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실업 세무조사에 안원구 세원국장 투입하려 했다"한상률 불법개입 입증 동영상 파문

정영오기자 2012. 10. 12.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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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安 검찰 심문 영상' 국세청 국감서 공개盧 전 대통령 겨냥 드러나.. 검찰 알고도 묵인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의 단초가 된 2008년 태광실업 세무조사에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이 불법적으로 개입했음을 입증하는 동영상이 국정감사장에서 공개됐다. 이 동영상에는 한 전 청장의 불법사실을 알고서도 검찰이 사실상 묵인한 사실까지 드러나, 향후 큰 파문이 예상된다.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안민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해 3월 한 전 청장과 안원구 전 서울국세청 세원국장의 검찰 대질심문 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은 한 전 청장이 태광실업의 베트남 현지법인에 대한 계좌추적조사를 위해 베트남 국세청장과 친분이 있는 안 전 국장을 세무조사에 투입하려 했다는 진술을 담고 있다.

현행 법규상 국세청장은 세무조사에 개입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한 전 청장의 이 같은 진술은 ▦그가 실정법을 위반했으며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가 노 전 대통령을 겨냥한 표적세무조사였음을 보여주는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라는 지적이다. 검찰 역시 이 같은 위법사실을 진술로 확보했으면서도 지난해 한 전 청장에 대한 기소에서 이 부분을 제외함으로써 의도적 은폐 의혹을 받게 됐다. 때문에 '한상률 게이트'에 대한 전면 재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검찰조사 동영상을 통해 공개된 진술에 따르면 한 전 청장은 2008년8월 방한 중이던 베트남 국세청장을 위한 만찬에 안 전 국장을 배석시켰다.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에 대한 혐의를 잡기 위해선 베트남 현지법인에 대한 세무조사가 필요했는데, 베트남 국세청장의 협조를 얻기 위해 안 전 국장을 배석시킨 것이었다. 하지만 "베트남 국세청장이 안 전 국장을 잘 알아보지 못해 매우 실망했다. 이 때문에 안 전 국장을 태광실업 세무조사에 투입시키려 했다가 그만 두었다"고 한 전 청장을 진술했다. 검찰 조사관이 "세원분석국장을 세무조사에 투입한 전례가 있느냐"고 묻자 한 전 청장은 "그런 전례가 없다"면서 사실상 불법적 권한을 행사했음을 시인했다.

이에 대해 세무당국의 한 관계자는 "법상 세무조사권한은 국세청 본청 아닌 지방청에 있으며 국세청장은 일체 개입할 수도 중간보고도 받을 수 없다"며 "진행중인 세무조사에 국세청장이 조사인력을 배치하려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말했다.

안민석 의원은 "국세청장이 세원국장을 세무조사에 투입하려 하는 등 진두 지휘한 것이 표적 세무조사가 아니고 뭐냐"고 따져 물었고, 이에 대해 당시 본청 조사국장이었던 이현동 국세청장은 "당시 태광실업에 대한 조사는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진행됐으며 표적조사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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