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제2의 조두순 사건] 엄마가 PC방서 게임하는 동안.. 범인, 먼저 나와 '짐승짓'

입력 2012. 8. 31. 19:05 수정 2012. 9. 1.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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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주세요." "삼촌이야. 괜찮아. 같이 가자."

전남 나주에서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이 집에서 잠자던 중 이불째 납치돼 성폭행당한 사건 용의자는 이웃에 사는 아저씨였다. 사건 발생 하루 만에 용의자는 붙잡혔지만 그 엽기적인 범죄 행태에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다.

용의자 고모(23)씨는 "술김에 그랬다"고 경찰에 범행 일체를 자백해 모두를 허탈하게 했다.

경찰 수사 내용을 토대로 고씨가 초등학생인 A양(7)을 납치하고 성폭행한 뒤 도주한 사건을 시간대별로 재구성했다.

평소 지역아동센터를 좋아했던 A양은 사건 당일인 30일 새벽에도 공부를 마치고 거실에서 오빠 언니, 동생과 함께 잠든 상태였다.

술을 마시고 들어온 아빠는 안방에서 잤고, PC방을 즐겨 다니던 어머니(37)는 드라마를 시청한 뒤 밤 11시쯤 근처의 PC방에 가고 집에 없었다. 어머니는 이튿날인 30일 새벽 2시30분쯤 귀가해 아이들이 자고 있는 거실에서 잠자리에 들었다.

어머니는 새벽 3시쯤 일어났을 때 A양이 보이지 않자 "아빠와 방에서 함께 자겠지" 생각하고 더 확인하지 않았다.

A양의 집은 원래 분식점이었으나 가게를 개조해 거실로 쓰고 있었고, 평소처럼 출입문을 잠그지 않고 잠이 들었다.

고씨는 이날 새벽 1시30분쯤 PC방에서 나와 곧바로 A양 집으로 갔다. 처음에 A양의 언니(13)를 범행 대상으로 노렸던 그는 거실 입구에서 잠자던 A양을 덮고 있던 이불째 안고 나왔다. A양은 이불의 뒤척임에 눈을 떴다. 순간 온몸이 얼어붙었다. 괴한이 자신을 이불째 둘러메고 어두운 밤거리를 걸어가고 있는 것이었다.

극한의 공포를 느낀 A양은 "살려 달라"고 애원했다. 하지만 괴한은 "삼촌이니까 괜찮다. 같이 가자"고 말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A양을 들고 나온 고씨는 집 앞에서 왼쪽으로 돌아 곧장 영산강변으로 향했다. 4분여를 걸어 영산강변 도로에 도착해 계단을 올라 도로를 건넜다.

고씨는 곧장 영산강 둔치로 내려가 A양을 상대로 짐승 같은 짓을 저질렀다. 그리고 고씨는 A양을 그대로 놔두고 달아났다. A양은 성폭행 피해로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A양은 300m 거리의 지척에 있는 집으로 가기 위해 있는 힘을 내 도로 쪽으로 가다가 더 이상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리고 정신을 잃었다. A양이 쓰러진 곳 5m 앞에는 A양의 옷가지들이 떨어져 있었다. 이날은 제14호 태풍 '덴빈'이 전남 지역을 강타해 나주에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가녀린 A양은 눈물을 흘리며 몰아치는 폭풍우 속에서 추위와 공포심, 극심한 통증을 가까스로 견뎌내야 했다.

A양은 경찰의 대대적인 수색 끝에 이날 오후 1시쯤 쓰러진 현장에서 발견됐다. 얼굴에 멍 자국이 있었고 신발을 신지 않은 채 온몸은 비에 젖어 있었다. 이때는 사건 발생 11시간쯤 흐른 뒤였다.

한편 A양 실종이 신고된 시간은 오전 7시30분쯤이었다. A양 부모는 오전 7시쯤 잠에서 깨 A양이 집에 없는 사실을 확인하고 30분간 주변을 찾다가 경찰에 신고했다.

나주=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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