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웅 "이것저것 할 수 있는 놈이란 걸 보여줘야지"

2012. 10. 2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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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이현진 기자]

SBS수목드라마 < 대풍수 > 에서 동륜 역의 배우 최재웅이 19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남성미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이정민

SBS 수목드라마 < 대풍수 > 1, 2회는 '생고생'의 향연(?)이었다. 왕실의 번영을 위한 명당 자미원국을 찾아오라는 명을 받은 동륜이 절벽에 매달리고, 물에 떠내려가며 살신성인한 덕분에 '대기획'이라는 드라마의 규모가 무색하지 않을 수 있었다. 덕분에 동륜 역의 배우 최재웅도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며 관심을 받았다.

첫 드라마 출연. 최재웅(33)은 자신을 '신인'이라 지칭했지만, 2003년 뮤지컬 < 지하철 1호선 > 으로 데뷔해 < 쓰릴 미 > < 어쌔씬 > < 헤드윅 > < 광화문연가 > 등 공연계에서는 자신만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배우다. 그의 < 대풍수 > 출연은 뮤지컬 팬들에게는 반가운 일이요, 그를 처음 접한 시청자에게는 새로운 발견인 셈이다.

극 중 동륜은 5회 만에 유명을 달리하지만, 장차 이성계를 왕으로 만들 지상(지성 분)의 아버지로 아들을 지켜내는 큰 임무를 맡았다. 최재웅은 "드라마는 지금까지 해온 뮤지컬과는 완전히 다른 장르이고 출연 분량도 많지 않아 기억에 남으면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SBS 대기획 < 대풍수 > 에서 동륜 역을 맡은 최재웅은 극 초반 자미원국을 찾으며 온갖 고생을 다 하는 장면과 이진과의 키스신 등으로 화제가 됐다.

ⓒ 이정민

뛰고, 매달리고, 별걸 다 맛본 < 대풍수 >

분량에 비해 땀의 농도는 짙은 편이다. 한여름에 촬영을 시작한 최재웅은 하염없이 걷고 뛰는 것은 물론, 20m 높이 절벽에 매달리고 와이어에 의지한 채 폭포에서 뛰어내리기도 했다. 대역은 있었지만 웬만한 건 배우가 직접 몸을 날리는 것이 '대풍수 스타일'이었다고.

자미원국의 터를 찾았지만 '50년 뒤에나 임자가 나타날 것'이라는 계시에 이를 함구한 동륜은 고문으로 한쪽 눈을 잃었다. 동시에 최재웅의 고생은 배가 됐다. 그는 "안대를 한 상태에서 도망 다니는 장면을 찍는데, 원근감이 없어서 몇 번이나 넘어졌다"며 "쉴 때마다 안대를 살짝 들 뿐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뿐인가. 감옥에서 벌레를 잡아먹는 장면에서는 감독이 '컷'을 외칠 때까지 보약이라는 사슴벌레를 입에 넣고 씹어야 했다.

녹록지 않은 장면을 오랫동안 찍다 보니, 버티기 위해서는 먹는 수밖에. 그래서 살은 더 쪘다. 극 초반을 이끄는 임무를 마친 최재웅은 이제 < 대풍수 > 에서 떠날 준비를 하며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다시 원래의 몸무게로 돌아와 무대 위에 서야 하기 때문이다. 내달 3일부터는 창작뮤지컬 < 트레이스 유(Trace U) > 로 한 달간 공연한다.

ⓒ 이정민

최재웅은 뮤지컬 < 쓰릴 미 > 로 함께 일본 무대에 섰던 배우 김무열과도 '절친'이다. 그는 최근 김무열의 훈련소 가는 길에도 동행했다.

ⓒ 이정민

"날 찾는 작품, 무조건 '감사합니다'하고 해야지"

최재웅은 나이에 비해 작품 수가 많은 편이다. 맞는 작품을 고르기보다, 자신을 원하는 작품에 맞추기 때문이다.

"20대 때 제대하자마자 의지에 불타서 뭐든 했어요. 그때는 감히 제가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런데다가 당시 뮤지컬 붐이 일어서 오디션을 보러 가면 정말 많은 배우가 있었어요. 작품을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 날 찾아주면 무조건 '감사합니다'하고 해야죠."

그가 처음 연기를 접하게 된 건, 단순히 "인문계에 가기 싫었기 때문"이란다. 학교 체제에 숨이 막혔던 중학생 시절, 최재웅은 '자유'를 찾아 계원예술고등학교를 선택했다. 자연스럽게 대학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으로 진학했지만, 어릴 적부터 연기를 업으로 삼겠다는 꿈을 가진 건 아닌 셈이다.

이미 최재웅은 5회에서 동륜이 목숨을 잃는 장면의 촬영을 마쳤으며, 성인 배우들이 등장하는 8회까지 회상신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 이정민

데뷔 후 10년, 이제 그의 삶뿐 아니라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의 팔 할은 연기와 연관돼 있다. 데뷔작 < 지하철 1호선 > 의 의상팀 막내로 만난 지금의 아내와는 결혼한 지 꼭 1년째다. 계원예고 동창으로 익히 알려진 김다현·조승우·조정은 등 그의 친구들도 연기자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드라마 출연으로 갑자기 커진 관심에 크게 반색하거나 자신의 연기학개론을 침 튀기며 설명하는 법이 없는 배우 최재웅은 앞으로도 계산 없이 다양한 작품을 해보려고 한다. 그는 "이것저것 할 수 있는 놈이라는 걸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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