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마주한 문재인, 민정수석에서 대선후보까지
<아이뉴스24>
[정미하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참여정부에서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그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를 이어 제3기 민주정부를 이룩하겠다며 4.11총선으로 정치에 들어선지 5개월여 만에 민주통합당의 대선 후보가 됐다.
그는 저서 '운명'에서 "운명같은 것이 나를 지금의 자리로 이끌어 온 것 같다"고 적었다.
◆출생부터 학창시절
문재인은 1953년 1월 24일 경남 거제도 피난민 수용소에서 태어났다. 함경남도 흥남이 고향인 문재인의 부모님은 1950년 12월 한국전쟁 당시 미군 군용함정 LST을 타고 경남 거제도에 임시로 마련된 피난민 수용소로 피난을 왔고 문재인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부산 영도로 이사를 했다. 그는 부산남항초등학교, 경남중학교, 경남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72년 재수 끝에 경희대학교 법학대학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고 10월 유신 선포를 맞봤다. 대학 3학년이던 1975년 4월 총학생회 총무부장을 맡았던 그는 총학생회장 강삼재를 대신해 집회를 주도했다 구속돼 징역8월에 집행 유에 1년을 선고받고 제적당했다.
출소 후엔 강제 징집돼 그해 8월 육군에 입대했고 공수부대로 차출돼 특전여단 제3대대 수중폭파요원으로 복무했다. 당시 받은 수중침투 훈련의 영향으로 스킨스쿠버다이빙을 즐겨하던 그는 등산, 바둑 1급 실력도 가지고 있다. 당시 소속 부대장이 준장 전두환, 대대장이 중령 장세동이다.
1978년 2월 육군 병장 만기 제대한 그는 전남 해남 대흥사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1979년 초 사시 1차에 합격했다. 1980년에 복학했지만 학내시위 와중에 사법시험 2차를 본 뒤,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체포·구금된 상태에서 청량리 경찰서 유치장에서 22회 사법고시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한편 1975년 4월 시위 때 같은 대학 2년 후배인 음대생 아내 김정숙을 만났고, 당시 면회를 온 문재인의 아내는 통닭이나 떡이 아닌 안개꽃을 들고 왔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문재인은 사법연수원 시절 영도에 있는 신선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슬하에 1남 1녀를 뒀다.
◆'운명' 노무현과의 만남, 인권변호사
1982년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수료했지만, 대학시절 시위전력 때문에 판사 임용은 탈락됐다. 이를 계기로 노무현을 만나면서 그와의 30년 가까운 '운명'이 시작됐다.
문재인은 참여정부 당시 민정수석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법시험 동기인 박정규의 소개로 노 전 대통령을 만났다. 인권변호사의 걷고 있던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러면서 90년대 중반까지 부산을 중심으로 울산·창원·거제는 물론 대구·경북에 있는 노동사건에 대한 변론을 맡았다.
1988년 13대 총선를 계기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한 후에도 문재인은 인권변호사로써 부산변호사협회 인권위원장을 지내며 1995년 '법무법인 부산'을 세웠다.
변호사 활동을 하는 동안 정치입문 제의를 여러 차례 받고도 거절했지만 2003년 1월 노무현 당선자가 "당신들이 나를 정치로 나가게 했고, 대통령을 만들었으니 책임져야 할 것 아니냐"고 하자 참여정부 초대 민정수석 제의를 수용하게 된다.
◆참여정부 시절 초대 민정수석, 마지막 비서실장…청와대 떠났다가 탄핵 소식에 복귀
그렇게 2003년 참여정부 초대 민정수석을 지냈다. 하지만 녹내장, 고혈압 등으로 1년 만에 청와대를 떠나 네팔로 여행을 떠났다. 그러다 2004년 3월 카트만두에서 영자신문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소식을 접하고 급거 귀국해 변호인단을 꾸렸다. 그리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기각결정을 얻어낸 지 3일 만에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2005년 1월 '이기준 교육부총리 인사파동'의 책임을 지고 비서실장·민정수석·인사수석·홍보수석과 함께 사표를 냈다. 이후 2005년 다시 민정수석으로 자리를 옮겨 2006년 5월 사의를 표명할 때까지 두 번의 민정수석을 역임했다.
청와대를 떠난 그는 열린우리당 부산시상 기자간담회에서 한 발언이 지역주의를 부추긴 것으로 이해되면서 언론과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은 "내가 평생 동안 제일 많이 욕먹은 일이어서, 그 일은 마음속에 상처로 남아있다. 정치가 더 싫고 무서워졌다"고 한 바 있다.
그러다 참여정부 마지막 해인 2007년 3월 청와대 마지막 비서실장이 됐다. "솔직히 이제는 자유롭고 싶고 원위치로 돌아가고 싶었다"지만 임기 말 노 전 대통령을 곁을 지켰고 2008년 2월 25일을 끝으로 노 전 대통령과 함께 경남 양산에 둥지를 틀었다.
청와대 근무 시절 문재인은 모든 직원에게 존댓말을 쓰고, 출입기자단과 단 한차례의 식사나 환담자리도 갖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참여정부 들어 검사장으로 승진한 17명 중 경남고 동문은 한 명도 없었는데 이런 그의 행적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내가 알고 있는 최고의 원칙주의자"라고 했다.
◆노무현 前 대통령의 서거…그리고 정계 입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되기까지
하지만 그렇게 끝날 것 같았던 정치와의 인연은 이명박 정권이 노 전 대통령에 칼끝을 겨누면서 계속됐다. 2009년 검찰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정관계 로비사건 수사를 전방위로 확대하면서 박 회장과 친분이 있던 노 전 대통령의 가족이 포괄적 뇌물죄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그리고 문재인이 '치욕스런 날'이라고 한 2009년 4월 30일 아침, 노 전 대통령은 대검찰청에 출석해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고 그해 5월 23일, 문재인은 노 전 대통령의 상주가 됐다.
국민들에게 각인된 차분하고 담담한 표정의 문재인은 그날 태어났다. 회견장 앞에 가득 찬 기자들, 수백 개의 플래시 앞에서 그는 "대단히 충격적이고 슬픈 일입니다"라며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공식 발표했다. 그는 그 날을 "내 생애 가장 고통스럽고 견디기 힘들었던 날"이라고 한다. 이후 문재인은 노 전 대통령의 장례 절차와 관련된 모든 일을 맡았으며, 노무현 재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하지만 "정치에 뜻이 없었다"는 그는 지난 4.11총선에서 부산 사상구에 출마해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그리고 6월 17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지 두 달 만에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됐다.
문재인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끝내 피하고 싶었던 그 길을 걷기 시작했다"면서도 "책임감과 사명감 그리고 시대정신 때문"에 정치의 길에 들어섰다고 했다. 그는 "힘없는 사람들에게 끝없이 희생을 강요하는 낡은 경제와 낡은 정치를 바꿀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나갈 길을 국민의 마음속에서 찾을 것입니다. 약자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어려운 사람에게 진심어린 위로를 건네고, 세금을 제대로 쓰고, 힘없는 사람에게 관대하고 힘 있는 사람에게 엄격한, 진실로 겸허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
◆주요 약력
* 1952년 경남 거제 출생 * 1971년 부산 경남고등학교 졸업 * 1980년 경희대학교 법대 졸업 * 1980년 제22회 사법고시 합격 * 1982년 노무현 변호사와 합동법률사무소 시작. 부산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 민주사회를 위한 부산·경남 변호사모임 대표, 천주교 인권위원회 인권위원, 부산 NCC인권위원, 부산 YMCA이사 * 1985년 부산민주시민협의회 상임위원 * 1987년 부산 국민운동본부 상임집행위원 * 1988년 한겨레신문 창간위원/부산 지사장 * 1995년 법무법인 부산 설립 * 2002년 노무현 대통령후보 부산 선거대책본부장 * 2003년~2004년 2월 대통령 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 * 2004년~2005년 1월 대통령 비서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 * 2005년~2006년 5월 대통령 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 * 2007년~2008년 2월 대통령 비서실 실장 * 2007년 8월 제2차 남북정상회담 추진위원회 위원장 * 2009년 5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위원회 상임집행위원장 * 2010년 8월~2012년 5월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 이사장.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inews24.com☞ IT는 아이뉴스24연예ㆍ스포츠는 조이뉴스24☞ 새로운 시각 즐거운 게임, 아이뉴스24 게임☞ 메일로 보는 뉴스 클리핑, 아이뉴스24 뉴스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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