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경향〉무도 300회|'무한도전' 7년을 만든 결정적 몇장면

2012. 10. 19.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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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미셸 위 특집 사진 '무한도전' 방송 캡쳐■ 미셀 위 특집(2006년 5월6일 방송)

- < 강력추천 토요일 > 의 한 코너였던 '무모한 도전'이 스튜디오 캐릭터쇼 '무리한 도전'을 거쳐 세 번째 시즌격인 '무한도전'으로 거듭난 첫 회였다. 초반 < 무모한 도전 > 시절, 목욕탕 물 퍼내기, 전철과의 달리기, 모기향과 모기잡기 대결 등 야외촬영을 즐겼던 김태호PD는 출연자들의 캐릭터 구축을 위해 두 번째 시즌 '무리한 도전-퀴즈의 달인'부터 멤버들을 앉혀놨다. 결국 각자의 캐릭터가 구축됐다고 판단한 김PD는 '미셸 위 특집'부터 본격적으로 멤버들을 야외로 데리고 나가 형식의 '무한도전'을 시작했다. 결국 시행착오를 거쳤던 < 무한도전 > 시리즈는 공식적인 1회인 이 특집을 통해 닻을 올렸고 이후 리얼버라이어티의 전성기와 더불어 대한민국 예능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무한도전' 빨리 친해지길 바라 특집 사진 '무한도전' 방송 캡쳐■ 정형돈-하하 빨리 친해지길 바라 특집 (2006년 9월30일 방송)

- < 무한도전 > 최초의 해외촬영이었던 뉴질랜드 '아이스 원정대' 특집은 캠프파이어와 함께 하는 롤링페이퍼(돌아가면서 그 사람 이름이 적힌 종이에 하고 싶은 말을 쓰는 게임)를 통해 다양한 웃음 요소를 발굴한 계기였다. 정형돈과 하하가 정말 어색한 사이라는 점을 간파한 제작진은 서울 남산에서 각자 데이트가 있다고 멤버들에게 거짓말을 한 후 이 둘을 만나게 하는 황당한 상황을 연출했다. '우정 데이트'라고 이름 지어진 이들의 모습은 예능프로그램 바깥의 설정을 프로그램 안의 아이템으로 끌어들은 기념비적인 순간이었다. 이로써 < 무한도전 > 은 국내 최초 리얼버라이어티라는 명칭에 걸맞은 구성을 이끌어냈다. 과연 어디까지가 설정이고 어디까지가 실제인지 알 수 없는 프로그램의 리얼리티는 이후 정형돈의 집을 치워주는 '형돈아 놀자', 정형돈의 이사 에피소드 '형돈아 이사가자', 노홍철의 집을 급습한 '빨간 하이힐의 진실' 등으로 퍼져나갔고, 이들의 정신세계는 2009년 2월 '정신감정 특집'으로 집대성 됐다.

'무한도전' 도전 슈퍼모델 특집 사진 MBC■ 슈퍼모델 특집(2006년 11월18일 방송)

- < 무한도전 > 7년의 원동력 중 하나인 '도전'의 테마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특집이었다. 그동안 스튜디오 캐릭터쇼나 단순한 상황극에 의존하던 < 무한도전 > 은 이 특집을 계기로 어떤 이벤트를 위해 장기간 준비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방송에 담는 일을 시작했다. 2007년 봄/여름 서울 컬렉션 무대에 오르기 위해 3주를 준비한 멤버들은 이상봉 디자이너와 함께 평균신장 170㎝가 겨우 넘는 체격과 각양각색의 신체 오점을 극복하고 도전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이후 이 '도전'의 영역은 '드라마 특집', '쉘위댄스 특집'(스포츠댄스), '에어로빅 특집', '마지막 1분'(봅슬레이), '벼농사 특집', '레슬링 특집', '조정 특집' 등으로 진화했다. '도전'을 주제로 하는 특집들은 '평균이하 대한민국 남자들이 불가능해 보이는 영역에 도전한다'는 < 무한도전 > 본연의 취지를 살리면서 때론 뭉클한 감동을 전했다. 매번 싸우고 이간질하고 질투하는 < 무한도전 > 멤버들이지만 이러한 특집을 통해 끈끈한 우애를 확보할 수 있었다.

'무한도전' 초등학교 특집 사진 '무한도전' 방송 캡쳐■ 초등학교 특집(2006년 9월23일 방송)

- < 무한도전 > 은 7년 방송 동안 몇 개의 형식을 분류해냈다. 그 중 하나가 상황극이다. 특정한 상황을 주고 이를 기반으로 게임과 멤버들의 토크를 통해 재미를 만들었다. '초등학교 특집'은 '무한도전표' 상황극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멤버들은 모두 초등학생으로 변신한 다음 초등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연기했다. 하지만 100% 대본에 의존한 연기가 아닌 실제 그들의 삶이 녹아드는 연기였다. 정준하와 정형돈은 신체검사 시간에 자신의 몸무게가 노출되는 것을 정말로 두려워했고, 하하는 석사 출신 학력에도 불구하고 받아쓰기 20점을 받아 이 명성이 허풍임을 드러냈다. 이후 상황극은 같은 해 10월 '농촌체험 특집'에서 '무한뉴스'를 통해 콩트 형식으로 발전했다. 또한 '김장 특집' '무한여고 특집' '7080 복고 특집' '가을소풍 특집' '미스코리아 특집' 등으로 진화했다. < 무한도전 > 은 상황극의 결정판으로 멤버들의 사회생활 적응기를 낱낱이 보여주는 오피스 시트콤 '무한상사'를 비정기적으로 방송하고 있다.

'무한도전'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특집 사진 '무한도전' 방송 캡쳐■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특집(2008년 6월21일 방송)

- 무한도전판 추격전의 시초였다. '제작본부장이 내려준 300만원의 금일봉을 놓고 다투는' 멤버들의 모습을 100% 야외촬영으로 구성했다. 상황은 제시하되 구체적인 대본이 없는 구성은 당시 2~3년을 넘긴 멤버들의 조직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매번 알 수 없는 멤버들의 선택과 서로 속고속이는 심리전 그리고 들고찍기 기법이 동원되는 박진감있는 화면은 또 한 번 < 무한도전 > 이 만들어낸 예능의 신천지였다. 이미 이전부터 지구온난화, 대체에너지를 고민한 < 무한도전 > 은 2009년 '여드름 브레이크 특집'을 통해 철거민 문제를 상기시켰고, 지난해 9월 '스피드 특집'에서 독도 문제를 상기시키는 등 추격전을 통해 사회적인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무한도전판 추격전은 이후 '꼬리잡기 특집' '의좋은 형제·의상한 형제 특집' '미드나이트 서바이벌' 등으로 분화됐다. 심지어 다른 채널의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끼쳐 추격전의 요소를 주로 들여온 SBS < 런닝맨 > 탄생의 기틀이 됐다.

'무한도전' 강변북로 가요제 특집 사진 '무한도전' 방송 캡쳐■ 강변북로 가요제 특집(2007년 7월7일 방송)

- < 무한도전 > 팬덤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특집이었다. 또한 < 무한도전 > 의 브랜드가 상업적으로 충분히 시장에 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특집이기도 했다. 멤버들은 당시 윤일상, 안정훈 등 작곡가에게 각각 참가곡을 받아 '강변가요제'를 본 딴 '강변북로 가요제'를 만들었다. 강변북로 한 다리 밑에서 조악하게 열렸던 가요제는 2009년 '올림픽대로 듀엣 가요제', 2011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등으로 덩치를 키웠으며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를 통해 멤버들과 뮤지션 간의 소통을 밀도있게 그렸다. 2007년 서울음반에서 발매된 '강변북로 가요제'의 음원들은 음원차트 3~4위를 기록하는 호조를 보이다 2009년, 2011년 가요제 수록곡들은 음원차트를 휩쓸며 < 무한도전 > 의 위력을 실감하게 했다. < 무한도전 > 은 가요제 음원과 음반판매 수익금을 기부하는 동시에 2007년부터 달력도 제작해 매년 5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음원, 달력과 더불어 피규어와 캐릭터 상품들도 다양하게 분화되기 시작했고, < 무한도전 > 의 이름을 건 사진전도 개최되는 등 < 무한도전 > 은 예능의 범주를 벗어나 브랜드화됐다.

<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모바일 경향 [경향 뉴스진(News Zine) 출시!]| 공식 SNS 계정 [트위터][미투데이][페이스북]- ⓒ 스포츠경향 & 경향닷컴(http://sports.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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