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으로 '깡통차' 잘 팔린다

2012. 11. 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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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대연 기자]같은 자동차라도 편의 장치가 적어 상대적으로 값이 싼 이른 바 '깡통차'의 인기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주로 젊은 고객들이 많이 찾는 엔트리급(최초진입) 수입차나, 인기가 많은 중형 이상급의 국산차에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1일 한국닛산에 따르면 박스카 큐브의 2개 트림(하위 모델)중 상대적으로 값이 싼 S 모델의 판매 비중이 최근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상위 트림인 SL 모델이 전체 판매의 60%를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S와 SL모델의 비중이 비슷해졌다. 수입차 가운데 가장 값이 싼 큐브는 S모델이 2240만원, SL모델이 2530만원으로 약 300만원의 가격 차이가 난다. S모델에는 16인치 알로이 휠(SL 모델) 대신 15인치 스틸 휠이, 오토 에어컨 시스템 대신 수동 에어컨 시스템이 들어갔으며 내비게이션도 빠져 있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수요 패턴이 바뀌고 있는 만큼 12월에 나올 연식 변경 모델은 트림별 수입 물량 조정 등도 고려해 볼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월 국내에 들어온 도요타의 프리우스 3총사(E, M, S)도 하위 트림인 E 모델 판매가 많다. 프리우스 E모델은 상위 트림(M,S)에 들어가는 내비게이션, 자동주차보조시스템을 떼고 17인치 휠을 16인치로, 가죽 시트를 직물 시트로 바꾼 대신 가격이 600만원 가까이 저렴하다. 도요타코리아측은 "전체 프리우스 판매량의 65%가 3000만원대 초반인 E모델에 집중되고 있다"며 "편의 장치 보다 합리적인 가격을 더 선호하는 고객들이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현대차 그랜저도 지난해 1월 2.4 트림과 3.0 트림의 계약 대수 비율이 각각 26.5%, 73.5%를 차지했지만, 올해(7월 기준) 들어선 57%와 41.3%로 바뀌었다. 별도의 돈이 드는 썬루프의 인기가 올해 들어 시들해진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쏘나타의 썬루프 장착 비율(계약 대수 기준)은 작년 1월 17.3%에서 올해 7월 4.1%까지 떨어졌다.

물론 고급 수입차나 저가 국산차에선 편의장치가 충분히 달린 상위 트림이 아직 인기다. 벤츠 C200은 가격이 비싼 아방가르드 모델(올해 누적 판매 1201대)이 기본 모델(474대) 보다 판매가 3배 가까이 많다. 아우디 A4, A6, Q5도 가격이 몇백만원 이상 비싼 다이내믹이 더 잘팔린다. 한국지엠의 경차 스파크 역시 4개 트림(L, LS, LS 스타, LTE) 중 중상위급인 LS 스타 판매비중이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옵션이 거의 없는 바닥 트림이 인기가 많은 것은 독특한 현상"이라며 "경기 불황에 따른 합리적인 소비 형태와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의 수입차 선호 현상, 그리고 차급을 높이려는 전형적인 자동차 구매 형태가 최근 복합적으로 맞물린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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