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들 신변보호 요청한 까닭은
동성애자 단체인 게이유권자파티는 케이블 채널인 'KBS조이'의 토크쇼 「XY그녀」에 출연한 트랜스젠더 10여명의 신변보호를 경찰청에 요청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이 단체 관계자는 "보수단체들의 협박 때문에 트랜스젠더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며 "트랜스젠더들이 사는 지역이 다 다르지만 이번주 내에 일괄적으로 경찰청에 신변보호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유권자파티는 정치 세력화를 통해 성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지난해 말 설립된 단체다.
지난 6일 첫 방영된 「XY그녀」는 보수단체들의 반발로 방송이 중단됐다. 4회분까지 녹화를 마쳤지만 1회만 방송됐다.
참교육어머니전국모임, 바른교수교육연합 등 학부모·교육자 시민단체 237개로 구성된 '자녀교육 망치는 KBS 반대 국민연합'은 지난 6일 성명서를 내고 "동성애자 홍석천씨를 사회자로 세우고 트랜스젠더를 대거 출연시켜 남녀심리를 다루는 것은 청소년들의 성 정체성에 큰 혼란을 준다"며 방송 중지를 요구했다.
이 단체는 방송 중단을 촉구하는 항의서한과 대표자의 성명서를 두 차례에 걸쳐 KBS와 KBS조이에 전달하고 중앙일간지에 같은 내용의 광고를 냈다.
KBS조이를 운영하는 KBS N의 한 관계자는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대의견이 많았고 출연자들을 향한 비난여론이 있어 출연자 보호 차원에서 방송보류를 결정하게 됐다"고 방송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게이유권자파티는 "방송보류는 성소수자에 대한 명백한 차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인섭 게이유권자파티 사무국장은 "지난 4월 레이디 가가의 공연 반대 운동부터 「XY그녀」에 대한 반대까지 성소수자의 차별이 이어지고 있다"며 "2000년 홍석천씨가 동성애자임을 밝힌 뒤 각종 프로그램에서 하차할 수밖에 없었던 시절과 조금도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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