에 발을 디딘 그는 남다른 입담으로 경쟁이 치열한 예능계에서도 입지를 굳혔다.

예능에서 활약이 두드러지다 보니 어떤 이들에게는 배우 조형기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지난 1일 일산에서 만난 조형기는 "사람들이 좋아해 준다면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내 얘기에 귀를 기울여주고 호응해 주는 게 힘이 된다"며 '원조 탈개맨'으로서 자부심을 내비쳤다.

예능 경력 18년 중 절반 이상을 함께 한 프로그램이 SBS '좋은 아침'이다.

2002년 11월 4일 '좋은 아침'에 합류한 그는 전 MC 정은아에 이어 10주년을 맞은 두 번째 MC가 됐다.

그는 "10년쯤 하다 보니 거의 직장 같다"며 "SBS 직원처럼 눈뜨면 반사적으로 출근하는 기분"이라며 웃었다.

10년을 진행하니 같은 게스트를 서너 번 만나기도 한다.

진행자로서 그는 "출연자들이 '나오길 잘했다'란 보람을 느끼게 해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좋은 아침' 이전 KBS '밤과 음악사이'를 포함해 토크쇼 경력 13년에서 얻은 지론이다.

그래서 게스트가 불편할 만한 이야기는 굳이 끌어내지 않으려 한단다.

"게스트에게 미리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얘기해요. 게스트가 아파할 만한 이야기는 시청자도 그렇게 원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저런 아픔이 있었는데 잘 극복했구나'하는 정도는 얘기할 수 있죠. 출연자들이 있는 그대로 미화 안 하고 얘기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이런 까닭에 '자발적으로 너무 자신을 쏟아내는' 게스트들을 보면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는 "게스트가 감정을 가라앉힐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며 "그럴 때는 이야기를 잘라달라는 사인을 보낸다"라고 밝혔다.

3MC 체제인 '좋은 아침'에서 조형기는 한선교, 정은아, 이재룡, 김승현 등 여러 MC와 함께했다.

그는 "다른 MC들과 한 번도 낯을 붉히거나 서로 싫은 소리를 해 본 적이 없다"며 스스로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불렀다.

정들었던 MC들이 떠날 때는 매번 아쉬웠다.

"그럴 때면 괜히 내가 계속 있는 게 미안했어요. 정은아와 이재룡 씨가 동시에 빠져나가고 저만 덜렁 남았을 때는 난감했죠. 특히 10년을 진행한 정은아 씨가 떠난다니 굉장히 섭섭했어요."

정은아가 떠나고 프로그램의 최고참이 됐지만 그는 여전히 MC석의 가운데 앉지 않는다. 지금의 위치가 가치 있는 자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운데서 MC를 봐달라는 얘기도 있었는데 제 자리가 나름대로 가치 있는 자리라 생각해서 지금껏 고집했어요. 제 자리는 진행이 너무 '다운'되거나 '업'될 때 방향을 잡아주는 자리에요. 저한테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김환, 박은경 아나운서와 호흡을 맞추는 그는 MC 가운데 유일한 연예인이다. 연예인 MC로서 장점은 동질감이다.

"아는 연예인이 나오면 제가 옆에 있어서 든든하다는 얘기를 해요. 아무래도 같이 활동해 봐서 잘 아는 부분들이 있지요. 또 인터뷰를 하면서 '옛날에 그런 게 있지 않았나' 하면서 얘기를 자연스럽게 끌어낼 수 있어요."

그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 2004년 11월 '좋은 아침' 2천회 특집에서 아내와 리마인드 결혼을 한 것을 꼽았다.

당시 결혼 20주년 기념으로 베트남 하노이에서 리마인드 결혼식을 올린 그는 "섭외가 여의치 않아 내가 (주인공을) 떠맡게 됐다"며 웃었다.

기억에 남는 게스트는 방송인 김제동과 '야인시대' 시라소니 역의 배우 조상구다. 당시 제작진은 진솔한 이들의 이야기에 감동해 녹화 중 즉석에서 분량을 2회로 늘렸다.

10년을 진행하다 보니 변화도 실감한다.

그는 "섭외가 많이 힘들어졌다"며 "옛날에는 같은 방송사에서 프로그램을 하면 홍보 차원에서라도 나왔는데 요즘에는 프로덕션과 소속사가 다 따로 있다 보니 섭외하기가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드라마 '사랑과 야망' '완장' '엄마의 바다' 등에 출연하며 연기자로 커리어를 쌓아온 조형기는 1994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 출연하면서 예능인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예전에 탤런트 송년의 밤에서 이덕화, 임채무 형의 뒤를 이어서 사회를 봤는데 재미있게 잘한다는 얘기가 방송국 안에 퍼져 나갔어요. 그래서 드라마도 코믹한 작품을 하기 시작했죠. 전에는 악역을 많이 했거든요. 그때 즈음 '일밤'에서 '이휘재의 인생극장'에 출연해달라는 요청이 왔어요. 그때만 해도 배우들이 예능 출연을 망설일 때였는데 전 나갔죠."

당시 그는 '좌우지 장지지지'라는 유행어를 만들며 세간의 화제가 됐다.

그는 남다른 유머 감각의 뿌리로 어머니를 꼽았다.

"우리 어머니가 아주 재미있으신 분이에요. 아버지(배우 조항)가 일찍 돌아가셨지만 제가 그늘지지 않고 기 안 죽게 키우셨어요. 저를 늘 웃게 해주셨죠. 그런 어머니 밑에서 부족함 없이 자랐어요. 그런 게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이경규, 김용만과 같은 '좋은 동생들'도 그가 오랫동안 방송을 하는 힘이 됐다.

현재 그는 '세바퀴' '황금알'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이다.

예능계 장수 비결을 묻는 말에 그는 특별한 것은 없다면서도 '힘 조절'에 신경을 쓴다고 했다.

"너무 몸으로 까불면 나이 먹어 주책을 떤다는 얘기를 듣기 쉬워요. 조금 까불었다 싶으면 어른스러운 한 마디를 섞어 넣는다든지 해야죠. 그러기 위해서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잘 파악하려고 해요. TV나 신문, 다큐를 보면서 '잡식'을 많이 해요."

한참 어린 아이돌 스타와도 호흡을 맞추기 위해 그는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편하게 인사를 한다며 "내가 다가가는 노력을 해야 그 친구들도 나를 어렵지 않게 대한다"고 말했다.

예능에서 맹활약 중이지만 조형기는 배우로서 본업도 잊지 않는다. 좋은 드라마를 하고 싶다는 꿈을 품고, 1년에 드라마 한 편씩은 꼭 한다.

그러나 예능을 오래하다 보니 할 수 없는 역할이 생긴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단다.

조형기는 "역사 속 인물을 연기하기 힘들어졌다"며 "나는 진중하게 연기하는데 내가 나왔다고 사람들이 웃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누가 자신에게 직업이 뭐냐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배우라고 얘기한다.

"내가 배우를 안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크게 걱정은 안 해요. 그저 나중에 사람들이 조형기라는 배우가 있었다고 기억해 주면 좋겠어요. 사람들에게 보면 기분 좋은 배우로 남고 싶습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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