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규의 아이디어 창고] 38. 로봇수사대 K캅스

입력 2012. 10. 3. 16:16 수정 2012. 10. 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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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1990년대 중반까지도 경찰의 이미지는 그리 좋지 않았다. 어른들은 아이가 울면 "경찰이 너 잡아간다"라는 말을 흔히 했고, 이런 협박조로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만들었다. 그리고 '전경'하면 뿌연 최루탄 가스와 진압경찰의 모습이 떠올랐다. 1993년 강우석 감독의 영화 '투캅스'도 부정한 경찰을 희화화했다. 나는 아이들에게 언제나 주위 가까이에 있는 경찰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었다. 평소 불만을 가지고 있다가도 어려운 일이 생기면 먼저 찾는 것이 경찰이다. 그래서 로봇 경찰의 활약을 그린 애니메이션을 '로봇수사대 K캅스(이하 'K캅스')'라고 이름지었다.

'K캅스'는 '기동전사 건담' 제작사인 일본 썬라이즈의 1994년작이었다. 한국에선 그런 기획과 시나리오를 따라가지 못할 때였다. 로봇 경찰 애니메이션을 국내에서 방영한 후 손오공이 완구 상품을 제작한다는 그림이 머리 속에서 그려졌다.

나는 'K캅스'를 한국화해서 방송한다는 것을 도입 조건으로 내걸었다. '용자경찰 제이데커'라는 일본 제목을 바꾸었을 뿐만 아니라, 로봇 경찰의 가슴에 태극마크를 넣고자 했다. 애니메이션 내의 일본 글자도 한글로 바꾸어야 했다. 국내에서 일본 문화에 대한 반감도 만만치 않던 상황이었다. 썬라이즈의 입장에선 원작을 건드리는 것 자체가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해외에 작품을 팔 때 전혀 손을 못대게 하는 것이 그들의 불문율이었다. 썬라이즈 창업자인 요시 사장을 여러 번 설득했다. 결국 그는 내 고집을 받아들이면서 "이런 사례는 최초"라고 말했다.

원작 로봇의 몸에 태극마크를 넣으려면 일일이 CG작업을 해야 한다. 당시는 CG작업을 하는 기기가 방송국에서나 있을 정도였다. 기기 빌리는 임대비와 작업자의 스케즐에 맞춰야 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나는 그런 여러 가지 유혹을 참아내면서 CG작업을 끌고 나갔다.

'K캅스'는 1996년 MBC TV에서 52부작(30분물)으로 방영했다. 사악한 악의 집단에 맞서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브레이브 폴리스의 여러 로봇 경찰들은 태극마크를 달고 등장했다. 그 중에서도 구급차와 고가사다리로 변신이 가능한 듀크화이어, 경찰 순찰차로 변신하는 제이데커가 가장 인기가 높았다. 경찰용 오토바이로 변신이 가능한 건맥스, 건설장비인 드릴탱크로도 변신이 가능한 드릴보이 등도 이 작품을 이끄는 주요 캐릭터였다.

어린이 시청자들은 태극마크 때문에 'K캅스'가 우리나라 작품인 줄 알고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로보트 장난감은 100% 한국산이다. 애니메이션에 대해선 분명 아쉬운 부분이 있다. 그래도 어린 시청자들이 태극마크도 없이 그 작품을 보는 일은 막은 셈이다.

'K캅스'의 시청률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애니메이션과 별도로 로봇 완구의 상품력을 높이고 마케팅을 극대화하는데 주력했다. 로봇 완구를 일본 것보다 더 잘 만들면 성공하지 못할 이유도 없었다. 일본에 없는 완구를 개발하고, 일본 제품을 더 업그레이드 시켜 'Made in Korea'로 만들었다. 로봇 완구 색깔도 가능하면 제각각 다르게 하려 했다. 변신합체가 되는 'K캅스' 로봇 완구는 초대박 상품이 됐으며, 지금도 손오공 역사에서 가장 히트한 제품으로 남아있다.

애니메이션이 성공하지 못하면 관련 제품도 뜰 수 없다는 상식을 깰 수 있던 점이 'K캅스'의 성과였다. 태극마크와 관련해 썬라이즈의 양보를 얻어낸 것도 마찬가지다. 신념을 갖고 걸어가면 새로운 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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