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경향〉쥬얼리가 돌아왔다?!

2012. 10. 18.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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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쥬얼리'는 그때의 '쥬얼리'와 다르다. '원 모어 타임', '슈퍼스타', '니가 참 좋아' 등으로 무대를 휘젓던 '언니'들은 지난 2009년 팀을 나갔다. 당시 박정아와 서인영은 "걸그룹을 할 나이를 지났고, 커가는 후배들에게 팀을 물려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때가 겨울이었다. 이윽고 봄이 왔고, 팀도 재편됐다. 기존 하주연과 김은정에다, 박세미, 김예원이 새롭게 합류했다. 변화란 게 마냥 즐길 수 있기만 하면 좋으련만…. 묵직한 숙제가 기다렸다는 듯 따라붙었다.

내색은 안했지만 생각은 많았다. 박정아, 서인영 두 호기롭던 '언니들'을 원천으로 하는 쥬얼리의 강렬한 이미지를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 그리고 어떠한 방식으로 쥬얼리의 제2 전성기를 만들 것인가….

실마리를 찾은 걸까? 최근 스포츠경향을 찾은 이들의 웃음소리가 모처럼 경쾌했다. 멤버들에세선 박정아, 서인영이 내뿜던 예전의 호방함도 얼핏 지나간다.

"흐흐, 섹시하고도 멋있지 않나요?"(하주연)

이들이 앨범을 낸 것은 1년5개월여 만이다. 2011년 초반 새로운 쥬얼리로 음반을 발표한 뒤 연이어 노래를 소개할 것으로 봤지만, 어쩐 일인지 공백이 계속됐다. 고민스러운 시간이었을 것이다.

"사람만 빼고는 다 바뀌었습니다. 앨범 자체가 달라도 '너무' 다르고요."(김예원)

신작에는 다섯 곡의 노래가 수록됐다. 1번 트랙 '리듬 하'만 들어보면 감은 대충 잡힌다. "예~에" 하주연은 거칠게 랩을 일갈한다. 이들은 최근 공개한 티저 영상에도 '리듬 하'를 내세운다. 영상에선 모자를 삐딱하게 쓰고나온 하주연이 껄렁하게 몸을 비틀고 손을 꺾어 휘젓는다.

돌이켜보니 1년5개월 전만해도 이들은 귀여운 이미지를 지향했다. 지난 2011년 발표된 싱글 '패스'에서 멤버들의 의상은 녹색이거나, 노랑, 혹은 형광색이었고, 멜로디와 춤은 깜찍했다.

최신 앨범의 타이틀곡 '룩 앳 미'는 180도 반대편을 바라보고 있다. '쿵쿵' 때려대는 사운드부터가 다르다. 보컬은 거칠고, 의상은 강렬하다.

"그 옛날의 쥬얼리가 돌아온 게 아닐까요? 당시의 음악을 그리워하던 분들을 충족시키길 바라고 있어요."(김은정)

'룩 앳 미'의 춤에는 세칭 '여자 안무계의 3종 세트'가 다 들어갔다. 하주연은 "(서)인영 언니가 주로 추던 '털기춤'(순식간에 온몸을 터는 듯한 안무), 그리고 다리를 쭉쭉 뻗어내는 '쩍벌춤', 무대 위에 드러눕는 '눕기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고 웃었다. 멤버 박세미는 "어떨 때는 춤을 추다가 어지럼증을 느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춤이 강렬한지라, 뾰족한 굽의 일명 '킬 힐' 구두를 잠시 벗어놓는다. 무대에선 작업화에 가까운 '워커'를 대신 착용한다.

오랜 공백기간 조바심이 왜 없었을까. 멤버 김은정은 "주변 사람들에게 음반이 나온다 했다가 번번히 미뤄져 양치기 소녀가 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말처럼 음반은 번번히 늦춰졌다. 지난해 말쯤 나올 음반은 타이틀곡이 마땅치 않아 수포로 돌아갔다. 올 초에도 마땅한 콘셉트가 나오지 않아 다시 보류됐다. 김은정은 "이렇게 좋은 그림으로 나오려고 그렇게 기다렸나 보다"라며 "게다가 그 사이 대학을 졸업했고, 운전면허도 따는 수확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예원은 "조바심은 있었지만 불안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쥬얼리가 스쳐 지나가는 그룹은 아니지 않냐"고 되물었다.

쥬얼리를 떠난 박정아의 응원은 끝까지 이어졌다. 하주연은 "정아 언니는 정말 '짱'(으뜸)"이라며 엄지 손가락을 세웠다. "뮤직비디오 촬영장에도, 녹음실에도 수시로 와서 우리 무대를 꼼꼼히 챙겨줬다"고 말했다. 그사이의 느슨했던 팀은 단단히 조여들었다. 김은정은 "주변 사람들이 자꾸 우리 네 명이 닮아간다고 하는데 바로 '융화'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또다른 앨범 수록곡 '파티 레벨'은 팝사운드가 매력적이고, '싱글싱글'은 하우스풍 댄스곡이다. '미투'라는 미디엄 템포곡까지 모두 허투루 들을 만한 곡이 아니다. 여러 장르를 두루 아우를 수 있다는 걸 부러 보여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예감이 좋다. 멤버들은 가요계를 떠도는 '제목론'을 새삼 거론했다. '가수가 노래 제목따라 간다'는 이야기는 때때로 맞을 때가 있었다. 같은 소속사 남성 그룹 VOS는 '시한부'라는 노래를 부를 때 거의 해체 직전까지 몰렸다가, '큰 일이다'라는 노래로 크게 성공했다. 박정아 서인영이 있었던 쥬얼리 역시 '니가 참좋아' '슈퍼스타' '원 모어 타임'이라는 긍정적인 노래 제목 뒤 톱그룹으로 부상했다.

"저번 노래가 '패스'였고, 이번 제목은 '룩 앳 미', '나를 보라'입니다. 이번에는 무슨 일이 날 것같지 않은가요?"(하주연)

멤버 박세미는 "쥬얼리 하면 아직도 '박정아' '서인영' 언니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다"면서 "이제 우리를 '임팩트'있게 보여드리고 싶다"고 바랐다.

쥬얼리는 올해 국내 활동에 매진한 뒤 서서히 외국 활동도 펼칠 계획이다. 넷 다 외국어에 능하다. 김예원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 강수진 기자 kanti@kyunghyang.com >모바일 경향 [경향 뉴스진(News Zine) 출시!]| 공식 SNS 계정 [트위터][미투데이][페이스북]- ⓒ 스포츠경향 & 경향닷컴(http://sports.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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