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기술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중국

신경립기자 2012. 10. 2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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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희토류 패권 무너진다일본 신기술 개발 박차·미국 등도 생산 확대대일 수출 급감하자 가격 뚝.. 일부 공장 멈춰

희토류 패권을 앞세우던 중국이 대일 경제보복과 지나친 시장규제로 자승자박의 함정에 빠져들고 있다. 중국의 수출제한으로 희토류 가격이 급등하자 그동안 희토류 생산을 꺼리던 나라들이 앞다퉈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데다 중국 희토류의 최대 수요처인 일본이 수입선 다변화와 신기술 개발에 나서면서 수출량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5일 중국 최대 희토류 생산업체인 바오토우가 지난 24일부터 한달간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대일수출이 급감하면서 생산량이 뚝 떨어지고 가격도 지난해 고점의 30% 수준으로 하락하자 더 이상의 가격하락을 막기 위해 내린 고육지책이다. 바오토우는 하이브리드차의 고성능 모터나 전지에 쓰이는 희토류인 디스프로슘이나 네오듐 등을 정제ㆍ가공하는 기업이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의 희토류 생산업체는 약 300개에 달하지만 수요감소에 따른 경영난으로 정제ㆍ가공업체 네 곳 중 한 곳은 가동을 중단한 상태이며 그나마 문을 연 공장도 가동률은 30~40%에 그치고 있다. 올 1~6월 현재 희토류 수출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줄어들었다.

대일 수출물량은 지난해 1만8,000톤에서 올해 1만톤으로 줄어 10년 만의 최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희토류 생산 중심지인 장시성의 한 기업체 관계자는 "일본의 수입이 급감하고 세계경기 둔화로 수요가 줄자 파산한 업체들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바오토우의 올 3ㆍ4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89.6%나 급감했다.

희토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절전형 가전제품용 모터 등 첨단부품을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한 소재로 중국이 글로벌 생산의 95%가량을 차지하며 사실상 시장독점 상태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2010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충돌사태에 대한 경제보복으로 중국이 대일본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고 희토류 관리 및 규제를 대폭 강화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우선 중국이 수출을 틀어막은 탓에 지난해 한때 희토류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10배까지 폭등하자 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희토류 생산을 꺼리던 매장국들이 다시 생산에 뛰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은 환경문제 때문에 닫았던 세계 최대 희토류 광산인 마운틴패스 개발을 13년 만에 재개하기로 했으며 올 초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말레이시아 희토류 공장도 당국의 가동허가를 받는 등 중국의 시장독점 체제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게다가 2010년 중국의 희토류 수출중단으로 혼쭐이 난 일본은 대중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수요처를 미국ㆍ호주뿐 아니라 인도ㆍ베트남ㆍ카자흐스탄 등지로 다변화하고 희토류 사용을 줄이는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에쓰화학이 자석에 쓰이는 희토류인 디스프로슘 사용을 줄이는 기술 개발에 성공하는 등 희토류 사용량 절감기술이 쏟아지고 있으며 폐가전에서 희토류를 회수해 재활용하는 기술도 고도화하고 있다. 급기야 도요타자동차와 미쓰비시전기 등 11개 기업 및 단체는 2021년 상용화를 목표로 아예 희토류를 쓰지 않는 자석 개발작업에 착수했다. 한때 90%에 달했던 일본의 희토류 대중 의존도는 현재 50%까지 하락한 상태다.

신문은 장시성 현지기업 관계자들을 인용해 "시장의 실태를 무시한 당국의 희토류 정책이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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