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육상효·김인권 "욕심 커지고, 표현하려는 것도 많아졌죠"

2012. 10. 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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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효(48) 감독과 배우 김인권(34)은 떼놓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2010년 '방가? 방가!'로 두 사람은 서로 윈윈했다. 저예산 영화였는데 관객은 100만명에 육박했다.

육 감독은 전작이 흥행에 성공해 차기작에 투자를 좀 더 원활하게 받을 수 있었고, 자신이 담고 싶은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게 됐다. 첫 주연 영화를 성공시킨 김인권은 많은 곳에서 찾는 배우가 됐다. 25일 개봉하는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이하 강철대오)을 통해서 두 사람은 또 한 번 힘을 합친다.

"김인권이 출연한 영화 '해운대'를 보고 시나리오를 줬는데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작업이 더뎠는데 주인공이 바로 결정됐고, 김인권은 제게 고마운 존재가 됐죠."(육상효) "시나리오를 봤는데 너무 웃기더라고요. 그 때 와이프도 있었는데 '당연히 해야지, 빨리 한다고 그래'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조연만 해왔는데 극을 다 이끌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죠. 드라마시티 같은 단막극에 출연하며 주연에 대한 한을 풀기도 했었는데 없어져서 주인공을 못했던 시기였어요."(김인권)

육 감독과 김인권은 이렇게 첫 작업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다. 두 번째 만남은 예견돼 있었다. 김인권은 '방가? 방가!' 촬영을 하는 중에 두 번째 작품인 '강철대오'의 시나리오를 받았다. '강철대오'는 중국집 배달부 강대오(김인권)가 대학생 예린(유다인)에게 반해 학생운동의 중심에 나선 열혈투사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육 감독은 "사랑을 한다는 행위는 누구에게나 혁명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연출의도를 설명하며 "내가 겪어온 1980년대가 가진 순수함이 넘쳤던 사람들에 대해 요즘 청년들이 알아봐줬으면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시종 껄껄댔다. 이렇게 유쾌한 대화가 있을까 싶다. 두 사람은 다른 배우들이 모두 함께 있던 촬영 현장은 더욱 발랄하고 화기애애했다고 회상했다. 술도 많이 먹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젠 척하면 척하는 사이가 됐느냐고 물으니 서로를 보고 미소를 짓는다. 육 감독의 페르소나가 김인권이냐고 하니 또 다시 웃는다.

"더욱 더 서로에게 요구하는 게 많아진 것 같아요. 서로 욕심도 커지고 표현하려고 했던 게 많았죠. 굳이 따지자면 제가 김인권의 페르소나가 아닐까요?(웃음) 서로를 잘 알면 그런 의미가 중요하진 않은 것 같아요."(육상효) "많은 이야기를 갖고 있는 바다 속에서 목적지를 찾아 헤엄쳐 가는데,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잘 알려주시더라고요. 하하하."(김인권)

영화는 김인권이 주인공이지만 만만치 않은 연기 내공을 가진 박철민, 조정석, 유다인도 출연한다. 특히 조정석은 이 영화에 오디션을 본 뒤 캐스팅돼 촬영을 기다리고 있는 중에 바쁜 인물이 됐다. '건축학개론'의 '납뜩이'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조정석은 촬영할 때 배역 비중이 적은데도 싫은 내색 하나 하지 않았어요. 학생 무리 속에 계속 섞여 있으며 대사도 한마디 없을 때도 있었어요. 솔직히 계약서를 따로 쓴 것도 아니라서 안 해도 그만이었는데 요구하는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고맙다고 생각했죠."(육상효) 김인권은 주변에서 조정석이 샘나지 않느냐고 묻지만 "조정석에게 너무 고마울 따름"이라고 했다. "조정석은 초심을 잃지 않는 배우에요. 열심히 하더라고요. 방송에 나가서 시키는 것도 다하던데 유쾌한 친구이기도 하죠. 봉을 돌리면서 '건축학개론'에서 해서 유행어가 된 '어떡하지?' 같은 대사를 계속 하는데 웃겼어요." 김인권은 조정석을 만나서 "좋다"고 했고, 또 육 감독을 만난 건 "땡잡은 것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특히 "감독님은 자기만의 고집도 있고, 딱딱하지만 배우가 그 영화에서 살아남으려면 캐릭터와 내용을 깊이 파야 한다는 것을 알려 준다"고 고마워했다.

육 감독은 김인권의 칭찬에 질세라 '페르소나' 김인권에게 "몰입력이 뛰어나고, 역할 분석력도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감독은 전체를 봐야 해 놓치는 경우가 있는데, 제가 모르는 것들을 김인권이 찾아내더라고요. 이번 영화를 풍부하게 만들어줬어요. 또 김인권은 드라마와 코미디를 동시에 해도 흔들리지 않는 잠정을 가진 배우인 것 같아요."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게 대화를 나누면서 더 많이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육 감독은 다음에도 비슷한 장르의 코미디와 감동을 담을 예정이고, 김인권도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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