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여대생, 아침까지 살아있었다?

조혜령 입력 2012. 9. 5. 21:18 수정 2012. 9. 5.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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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1차 부검소견 '불명' 의혹 증폭..경찰 유기치사 혐의도 검토중

[CBS 조혜령 기자]

직장 동료의 주선으로 소개팅을 나간 20대 여대생이 성폭행을 당한 뒤 일주일 만에 숨진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가 아침까지 살아있었다는 진술이 나왔다.

수원 남부경찰서는 5일 피해 여성을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특수 준강간)로 고 모(27) 씨와 신 모(23) 씨를 구속했다.

고 씨 등은 지난달 28일 새벽 3시쯤 호프집에서 함께 일하던 아르바이트생 A(21)씨를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이날 오후 2시 40분쯤 의식이 없는 채 발견됐으며 뇌사상태를 유지해오다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병원에서 숨졌다.

경찰 조사에서 고 씨는 "새벽 3시쯤 후배 신 씨와 A 씨를 모텔에 두고 먼저 나왔다가 잃어버린 가방을 찾으러 이날 새벽 6시 16분 다시 모텔에 들어갔다"며 "당시 A 씨가 나를 '아저씨'라 부르는 등 의식이 있는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고 씨는 또 "A 씨가 헛구역질을 세 번 정도 했으며 내가 모텔을 빠져나온 7시쯤에는 거의 널브러져있던 상태였다"고 말했다.

고 씨는 "카운터에 A 씨가 퇴실하면 알려달라고 부탁했는데 근무를 교대해 알려줄 수 없다고 해서 오후에 다시 와보니 A 씨가 의식 없이 쓰러져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고 씨는 이날 오후 2시 40분쯤 모텔을 다시 찾았으며 A 씨의 상태를 확인한 뒤 119와 112에 직접 신고했다.

A 씨가 머문 모텔에서는 구토 흔적이나 음료수를 마신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고 씨가 의식 잃은 A 씨를 발견하기 40여분 전인 오후 2시쯤 모텔 주인이 문 열린 방 틈 사이로 침대에 누워 있는 A 씨를 목격했다.

업주는 경찰에서 "당시 방에 에어컨이 틀어져 있던 상태였으며 옷을 입지 않은 A 씨가 배부터 머리까지 이불을 덮고 있었다"며 "추운 것 같아 에어컨을 꺼주고 나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고 씨 등으로부터 A 씨가 의식이 있었고 의사소통도 가능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A 씨의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못한 상태다.

경찰은 A 씨의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지만 '사인불명'이라는 1차 소견을 받았다.

몸에 멍자국이나 반항흔 등 물리적 충격 징후가 없고 질식 등 호흡기 계통에 특이사항도 없다는 것.

이에 따라 경찰은 부검을 통해 약물중독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병원 치료 당시 채취한 혈액과 소변 샘플에 대해 국과수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행 당시 피해자가 의식이 있었고 구토 증세를 보였지만 고 씨 등이 이를 방치한 채 모텔을 나온 점 등을 토대로 유기치사 혐의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tooderigir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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