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기다렸죠? 나만의 신문 직접 만들어 보세요

입력 2012. 10. 25. 03:16 수정 2012. 10. 25.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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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달라진 신문박물관.. 일민미술관 5,6층서 다시 문 열어

[동아일보]

25일 재개관한 신문박물관에는 전 세계 주요 신문과 활자주조기를 포함한 제작 관련 유물, 신문광고, 만화 등 600여 점이 전시돼 신문에 대한 다양한 학습을 할 수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신문박물관(프레시움)이 25일 다시 문을 열었어요. 지난해 5월 말 잠시 문을 닫은 뒤 1년 5개월 만이네요.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3, 4층에서 일민미술관 5, 6층으로 이사했답니다. 일민미술관은 1926년 동아일보 사옥으로 지어져 66년간 신문을 발행했던 건물이에요. 2000년 국내 최초로 세워진 신문박물관의 의미가 더해지겠죠?

그동안 신문박물관의 재개관 날짜를 묻는 전화가 정말 많이 왔어요. 아이에게 신문 역사를 가르쳐주고 싶다는 부모, 신문활용교육(NIE)을 위해 학생과 오겠다는 교사 등. 신문박물관에서 무엇을 볼 수 있는지 함께 살펴볼까요?

○ 세계 66개국 신문 한자리에

옛날에 신문은 어떻게 인쇄했을까. 활판 위에 잉크를 바르고 종이를 얹어 직접 찍어내는 기계의 모습.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박물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세계 66개 나라의 신문을 볼 수 있답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러시아의 이즈베스티야, 핀란드의 헬싱긴 사노마트, 케냐의 데일리 네이션, 네팔의 더카트만두포스트 등 평소에 보기 힘든 신문이 많아요.

전시된 신문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어요. 모두 2000년 1월 1일에 발간된 1면이라는 점이죠. 한 해의 시작일 뿐 아니라 새로운 천 년이 열린 의미 있는 날이었죠. 이 때문에 신문 1면도 저마다 화려하고 색다르게 만들어졌어요.

개성 넘치는 지면을 통해 여러 나라의 문화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남아메리카 지역 신문을 살펴볼까요? 오랫동안 스페인의 지배를 받은 나라가 많아서 스페인어를 사용해요.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았던 브라질은 포르투갈어를 쓰고요.

아프리카 지역 신문은 어떨까요. 독재 정권 아래에서 통제를 많이 받았죠. 하지만 오랫동안 영국이나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 신문 제작 수준은 아주 높습니다.

유럽은 1450년경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발명한 활판인쇄술이 보급되면서 신문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긴 역사만큼 다양한 신문이 발행됩니다. 르몽드(프랑스) 더타임스와 파이낸셜타임스(이상 영국)가 대표적이죠.

한글로 쓰인 외국 신문도 있어요. 카자흐스탄의 고려일보예요. 일제강점기에 강제로 끌려가거나 일제 통치를 피해 건너간 동포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어요. 세계에서 발행부수가 가장 많은 일본의 요미우리, 중국의 기관지인 런민(人民)일보도 눈여겨볼 만하네요.

○ 한국 신문 130년 역사 한눈에

신문의 역사를 찬찬히 살펴볼 수도 있어요. 한국 최초의 신문은 1883년 발간된 한성순보예요. 나라가 강해지려면 강대국의 문물과 기술을 배워야 한다며 관련 기사를 많이 실었어요. 1896년에는 최초의 한글신문인 독립신문이 발행됐습니다. 그 뒤 '황성신문' '제국신문' '대한매일신보'가 잇달아 나왔죠.

1910년 시작된 일제강점기에 모든 신문은 폐간됐습니다. 조선총독부에서 내는 매일신보와 경성일보만 남았죠.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일본은 문화 정치를 시작합니다. 1920년에는 동아일보 조선일보 시사신문의 창간을 허용했죠. 하지만 기사를 사전에 검열해 마음에 안 들면 판매를 금지시키고 정간 명령을 내리곤 했어요. 대표적인 게 일장기 말소 사건이죠.

6·25전쟁이 끝난 뒤 이승만 대통령이 계속 독재정치를 하자 신문은 두 파로 나뉘었습니다. 정부를 비판하는 동아일보 조선일보와 정부를 지지하는 서울신문 자유신문 연합신문으로요. 4·19혁명으로 들어선 장면 정부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죠. 그 덕분에 5개월 만에 일간지는 41종에서 389종으로, 주간지는 136종에서 476종으로, 월간지는 400종에서 470종으로, 통신사는 14개사에서 274개사로 늘어났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일부 신문을 폐간하고,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을 구속했습니다. 저항도 컸지요. 1971년 4월 15일에는 동아일보 기자들이 언론 자유를 지키겠다고 선언했어요. 정부는 기업이 동아일보에 광고를 싣지 못하게 했습니다. 많은 시민이 격려 광고를 싣거나 성금을 모아줬답니다.

1980년에는 언론 통폐합이 있었습니다. 언론이 너무 많아 사회에 혼란을 일으킨다는 이유였죠. 신문은 중앙 일간지 7개와 전국 각 도에 1개씩만 남았습니다. 1987년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 많은 신문이 복간되거나 창간되고 전문지도 등장했습니다.

신문 역사관 벽에는 신문 1면이 전시돼 있어요. 1면은 그날의 가장 중요한 사안이 실리죠. 독자의 눈에 잘 띄도록 어떤 신문은 제목이, 또 어떤 신문은 사진이 한 면의 반을 차지하기도 해요. 갑자기 특별한 일이 일어났을 때 임시로 발행하는 호외도 주의 깊게 보세요. 대한제국 선포에서부터 남북정상회담,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등 우리 사회의 큰 사건을 알 수 있죠.

'신문과 문화' 코너에는 신문의 디자인과 광고, 사진, 만화의 변화상이 전시돼 있습니다. '신문과 제작' 코너에서는 납활자 목제카메라 같은 유물을 통해 신문 제작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답니다.

○ 내가 제호 짜고 기사도 작성하는 재미

신문박물관에서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요. 6층 전시관으로 올라가면 '신문제작체험' 코너가 있습니다. 먼저 블루 스크린 앞에서 사진을 찍으세요. 그 다음 컴퓨터에서 적절한 배경을 골라 합성해요. 제호를 짜고 기사를 작성하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신문을 만들 수 있답니다.

방학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4∼6학년 대상의 '어린이기자 체험교실'은 방학 중 3일 동안 열립니다. 취재 편집회의 인쇄 등 신문 제작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어요. 여성가족부 장관이 주는 활동기록서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죠. (참가비 8만 원)

'토요놀이교실'은 초등학교 1∼3학년이 신문과 친해질 수 있게 해주죠. 기자 명함이나 광고를 만들어 보고, 어문교열기자가 돼서 기사도 고쳐 본답니다. 방학 중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 오후 2, 4시에 진행합니다. (1회에 1만 원)

신문박물관은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습니다. 관람료는 일반 및 대학생은 3000원, 초중고교생은 2000원. 20명 이상 단체일 경우 각각 2000원과 1500원으로 할인됩니다. 3인 가족은 5000원, 4인 가족은 6000원이고요.

교육 목적으로 학생(15∼40명)을 데려온 초중고교 교사는 무료입니다. 전화(02-2020-1880)나 팩스(02-2020-1839), 홈페이지(www.presseum.or.kr)를 통해 신청하면 오전 10시 반이나 오후 3시 반에 안내 설명을 들을 수 있어요. 일반 관람객을 위한 투어는 화∼토요일 오후 2시에 있습니다. 이번 주말 신문박물관에서 한국 신문 130여 년의 역사를 배워보면 어떨까요?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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