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자 "일본 향해 할말 모두 다해"
유엔총회 연설통해 日맹비난.."누구나 위안부 문제란 것 알 것"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간) 제67차 유엔총회에서 한 기조연설은 `반성 없는' 일본을 향해 가장 높은 수준의 비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장관은 연설에서 `무력분쟁 하에서 여성에 대한 성폭력 근절 문제', `전시 성폭력'이란 표현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거론하면서 피해자 구제와 배상, 가해자 처벌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일본'과 `위안부'란 단어만 적시하지 않았을 뿐 누가 보더라도 일본에 위안부 문제에 대한 `반성'과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한 것임을 알 수 있게 한 것이다.
김 장관이 구체적으로 `전시 성폭력은 심각한 인권 침해이자 인간의 존엄성과 고결함에 대한 모욕"이라고 규정한 것은 `보편적 인권' 문제를 공식 제기해 일본의 `파렴치'를 다시 한번 만천하에 알림으로써 국제여론과 공조해 일본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우리 정부는 유엔 무대에서 위안부 문제를 어떤 형태로든 거론한다는 방침하에 용어 선택에 고심하다가 결국 `전시 여성의 인권 문제'보다 더욱 강력한 `전시 성폭력'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29일 "`전시 성폭력'이란 용어는 전쟁 피해 문제를 지속적으로 논의해 온 유엔 무대에서 익숙한 용어"라면서 "우리 정부가 거론했을 때 일본군 위안부라고 이해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기조연설에서 `올바른 역사인식'과 `과거의 잘못에 대한 진심어린 반성' 등이란 표현을 사용하며 상당 부분을 할애해 일본 측에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일본 측의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주장'에 대해서도 "국제법 절차와 법치주의를 남용해서는 안된다"면서 일본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정부 당국자는 "다자무대에서 특정국가를 적시하지 않는다는 외교적 관행을 고려했지만 일본에 하고 싶은 말은 모두 다 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는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한국'을 적시하지 않으면서도 우리 정부를 겨냥한 것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본'과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를 직접 거명한 중국과는 다소 차이가 난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댜오위다오는 중국의 고유영토로 일본이 이를 훔쳤다"며 비난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중국이 다자무대에서 이례적으로 특정국가를 적시하며 비난 수위를 높인 것은 중국 지도부의 강력한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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